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미국 정부, 미군 1명 구하려고 최소 4500억 태웠다

2026-04-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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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 하나로 36시간 버틴 미군 대령... 최소 3억 달러 작전으로 극적 구출

이란 영토 깊숙한 산악 지대에 고립된 미 공군 대령 한 명이 권총 한 자루에 의지해 36시간을 버텼다. 이란군의 포위망이 시시각각 좁혀오는 상황에서 미국은 사상 유례없는 구출 작전을 감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이른 아침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그를 구했다!"고 외쳤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이란군 미사일에 격추된 F-15E 전투기에서 비상 탈출한 뒤 적진에 고립됐던 미군 대령을 구조한 작전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뉴스1

작전의 발단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이란 코길루예 및 부예르아흐마드주 상공에서 격추되면서 시작됐다. 조종사는 격추 직후 곧바로 구출됐지만, 무기체계 장교인 대령은 이란 산악 지대에 홀로 남겨졌다. 미국과 이란 간의 치열한 인명 탈환 경쟁이 시작됐다.

대령이 처한 상황은 극도로 열악했다. 그는 권총 한 자루와 위치 신호 비콘, 암호화 통신장비만 갖춘 채 이란 산악 지대에 숨어 있었다. 위치 신호 비콘은 블루투스 저에너지(BLE) 기술을 기반으로 고유 ID 신호를 지속적으로 발신해 실내·외 근거리(약 50~70m)에서 스마트 기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는 소형 무선 장치다. 비콘은 이란군에 위치가 탐지될 수 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 사실상 암호화 통신장비 하나에 의지해 미군 특수부대가 이란군보다 먼저 자신에게 도달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출 과정에서 척추 골절 등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도 높았다. 텔레그래프는 F-15E에 탑재된 CKU-5 로켓 추진 사출 시스템이 초당 200m의 속도로 캐노피를 뚫고 나가는 고도의 장치지만, 척추 골절 등 부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뉴스1

이란은 해당 장교를 찾아내는 자에게 현상금을 내걸었다. 소셜미디어에는 수십 명의 무장 주민들이 산간 지역을 샅샅이 뒤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퍼졌다. 상황은 시시각각 악화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먼저 움직였다. CIA는 장교의 위치를 특정한 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속이는 기만 작전을 펼쳤다. 허위 무선 교신을 이용해 IRGC 수색대를 다른 방향으로 유도했고, 장교가 실제로 숨어 있던 산악 지대에서 멀리 떨어진 항구 쪽으로 이목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수색대를 분산시키기 위해 조난 신호 비콘을 미끼로 활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본격적인 구출 작전에는 특수부대원 100여 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MC-130J 특수작전 수송기를 타고 이란 최대 핵시설 중 하나인 이스파한에서 불과 50여㎞ 떨어진 농업용 간이 활주로에 착륙했다. MQ-9 리퍼 드론과 전투기들이 반경 3㎞ 안의 위협 요소를 제거하며 공중 엄호를 맡았다.

실제 구출은 해군 특수전 개발단, 일명 '실 팀 6'이 맡았다. 실 팀 6은 1980년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당시 실패로 끝난 이글 클로 작전 직후 창설된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다. 부상을 입은 대령은 해발 2100m의 능선을 타고 이동하며 미군의 폭격과 사격 지원 아래 최후의 순간까지 버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령이 마지막 순간에 몸을 드러내 구출팀을 향해 대담하게 이동했다고 전했다.

작전이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텔레그래프가 인용한 미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구출된 대령을 태운 MH-6 리틀버드 헬기가 간이 활주로로 귀환했지만, 100여 명의 특수부대원을 태운 MC-130J 2대가 비포장 활주로에서 앞바퀴가 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각각 1억 달러(약 1450억 원)짜리 항공기 2대를 이란군에 넘겨줄 수 없어 결국 폭파해야 했다. 엄호에 나섰던 MQ-9 드론 2대도 이란군에 격추됐다. 이번 작전에 소요된 비용은 항공기 손실분만 약 3억 달러(약 4529억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 과정에서 한 차례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대령이 보낸 암호 통신에 "하나님은 선하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는데, 미국 측이 이란이 그를 인질로 잡고 미군을 유인하기 위한 함정을 놓는 것이 아닌지 우려해 확인하는 데 수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독실한 신앙인인 대령이 자발적으로 보낸 메시지임이 확인된 뒤에야 구출 작전이 본격화됐다.

구출된 대령은 즉시 쿠웨이트 병원으로 이송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이번 작전에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유로운 사회가 용기와 결의를 모을 때 불가능해 보이는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작전이 증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약간" 도움을 줬다고 인정했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처음에 "이슬람 전사들이 적 항공기 여러 대를 격파했으며 조종사 구출 작전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남겨진 MC-130J의 잔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선전전에 활용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이 이런 식의 승리를 세 번 더 거두면 완전히 망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구출 작전을 "기적"이라고 표현하며 "두 명의 미군 조종사가 각각 적 영토 깊숙한 곳에서 구출된 것은 군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이번 작전에 관한 공식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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