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성 '대군부인' 비판..."복장, 대사 등 역사왜곡 논란 터져도 늘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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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역사 왜곡, 드라마 제작 시스템 개선이 답인가

한국사 강사이자 작가인 최태성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21세기 대군부인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반복되는 사극 고증 논란과 관련해 “이제는 산업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역사 고증 전문 연구소 설립 필요성까지 제안했다.

최태성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휴우. 또 역사왜곡 논란. 이쯤 되면 우리는 붕어인가”라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실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한류 문화를 이끌고 있다”며 “이제는 그 격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은 시스템이 없거나 사실상 수공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MBC '21세기 대군부인'
MBC '21세기 대군부인'

이어 “역사 용어, 복장, 대사 등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매번 터지는데도 늘 제자리걸음”이라며 콘텐츠 제작 현장의 고증 시스템 부재를 비판했다.

특히 제작 현장에서 역사 고증이 지나치게 가볍게 취급된다고 꼬집었다. 최태성은 “배우 출연료에는 수억 원을 아낌없이 쓰면서 역사 고증 비용은 왜 몇십만 원 수준으로 처리하려 하느냐”며 “작품 제작 과정에서 고증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역사학계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역사학계가 역사물 고증 연구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며 “제작자들이 별도 고민 없이 작품을 맡기면 대본과 복장, 세트까지 원스톱으로 검증해줄 수 있는 전문 연구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태성은 “좋은 역사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고생했는데 이런 지적을 받으면 제작진 역시 맥이 빠질 것”이라며 “이제는 이런 논란을 반복하지 않을 구조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일부 장면이 공개된 이후 불거졌다. 드라마에는 아이유와 변우석이 출연한다.

역사 강사 최태성 / 뉴스1
역사 강사 최태성 / 뉴스1

논란이 된 장면은 극 중 이안대군 역을 맡은 변우석의 즉위식 장면이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조선 왕실 의례에서 사용하지 않는 중국식 다도법이 등장했고, 즉위식에서 신하들이 “만세” 대신 제후국에서 사용하는 표현인 “천세”를 외친 점을 문제 삼았다.

또 황제가 아닌 제후가 사용하는 상징물로 알려진 ‘구류면류관’을 착용한 장면 역시 논란이 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조선의 국가적 위상과 역사적 맥락을 왜곡한 설정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제작진은 “우리나라의 자주적 지위를 훼손한다는 시청자 여러분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MBC '21세기 대군부인'
MBC '21세기 대군부인'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는 사극과 시대극을 둘러싼 역사 고증 문제가 반복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시청자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 역시 역사적 정확성과 문화적 표현 방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한 실수 차원을 넘어 한국 역사와 문화 정체성 문제로까지 논쟁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최태성의 이번 발언 역시 반복되는 역사 왜곡 논란 속에서 콘텐츠 제작 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