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토끼·마나토끼·북토끼 한방에 폐지시킨 장본인 정체…운영자 '박사장'은 누구?
2026-04-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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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웹툰 사이트 뉴토끼 폐쇄, 운영자 박사장의 정체는?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유통 플랫폼이던 '뉴토끼'가 전격 폐쇄됐다. 함께 운영되던 '마나토끼'(일본 만화), '북토끼'(웹소설)까지 동시에 문을 닫으면서 수년간 기승을 부려 온 불법 콘텐츠 시장에 마침내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자진 서비스 종료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네이버 '툰레이더' 시스템의 기술적 압박, 정부의 규제 초강수, 국제 공조 수사의 3중 포위가 있었다. 그리고 뉴토끼 폐지 소식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온라인상에서 '박사장'으로 불리는 뉴토끼 운영자다.

4월 27일, 돌연 백기…뉴토끼, 마나토끼, 북토끼 서비스 종료
2026년 4월 27일, 뉴토끼 운영자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뉴토끼·마나토끼·북토끼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본 페이지는 금일 자정까지 유지된 후 자동으로 폐쇄된다"며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는 일괄 삭제된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이후 유사한 이름을 사용하는 모든 사이트는 본 서비스와 무관한 사칭 사이트"라고 못 박았다.
사실상의 항복 선언이었다.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해 8년간 수억 회 방문을 기록하며 불법 유통 창구로 악명을 떨쳐 온 플랫폼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이 사이트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웹툰실태조사'에 따르면 뉴토끼의 월 피해 규모는 약 398억 원, 이용자는 1220만 명에 이른다. 세 사이트로 인한 연간 피해액은 총 7215억 원으로 추산된다. 매달 트래픽(접속 수)은 1억 회가 넘으며, 콘텐츠 이용은 무료였지만 성인물이나 불법 도박 광고를 노출해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업계 추산으로는 월 400억 원대의 부당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토끼 영구 폐쇄시킨 장본인은? 3중 압박의 실체
폐쇄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업계 안팎에서는 "뉴토끼, 마나토끼, 북토끼가 한꺼번에 폐쇄된 진짜 이유가 뭐냐"는 논쟁이 터져 나왔다. 유력하게 꼽히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네이버 툰레이더 시스템의 기술적 압박.
네이버웹툰은 불법 복제 차단 전담 시스템인 '툰레이더'를 고도화해 왔다. 네이버웹툰이 올해 4월 발표한 '2026년 1분기 툰레이더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어 서비스에 최신 유료 회차가 공개된 후 24시간 이내에 불법 사이트로 유출되는 작품 수가 1분기 말 기준 연초 대비 약 90% 감소했다. 불법 복제 속도가 빠른 상위 100개 작품에서 최신 회차 불법 유출 시점이 연초보다 평균 2회차 이상 지연됐다. 불법 웹툰 사이트 입장에선 최신 내용을 불법으로 가져오려면 기존보다 최소 2주를 더 기다려야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불법 복제가 지연된 주간과 그렇지 않은 주간을 비교하자 유료 결제액 평균이 23% 증가했고, 일부 작품은 60%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익 구조가 흔들리면 사이트 운영의 근거도 흔들린다. 뉴토끼가 최신 콘텐츠를 빠르게 제공하는 데 강점이 있었다면, 툰레이더의 기술 강화는 그 핵심 경쟁력을 직접 타격한 셈이다.

두 번째, 5월 11일 '긴급차단법' 시행.
2026년 5월 11일부터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사전 심의 절차가 전면 생략된다. 문체부 장관이 불법 사이트 적발 즉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차단 명령을 내리고, 방심위에는 사후 통지만 하면 되는 긴급차단 조치가 가능해진다.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던 차단 시간이 단숨에 단축되면서, 불법 사이트들의 주 무기였던 '도메인 바꾸기 꼼수'가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여기에 이번 개정 저작권법은 형사처벌 수위를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높이고, 고의적·상습적 침해자에게는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까지 도입했다. 수년간 광고 수익을 챙겨 온 운영자에게는 사실상 가장 직접적인 경고장이 날아든 셈이다.
뉴토끼가 서비스 종료 공지를 올린 날은 공교롭게도 문체부가 이 제도 시행을 앞두고 최종점검에 나선 27일 오전이었다. 법의 정식 명칭은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누누티비 차단법)'으로, 5배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도 함께 담겼다. 5월 11일 시행되는 저작권법 개정안에 따라 긴급 차단, 5배 징벌적 배상 등도 운영에 부담을 주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세 번째, 국제 공조 수사의 공포.
