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 아픈 몸… 우리가 보듬겠습니다” 전남대병원, 2년 연속 고려인 마을에 띄운 ‘희망 처방전’
2026-04-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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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병원장 등 핵심 의료진 총출동해 야간 진료 강행… 학생·통역 봉사자 힘 합쳐 40여 명에 따뜻한 인술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대학교병원 봉사단 ‘동행’이 고된 타향살이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된 고려인 동포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동행 봉사단은 지난 21일 늦은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자리한 고려인광주진료소를 찾아 야간 의료봉사를 전개했다. 지난해 첫발을 뗀 이 뜻깊은 나눔의 행보는 지역 내 취약계층의 건강권을 수호하겠다는 병원 측의 굳은 의지로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 "병원장이 직접 살핍니다"… 각 과 최고 전문의 군단 출격
이번 의료봉사에는 병원의 수장인 정 신 전남대병원장(신경외과 교수)이 직접 청진기를 목에 걸고 현장을 지휘해 그 의미를 더했다. 정 원장은 신경외과 질환을 앓고 있는 동포들을 일일이 세심하게 진찰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여기에 성형외과 김광석, 순환기내과 윤현주, 호흡기내과 김유일, 산부인과 김태영 교수 등 병원을 대표하는 각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의들이 대거 합류해 대학병원급의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현장에서 고스란히 구현해 냈다.
◆ 초음파부터 영양 수액까지… 고된 타향살이 시름 덜어내
이날 진료소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몸이 불편한 고려인 동포와 외국인 주민 40여 명이 찾아와 진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고된 육체노동으로 인한 만성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을 중심으로 심층 상담과 정밀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특히 각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맞춘 즉각적인 영양 수액 투여와 맞춤형 약 처방이 현장에서 곧바로 이루어져 환자들로부터 큰 감사와 호응을 얻었다.
◆ 언어 장벽 허문 숨은 공로자들, 통역·학생 봉사단 맹활약
의료진의 열정 곁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린 숨은 공로자들이 있었다. 20여 명으로 구성된 통역 자원봉사자와 보건의료계 학생들은 진료소 곳곳을 누비며 활약했다. 통역 봉사단은 한국어가 서툰 동포들과 의료진 사이의 두꺼운 언어 장벽을 허물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도록 도왔고, 학생들은 진료 보조와 원활한 행정 지원을 맡아 현장의 혼잡을 최소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 정 신 원장 "국립대병원의 책무, 소외된 이웃 곁에 머물 것"
진료를 마친 정 신 원장은 “2025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 쉼터인 이곳에서 인술을 베풀 수 있어 의료인으로서 매우 가슴 벅차고 뜻깊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전남대병원은 앞으로도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으로서의 무거운 책무를 잊지 않고,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병원을 찾기 힘든 외국인 주민과 소외계층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찾아가는 공공의료 서비스’의 반경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