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기분 좋고 밤엔 꿀잠…부산 주요 산책로에 나타난 '이곳'의 정체
2026-04-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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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 분비로 우울감 낮추는 햇볕의 힘
부산광역시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정신건강 관리를 돕고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도심 공원 산책로에서 햇볕을 쬐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참여형 캠페인 ‘햇볕 충전소’ 운영에 나선다.

자연광 노출은 인간의 생체 리듬과 정서적 안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햇볕을 쬐면 뇌 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 분비가 활발해지는데 이는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고 우울감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 불린다. 망막이 빛을 감지해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하면 세로토닌이 생성되어 낮 동안의 활력을 유지시킨다. 이렇게 생성된 세로토닌은 해가 지고 약 14시간에서 15시간이 지난 뒤 뇌의 송과선에서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으로 전환된다. 멜라토닌은 신체의 심부 온도를 조절하고 수면 주기를 정상화해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돕는다. 낮에 충분한 광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세로토닌 결핍으로 인해 기분이 침체될 뿐만 아니라 밤 시간대 멜라토닌 합성량도 부족해져 불면증과 무기력증이 동반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이번 행사는 4월과 5월에 걸쳐 총 3회차로 진행된다. 1회차는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중구 중앙공원 시민광장에서 열리며 5월 7일부터 11일까지는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2회차가 이어진다. 마지막 3회차는 5월 19일부터 23일까지 동래구 온천천 인공폭포 인근에서 시민들을 맞이한다. 운영 시간은 매회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설정해 점심시간을 활용한 직장인이나 산책을 나온 인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맞춰 시민 생활권과 밀접한 공원을 장소로 선정해 캠페인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단순한 정보 전달 방식에서 탈피해 체험과 기록, 보상이 결합된 참여형 구조를 채택했다. 방문객은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햇볕을 쬐며 산책을 즐긴 뒤 자신의 심리 상태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마음 건강 자가진단 과정을 거친다. 활동을 마칠 때마다 재배일지 형태의 스탬프를 적립할 수 있으며 누적된 횟수에 따라 소정의 수확물(기념품)을 제공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생활 습관으로 정착되도록 유도한다. 현장에서 고위험군으로 판단되거나 심층적인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구·군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자살예방센터 등 전문 기관과 즉시 연계해 실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도 구축했다.
부산시가 올해를 생명 존중 원년으로 선포한 이후 추진하는 이번 캠페인은 봄철 자살 위험 급증 시기에 대응하는 선제적 조치다. 봄은 따뜻한 날씨와 대조적으로 급격한 기온 변화와 사회적 환경 변화가 겹치며 상대적 박탈감이나 정서적 취약성이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통계적으로도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적 문제가 자살 원인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일상 속의 작은 습관 변화를 통해 심리적 방어 기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도심 속 팝업 형태로 운영되는 햇볕 충전소는 시민들이 거창한 치료 절차가 아니더라도 햇볕을 쬐는 행위 자체만으로 기분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지자체는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야외 활동에 참여하며 망가진 생체 리듬을 되찾는 것이 생명 존중 문화 정착의 시발점이라고 판단했다. 공원을 활용한 열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햇볕을 쬐는 작은 실천이 모여 시민 전체의 마음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기분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돕는 자연의 혜택을 시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현장 운영과 상담 연계 과정의 전문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