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바다, 완도에서 첫 물결 일다…제1회 완도청해문학상 당선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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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부 대상에 오봉옥 작가 시집 ‘나비 도둑’ 선정…청소년·지역 작가 부문까지 아우르며 문학상 첫걸음 힘차게 내디뎌

올해 처음 열린 공모전임에도 전국 각지에서 기성 작가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참여가 이어지며, 완도청해문학상이 단순한 지역 문학상을 넘어 전국 단위의 문학적 가능성을 품은 무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공모는 첫 회인 만큼 특정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문을 넓게 열어 다양한 목소리와 문학적 감수성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성과로 평가된다.
일반부 대상의 영예는 오봉옥 작가의 시집 ‘나비 도둑’이 안았다. 이 작품은 삶의 현장에서 마주하는 고단함과 그 안에 숨겨진 온기를 구어적 리듬으로 섬세하게 풀어내 심사위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일상에 스민 애환과 생의 결을 진솔하면서도 서정적으로 담아낸 점이 높이 평가됐으며, 결국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대상작에 선정됐다. ‘나비 도둑’은 단지 시적 언어의 아름다움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과 인간, 공동체와 삶의 무게를 함께 끌어안는 정서를 통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서의 무게를 더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백수인 위원장은 ‘나비 도둑’에 대해 “자연을 이웃으로 인식하는 공존의 서정이 인상적이었고, 바다를 삶의 스승으로 삼아온 지역적 정신과도 긴밀히 맞닿아 있다”고 평했다. 이어 “특히 방언과 서사는 남도 특유의 감수성과 미학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밝혀, 이 작품이 지닌 지역성과 문학성의 조화를 높이 평가했다. 이는 완도청해문학상이 지향하는 방향, 즉 지역의 정체성을 품되 보편적 감동으로 확장되는 문학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수상은 민혜숙 작가의 소설 ‘몽유도원’이 차지했다. ‘몽유도원’은 안견의 명화 ‘몽유도원도’를 중심축으로 삼아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 추리적 기법과 액자 구조를 활용함으로써 입체적인 서사를 구축한 작품이다. 심사에서는 이 작품이 뛰어난 상상력과 서사적 깊이를 바탕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을 지녔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역사적 상징성과 현대적 해석을 교차시키며 문학적 긴장감을 만들어낸 구성은 소설 부문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 문단의 주역을 발굴하는 청소년부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 시 부문에서는 김예지 학생이 ‘미역국’을 비롯한 5편의 작품으로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청소년의 시선으로 일상과 감정을 진정성 있게 포착한 작품들은 어린 감수성 안에 담긴 깊은 울림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았다. 수필 부문에서는 박상우 학생의 ‘할머니의 봄, 매화 꽃잎에 머물다’ 외 1편이 선정됐다. 가족과 계절, 기억의 정서를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청소년 문학이 지닌 맑고도 섬세한 힘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번 청소년부 선정은 완도청해문학상이 단지 기성 문인들의 장에 머물지 않고, 미래의 문학 인재를 키워내는 토양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또한 지역 문학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된 청해 작가상 시 부문에서는 한용재 작가의 ‘세월호, 아직 끝나지 않는 기도’가 선정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시대의 아픔을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문학적 성찰과 울림으로 승화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픈 현실을 응시하면서도 문학이 지닌 위로와 기억의 힘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번 문학상이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과 시대정신까지 함께 보여주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심사에 참여한 김선기 평론가는 이번 문학상의 의의에 대해 “완도와 청해라는 이름이 단순한 지명을 넘어 인간의 삶과 기억을 재구성하는 문학적 지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완도청해문학상이 단지 수상작을 선정하는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이름을 새로운 문학적 상징으로 키워갈 수 있는 출발점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완도라는 공간이 바다와 섬, 역사와 삶의 기억을 품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문학상이 그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확장해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지영 완도군 문화예술과장은 “진정성 있는 작품들을 보내주신 전국의 문학인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역량 있는 작가들이 선망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출발을 이뤄낸 완도청해문학상을 지속 가능한 문학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완도군의 의지를 담고 있다. 지역문학의 활성화는 물론 전국 문학계와의 연결고리를 넓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1회 완도청해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6월 9일 열리는 완도군민의 날 행사와 연계해 개최될 예정이다. 군민과 문학인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당선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완도가 지닌 문학적 가능성을 널리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첫발을 내디딘 완도청해문학상이 앞으로 어떤 작품과 작가를 품어내며 문학의 바다를 넓혀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다를 품은 도시 완도에서 이제 문학도 새로운 물결로 출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