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살린 '마법의 카드'… 곡성군 농어촌 기본소득, 지역 경제 심장 뛰게 하다
2026-04-18 22:59
add remove print link
67억여 원 풀리자 보름 만에 65% 소진… 신규 창업 늘고 전통시장까지 '들썩'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 곡성군이 야심 차게 꺼내든 '농어촌 기본소득' 카드가 침체된 지역 경제를 단숨에 깨우는 특효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막혀있던 주민들의 지갑이 열리면서 동네 곳곳의 상권에 혈색이 도는 분위기다.
◆ 지갑 열리자 상권이 웃었다… 막힌 돈줄 뚫어낸 '기본소득'
17일 곡성군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군민 2만 2,540명의 손에 1인당 30만 원씩, 총 67억 5,600만 원 규모의 기본소득이 쥐어졌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자금이 풀린 지 불과 보름 남짓 지난 4월 14일 기준으로 전체 지급액의 65% 이상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읍 지역 거주자의 사용률은 81.7%에 달할 정도로 소비 회전율이 매섭다.
◆ 동네 식당·약국 북적… 소외된 '면 단위' 골목상권도 활기
흥미로운 점은 소비의 흐름이다. 가맹점 매출 비율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상업 기반이 취약한 면 단위 가맹점에서의 결제액(59.6%)이 읍 단위(40.4%)를 훌쩍 뛰어넘었다. 상가가 부족해 소비 유출이 우려됐던 고달면조차 50%가 넘는 사용 실적을 기록하며 지역 내 '선순환'이라는 본래 취지를 완벽히 달성했다. 주민들은 주로 일반음식점(17%)에서 배를 채웠고, 남녀노소 누구나 결제할 수 있는 핵심 업종 중에서는 병원·약국(64.3%)과 학원(30.9%)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며 생활 밀착형 소비의 전형을 보여줬다.
◆ "노점상도 결제 가능해요"… 가맹점 쑥쑥, 신규 창업까지 '시너지'
기본소득의 마법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상업 생태계 자체를 진화시키고 있다. 카드 단말기를 찾아볼 수 없던 기차마을 전통시장 노점상들이 상인회의 도움으로 기기를 도입하면서 가맹점 이용률 2위(3%)로 뛰어올랐다. 올해 1월과 비교해 결제 가능한 매장만 130곳이 늘어나 현재 1,227개소가 운영 중이다. 든든한 고정 수요가 생기자 이동식 장터, 배달 전문점, 안경점 등 그동안 동네에 없던 새로운 업종들이 속속 간판을 달며 창업 열기마저 지피고 있다.
◆ 4월분 29일 추가 지급… "미신청자 6월까지 소급 챙기세요"
곡성군은 이러한 소비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한다. 오는 29일에는 1월분과 4월분을 합친 30만 원의 기본소득이 주민들의 계좌로 추가 입금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긍정적인 신호가 뚜렷하다"며 "가맹점 확충에 더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혜택을 놓친 기존 거주자들을 위해 오는 6월 말까지 관할 읍면사무소에서 소급 신청(최대 3개월치)을 받고 있다며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