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여기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광주 여고생, 현장에서 오열한 부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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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신고 후 흉기 소지…계획된 걸로 보이는 '묻지마 살인'의 진실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공격을 당해 세상을 떠난 여고생, 부모는 현장에서 끝내 무너졌다.

어린이날 새벽, 꿈 많던 소녀를 앗아간 잔혹한 범행에 사회적 공분이 들끓는 가운데, 사건 현장을 다시 찾은 유가족은 또 한 번 오열하며 무너져 내렸다.

딸 영정사진 들고 선 아버지, 오열하는 어머니…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사건 현장에는 '보고 싶다'는 친구들의 애절한 추모글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어른들의 회한이 담긴 노란 리본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딸이 차가운 흉기에 찔려 쓰러져간 그곳에, 해맑게 웃고 있는 딸의 영정 사진을 들고 다시 섰다. 억장이 무너지는 고통 속에 아버지는 묵묵히 현장을 지켰지만, 어머니는 차마 땅을 딛고 서지 못한 채 주저앉아 목놓아 울었다.

"어떻게 여기에서… 우리 딸을…" 유가족의 찢어지는 비명은 인적이 드문 거리를 가득 채웠다. 응급구조사를 꿈꾸며 성실하게 살아왔던 17살 여고생은, 어린이날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일면식도 없는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경찰, 살해범 신상공개 결정… 범행 수법 잔인하고 재범 방지 필요성 인정

광주경찰청은 9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장 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위원회는 장 씨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점,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재범 방지 등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닷새간의 이의 제기 기간을 거쳐, 장 씨의 신상은 오는 14일부터 한 달간 경찰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경찰은 장 씨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심야 시간에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점 등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 특히 장 씨가 범행 이틀 전, 함께 아르바이트를 했던 외국인 여성으로부터 스토킹 신고를 당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흉기를 소지하고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한 시점이 스토킹 신고 당일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경찰은 신고에 대한 앙심이나 좌절감이 무고한 여고생을 상대로 한 '묻지마 살인'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범행 동기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대낮 도심도 불안… 경찰, 인적 드문 곳 순찰 및 검문검색 강화 지시

이번 사건으로 도심 내 치안 불안감이 확산되자, 경찰청은 전국 시도경찰청에 인적이 드문 장소와 여성이 주로 통행하는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과 검문검색을 대폭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심야 시간대 가시적인 경찰 활동을 늘려 범죄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유튜브 'JT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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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강력범죄 신상공개 제도: 기준과 절차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용의자 장 씨의 신상공개가 결정되면서, 한국 사회에서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기준과 절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피의자 신상공개 제도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며 도입되었지만, 피의자의 인권 및 무죄 추정의 원칙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따라서 신상공개는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 이루어진다.

현행 한국 법령상 피의자의 신상공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의2(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를 근거로 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검사와 경찰관은 다음의 네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특정강력범죄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얼굴, 성명,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첫째,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이어야 한다. 살인, 성폭력, 강도, 약취·유인 등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범죄가 이에 해당한다.

유튜브 'JT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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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혐의를 받는 단계가 아니라, 자백이나 결정적인 물증 등이 확보되어 피의자의 유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어야 한다.

셋째,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여야 한다. 신상공개를 통해 추가 피해를 막고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는 등 공익적인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넷째, 피의자가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미성년 피의자의 경우 보호와 선도의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 하에 신상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튜브 'JT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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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되면, 각 시·도경찰청에 설치된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위원회는 경찰 내부위원과 변호사, 교수, 의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며, 무기명 투표를 통해 과반수 찬성으로 신상공개를 의결한다.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독단을 방지하고 결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상공개가 결정되면 경찰은 피의자의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압송 과정이나 포토라인 등에서) 공개하거나, 경찰청 홈페이지 등에 사진과 인적 사항을 게시한다. 또한, '신상공개 전 닷새간의 이의제기 기간'을 둠으로써 피의자에게 법적 대응 기회를 보장한다. 피의자는 이 기간 동안 법원에 신상공개 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하거나 행정심판 등을 청구할 수 있다.

한국의 신상공개 제도는 범죄 예방과 알 권리 보장이라는 공익과 피의자의 인권 보호라는 사익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을 이어오며,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이번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의 경우, 위원회는 장 씨의 범행이 매우 잔인하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었으며, 국민적 관심사와 재범 방지 필요성이 크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상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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