상주가 초등학생...대전 화재 공장 빈소에 나타난 '가슴 아픈' 장면

2026-03-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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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잃은 초등학생 상주, 어린 나이에 보여준 예의와 성숙함
14명 사망, 화재 참사의 참담함 속 유족들의 슬픔과 분노

대전 화재 참사 희생자 빈소에서 어린 초등학생 상주의 모습이 깊은 슬픔을 남겼다.

24일 경향신문은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고 장례식장의 모습을 상세히 보도했다.

장례식장에는 검은 옷차림의 조문객들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가운데, 무거운 침묵과 울음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화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빈소가 차려진 이곳은 하루 종일 비통함이 가라앉지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이날 특히 많은 이들의 시선을 붙잡은 것은 한 어린 아이였다. 아버지를 잃은 초등학생이 상주로 이름을 올린 채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아직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였지만, 아이는 검은 정장을 입고 조문객을 맞이하려 애쓰고 있었다.

영정 앞에는 안경을 쓴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아버지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아이는 그 앞을 서성이다가도 이내 자세를 고쳐 서며 절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절을 위해 깔아둔 매트가 흐트러지자 “이거 반듯하게 해야 해”라며 스스로 매트를 정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행동 하나하나가 주변의 어른들을 더 크게 울렸다.

조문객들이 아이를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빈소 곳곳에서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한쪽에서는 유족이 끝내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고, 가족들이 부둥켜안고 함께 오열했다. 다른 빈소에서도 “아직 너무 어린데…”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탄식이 이어지며 장례식장 전체가 깊은 슬픔에 잠겼다.

희생자들과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수십 명의 직원들이 차례로 빈소를 돌며 고개를 숙였고, 서로를 붙잡은 채 눈물을 흘렸다. 이들 중에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이들도 있었다.

24일 오전 사상자 74명이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공장 화재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안전보건공단, 노동당국, 소방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24일 오전 사상자 74명이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공장 화재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안전보건공단, 노동당국, 소방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아버지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그는 “희생된 분들이 모두 아버지의 가까운 동료이자 가족처럼 지내던 분들”이라며 “어릴 때 함께 식사를 하고 용돈을 받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가까스로 대피해 살아남았지만, 동료들을 잃은 죄책감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회사 대표와 임직원들도 찾아와 조문했다. 대표가 빈소에 들어서자, 어머니 품에 안겨 있던 아이는 재빨리 내려와 영정 앞에 섰다. 어린 나이에도 상주로서 예를 다하려는 듯 고개를 숙일 준비를 했다.

조문을 마친 회사 관계자들이 아이를 안아주며 위로하자, 아이는 오히려 그들의 등을 토닥이며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한 유족은 결국 아이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슬픔이 그 짧은 순간에 응축돼 있었다.

대전시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 뉴스1
대전시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 뉴스1

그러나 유족들의 분노 역시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한 어머니는 대표를 향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울부짖었고, “평생을 두고 책임져야 한다”는 절규가 이어졌다. 깊은 상실감과 함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빈소를 가득 채웠다.

이번 화재는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한 공장에서 발생했다. 불은 순식간에 번졌고, 많은 근로자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치는 등 총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관계 기관들은 현장 감식과 함께 안전 관리 여부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경영진의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안전 설비와 대피 체계가 적절했는지, 구조적 위험이 방치된 것은 아닌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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