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 꼭 알아야…이제 내비에 ‘이 정보’도 표시된다
2026-04-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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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전서 시작해 전국 확대 추진
구급차나 소방차가 뒤에서 다가오는 걸 이제는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먼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경찰청은 한국도로교통공단, 경남소방본부, 대전시,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긴급자동차 접근 정보 안내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긴급자동차의 위치와 이동 경로, 우선 신호 정보를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리는 방식이다.
서비스는 우선 경남 전역과 대전 중앙로 일대 일부 구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넓혀 전국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새 서비스가 도입되면 운전자는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뒤에서 긴급차량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어느 방향에서 접근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사이렌 소리만 듣고 뒤늦게 반응하던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화면 알림을 통해 미리 진로를 정리하고 양보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실제 안내 화면에는 “긴급! 구급차 접근” 같은 문구와 함께 차량과의 거리 정보 등이 표시돼 긴급차량의 접근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하게 된다.
사이렌만으로는 부족했던 한계, 내비가 메운다
경찰은 그동안 교차로에서 긴급자동차에 먼저 녹색 신호를 주는 ‘우선신호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긴급 출동 차량이 교차로를 더 빠르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지난해 말 기준 이 시스템은 전국 2만 7772개 교차로에서 운영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교차로 신호를 바꿔주는 것만으로는 앞서 달리는 차량이 뒤에서 긴급자동차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 한복판이나 차량이 밀집한 구간에서는 사이렌 소리만으로 거리와 방향을 바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창문을 닫은 채 주행하는 경우도 많고 주변 소음이 큰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긴급차량 접근을 뒤늦게 인지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우선신호시스템이 마련돼 있어도 실제 도로 위에서는 길을 터주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출동 시간 단축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서비스는 바로 그 빈틈을 메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히 신호를 먼저 열어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일반 운전자에게도 긴급차량이 접근 중이라는 사실을 실시간으로 알려 양보 운전이 더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은 각 지역 교통정보센터에 모이는 우선 신호 정보를 경찰청 도시교통정보센터로 연계한 뒤, 이를 다시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번 시스템을 구축했다. 긴급차량이 후방에서 접근할 경우 그 위치와 경로가 운전자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되도록 한 것도 이런 구조 덕분이다.
경찰은 이를 통해 긴급자동차의 최적 시간 준수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구급차나 소방차처럼 몇 분 차이로 구조와 치료 성패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이런 정보 제공이 실제 현장 대응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남·대전서 먼저 시작, 앞으로는 주변 차량까지 확대
이번 서비스는 경남 전역과 대전 중앙로 일대 일부 교차로에서 먼저 시행된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 경남소방본부, 대전시, 카카오모빌리티가 협업해 우선 적용 지역을 정했고,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상적으로 카카오내비를 이용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별도 장비 없이도 긴급자동차 접근 정보를 보다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경찰은 앞으로 기능을 더 고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주로 뒤에서 접근하는 긴급차량 정보를 중심으로 안내하지만, 향후에는 반대 방향 도로나 인근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에게도 긴급자동차 출동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할 방침이다.
긴급차량이 지나갈 가능성이 있는 주변 교통 흐름 전체를 더 넓게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바로 앞 차량이 비켜주는 수준을 넘어 인근 도로의 운전자들까지 사전에 상황을 인지하고 움직일 수 있어 긴급차량의 이동 여건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이번 서비스를 교통 편의 기능이 아니라 교통안전 문화의 연장선에서 보고 있다. 이서영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긴급자동차 우선신호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연계를 통해 긴급자동차에 대한 양보 문화가 더욱 성숙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교통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긴급차량 접근 시 이렇게 비켜주세요
긴급차량이 접근할 때는 당황해서 급하게 움직이기보다, 주변 차량이 내 움직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하면서 차분하게 길을 터주는 게 중요하다. 이때 비상등을 켜 주변에 먼저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가 속도를 줄이거나 차선을 조정하려는 이유를 뒤차와 옆 차량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어야, 원활한 흐름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사이렌이 들리면 급정지하기보다는 속도를 줄이면서 도로 오른쪽으로 붙어 통행로를 확보해주는 방식이 기본이다.

편도 1차로 도로에서는 최대한 오른쪽으로 붙어 정차하고, 2차로 이상 도로에서는 왼쪽 차로 차량은 왼쪽으로, 오른쪽 차로 차량은 오른쪽으로 이동해 가운데 통로를 비워주는 것이 원칙이다. 긴급차량이 중앙으로 빠르게 통과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갑자기 핸들을 꺾거나 무리하게 차선을 바꾸기보다는, 비상등 등으로 주변에 상황을 알리면서 예측 가능한 움직임으로 비켜주는 게 더 안전하다.
교차로에 진입했거나 신호 대기 중일 때도 마찬가지다. 신호가 걸려 있어도 상황에 따라 차량을 조금 이동시켜 긴급차량이 통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우선이다. 이때도 무작정 멈춰 서기보다, 주변 흐름을 보면서 다른 차량과 충돌 위험이 없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긴급차량은 몇 초 차이로 구조와 이송 시간이 갈릴 수 있는 만큼, 도로 위 차량들이 한꺼번에 길을 열어주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