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협상 끝날 때까지 휴전 연장”…이란 “인정 못 한다”

2026-04-2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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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막판에 ‘휴전 연장’ 카드 꺼내
이란 즉각 반발…“일방적 발표 인정 못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종료를 불과 하루 앞두고 이란과의 충돌 국면을 다시 한 번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휴전 연장을 선언하며 협상판을 이어가겠다고 나섰지만 이란은 곧바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다시 불안정한 국면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제공

트럼프 대통령은 21일(미국 동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2주 휴전’ 만료를 하루 앞두고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이 제시한 기존 휴전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 22일 저녁(한국시간 23일 오전)까지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종료 직전 방향을 틀어 이란 측이 통일된 협상안을 마련할 때까지 공격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란의 제안이 제출되고 양측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든 마무리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조건부 연장 방침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장을 단순히 시간을 늘리는 조치가 아니라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 정부가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파키스탄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군 수뇌부의 요청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란 지도부와 협상 대표단이 하나로 정리된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군사 행동을 멈추겠다는 뜻이다. 다만 공격만 유보할 뿐 해상 봉쇄는 그대로 유지하고 군사적 준비 태세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혀 압박은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드러냈다.

호르무즈 해협 / 미국 동부사령부 X
호르무즈 해협 / 미국 동부사령부 X

트럼프, 막판에 휴전 연장 카드

이번 발표는 시점부터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휴전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가 만료를 앞두고 다시 입장을 바꿨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협상이 뚜렷한 성과 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군사 충돌과 추가 협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채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겉으로는 협상의 시간을 더 주는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이란이 미국이 원하는 방향의 협상안을 내놓을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협상 재개 전망도 불투명하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의 파키스탄 방문이 거론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에도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미국은 협상 자체를 접지는 않았지만 이란이 먼저 통일된 제안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협상이 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관측이 나온다.

이란 “일방적 발표”…맞대응 경고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의 휴전 연장 발표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향후 대응은 국익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공격을 미루겠다고 선언했더라도 그것이 곧 새로운 합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란은 특히 미국의 해상 봉쇄를 문제 삼고 있다. 이란 측은 봉쇄가 계속되는 한 이를 적대 행위로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지 매체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가능성과 함께 필요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전했다.

이란 정치권에서도 강경 발언이 이어졌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 측 인사는 트럼프의 휴전 연장 선언을 기습 공격을 위한 시간 벌기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군사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이 휴전을 연장했다고 하지만 이란은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무장 병력이 선박을 향해 총기를 겨눈 채 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 미국 동부사령부 X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무장 병력이 선박을 향해 총기를 겨눈 채 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 미국 동부사령부 X

이와 함께 협상 자체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란은 당초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2차 종전 협상에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매체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은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이란은 협상 불참 이유로 미국의 합의 위반을 들고 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초기 합의된 ‘10개 조항 프레임워크’를 수용한 뒤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에 레바논 휴전을 강제하지 않은 점과 협상 과정에서 추가 요구를 제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란 내부에서는 1차 협상부터 이미 균열이 시작됐다는 인식도 강하다. 타스님은 당시 미국이 합의 틀을 벗어난 요구를 내놓으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를 두고 “전장에서의 실패를 협상장에서 만회하려 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 역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관련 대응을 적대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협상에 나서는 것 자체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측은 “현재로서는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2차 협상 불참 결정까지 나오면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사실상 교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전 연장이 발표됐지만 동시에 협상 동력은 약해지고 있는 흐름이다. 파키스탄이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을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첫 회담 이후에도 핵심 쟁점은 그대로 남아 있고 양측 입장 차도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나온 휴전 연장은 갈등을 풀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충돌을 늦추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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