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종 식음 솔루션의 향연… 삼성웰스토리 '2026 푸드페스타' 개막
2026-04-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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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플레저부터 스마트 키친까지, 식음 업계 돌파구 찾기 열기 가득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은 이른 시간부터 활기가 넘쳤다. 식음 업계 종사자라면 빼놓을 수 없는 국내 최대 규모의 B2B 식음 박람회 ‘2026 삼성웰스토리 푸드페스타’가 막을 올렸기 때문이다.

올해 행사에는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빙그레, 롯데칠성음료, 남양유업,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국내 식품 산업을 이끄는 100여 개 주요 협력사가 참여해 약 4000종의 B2B 식음 상품을 선보였다.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자 고소한 음식 냄새와 함께 조리 로봇이 움직이는 기계음이 섞여 들려오며, 우리 사회의 변화가 식탁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거대한 실험실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맛을 포기하지 않는 건강, ‘헬시플레저’의 습격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K-급식관’과 ‘K-외식관’ 곳곳에 배치된 건강식 코너였다. 최근 식음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다. 과거의 건강식이 맛을 희생하고 절제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면, 현장에서 만난 2026년형 건강식은 ‘즐거움’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대형 식품사들의 부스에는 ‘제로 당’과 ‘저칼로리’를 내세운 소스들이 즐비했다.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하면서도 기존의 감칠맛을 그대로 유지한 양념치킨 소스나 떡볶이 양념은 시식하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였다. 현장에서 만난 한 외식업주는 "요즘 손님들은 건강을 챙기면서도 맛이 없으면 가차 없이 외면한다"며 "맛의 이질감을 줄이는 배합 기술이 이제는 경쟁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리산 나물과 수육의 조화, 미쉐린 셰프의 '로컬 미식'


현장에서 공개된 김 셰프만의 수육 꿀팁은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명확했다. 그는 "수육을 삶을 때 소금은 생각보다 훨씬 많이 넣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얇게 썬 수육을 김 셰프가 직접 기자의 입에 넣어주자 잡내 없이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다른 양념을 찍지 않아도 고기 자체의 감칠맛이 충분했다.
CJ제일제당, "셰프와 협업해 급식판 최적화 상품 개발"
전시장 내 CJ제일제당 부스에서 만난 마케팅 관계자는 B2B 시장을 겨냥한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도톰 베이컨 신제품은 7mm 두께로 외식 타깃에 맞춰 출시됐다"며 "5무(無) 첨가로 리뉴얼된 베이컨 라인도 함께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단체 급식 관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끈 '웰링턴 함박스테이크'에 대해서는 "상반기 내 출시될 신제품으로, 어떻게 만드는지 묻는 영양사가 많다"고 전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의 특징은 셰프들과의 긴밀한 협력이다. 관계자는 "R&D 인력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간중간 셰프들이 시식을 하고 피드백을 주며 제품을 개선해 나간다"고 밝혔다. 또한 "B2B 식자재는 일반 마트 제품과 달리 식판에 담기는 개수와 중량 정보가 필수"라며 "고메 소바바 치킨처럼 인기가 높은 제품도 외식용 1kg 규격으로 출시하며 급식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거장의 통찰: "한식의 골든타임, 밸류체인으로 잡아야"
미식에 대한 현장의 열기는 최정윤 난로학원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한국∙대만 의장의 강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식과 미식의 경계'라는 주제로 강연한 최 의장은 "지금이 한식의 골든타임"이라며 "미식엔 국가 경쟁력을 바꾸고 국가 전체를 움직이는 굉장한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치가 유명해졌지만 실제 김치로 돈을 벌고 있는 곳은 중국이나 페루"라며 한식의 인기가 거품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전략적인 밸류체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의장은 "한식은 요리만 할 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패션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야 한다"며 이종산업과의 연결, 콘텐츠 개발,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 등 네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식당 사장님들이 스케일업을 하려면 원자재부터 유통까지 모두 연결되는 밸류체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술과 영양이 만나는 ‘스마트 키친’
전시장의 끝자락에서는 푸드테크의 정점을 볼 수 있었다.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케어푸드’와 이를 효율적으로 조리하는 ‘스마트 키친’ 솔루션이다. 매일헬스뉴트리언 박석준 대표는 웰에이징 식단 전략을 통해 근육 감소를 막는 단백질 설계와 저당·저염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러한 정교한 식단은 삼성웰스토리 이노베이션랩의 김재성 그룹장이 소개한 스마트 키친 솔루션과 만났을 때 비로소 완성됐다. 조리 로봇이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오차 없이 음식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급식 및 외식 현장의 대안으로 충분해 보였다. 로봇이 튀겨낸 감자튀김과 조리한 저염식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며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푸드페스타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고물가와 인력난이라는 파도를 넘기 위해 식음 업계는 ‘기술’, ‘영양’, 그리고 ‘지역성’이라는 세 가지 카드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외식과 급식 모두 어려운 환경이지만 기술과 데이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하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이번 행사가 업계의 실질적인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0여 개 협력사가 선보인 4000여 종의 상품과 전문가들의 제언처럼, 한식은 이제 요리를 넘어 국가 경제를 견인할 거대한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헬시플레저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로컬라이징과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산업의 내실을 다지는 모습은 미래 식음 산업의 청사진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