문체부가 네이버웹툰, 저작권해외진흥협회(COA)와 공조해 스페인 수사본부와 접촉하고, 스페인어권 최대 불법 사이트 등이 실제로 폐쇄되자 무언가 조짐을 느끼고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경 너머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신호가 공개적으로 울린 것이다.
이 세 가지 압박이 겹쳐서 결국 백기를 든 날이 바로 4월 27일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뉴토끼 운영자 '박사장'은 누구인가…온라인에서 퍼진 정보들
뉴토끼 폐쇄 이후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박사장'이다. 이 운영자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진 정보를 구분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뉴토끼·마나토끼·북토끼를 운영해 온 박사장은 한국인이었으나 2022년 일본으로 귀화해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2023년 1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5년간의 추적 끝에 신원을 특정했다고 밝혔음에도 일본 귀화 상태여서 국내 사법 집행의 손이 닿지 않았다.
그의 직업, 나이, 성별 등 신상은 아직 특정되지 않았으나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귀화하여 일본 현지에 거주 중인 인물인 것은 확인됐다.
만화 번역이 주요 활동이었던 만큼 디시인사이드 만화 갤러리에서 '박초롱'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하다가 유저들에게 걸린 이후 '박사장'으로 불리게 됐다고 알려진다. 온라인에서 그의 닉네임은 '우마루'였으며, 마루마루와 마나모아의 운영자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본명과 나이, 현재 거처에 대한 각종 정보가 커뮤니티를 통해 떠돌고 있으나, 이는 수사 당국이나 기업이 공식 확인한 내용이 아니어서 사실로 단정 짓기 어렵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만화가협회 권혁주 회장의 말대로 "운영자는 아직 일본에 있다"는 것이고, 업계는 "오늘(사이트 폐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트 폐쇄하면 끝? "도망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 보여줘야"
사이트를 폐쇄하고 모든 데이터를 삭제했다고 해서 법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법조계에서는 반대 시각을 내놓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사이트 자진 폐쇄는 기존 범죄를 소멸시키지 못하며, 오히려 법정에서는 불리한 증거로 쓰일 공산이 크다. 또한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를 일괄 삭제하겠다"는 선언은 명백한 증거인멸 정황으로 해석된다.
선례도 있다. 국내 최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였던 밤토끼 운영자 일당은 2018년 부산경찰청에 검거됐고, 저작권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외 서버를 이용해도 국제 공조 수사가 이뤄질 경우 결국 법의 심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또 하나의 선례가 있다. 불법 OTT 사이트 누누티비는 2023년 4월 폐쇄 이후 유사 사이트를 계속 운영하다가, 2024년 11월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와 검찰, 인터폴의 공조 수사로 운영자가 결국 검거됐다.
뉴토끼 운영자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콘텐츠업계는 충분히 검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과 미국 단 두 곳으로, 운영자가 일본에 머무는 한 한국 측의 송환 요청이 법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콘텐츠 불법 유통은 암표와 함께 문화산업의 2대 난치병 중 하나"라며 "피해액이 수십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치도 나오는 만큼 반드시 피해를 줄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규남 네이버웹툰 부사장은 "도망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닌 이번 정책 제도 변화에 처벌이 강화된 부분이 있어 이를 실제로 이행해 강한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 사이트 이용자도 처벌 받을까?
폐쇄 소식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빠르게 퍼진 관심사는 이용자 처벌 여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 열람 이용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현행법상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해석이다. 하지만 콘텐츠를 무단으로 내려받거나 재배포하는 행위는 다르다. 불법 웹툰·영상 등을 다운로드하거나 공유하는 행위, 링크를 유포하거나 재업로드 하는 등의 행위는 저작권법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KDCCA)는 지난해 11월 뉴토끼 운영자를 상대로 200인 집단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사이트 폐쇄 이후에도 민·형사 소송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제2의 뉴토끼'는 없을까
업계는 뉴토끼 폐쇄에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낙관을 경계한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이나 영상 콘텐츠 불법 시청은 단순히 사이트 하나를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운영 대비 수익 구조, 이용자 인식, 제재 수위가 동시에 바뀌지 않으면 '제2의 뉴토끼', '제2의 누누티비'는 계속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 역시 "풍선 효과처럼 다른 방식으로 불법 유통이 이뤄질 수 있다"며 부작용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박사장은 이미 마나모아를 문체부의 저작권 수사 공지와 함께 폐쇄했다가 마나토끼로 다시 오픈한 전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에도 완전한 마침표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달라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긴급차단 체계, 플랫폼의 기술 방어막, 국제 공조 수사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가 갖춰졌다는 점이다. 8년 버텨 온 국내 최대 불법 플랫폼도 결국 이 3중 포위 앞에 무너졌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하나다. 운영자를 실제로 법정에 세우는 것. 사이트는 사라졌지만 운영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업계가 "오늘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