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학생들, AI의 빛과 그늘 토론…미래사회 책임까지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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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전남과학고서 ‘중등 2030교실 공개의 날’ 운영
학생 주도형 토론 수업으로 미래역량 강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남 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들여다보며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책임과 윤리에 대해 고민하는 배움의 자리를 가졌다.
22일 전남과학고등학교에서 ‘AI의 사회적 영향과 윤리적 쟁점’을 주제로 한 학생 참여형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전남도교육청
22일 전남과학고등학교에서 ‘AI의 사회적 영향과 윤리적 쟁점’을 주제로 한 학생 참여형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전남도교육청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수준을 넘어,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인간의 역할을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펼쳐지면서 미래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난 22일 전남과학고등학교에서 ‘중등 2030교실 공개의 날’을 열고, AI의 사회적 영향과 윤리적 쟁점을 중심으로 한 학생 참여형 수업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 수업은 전남교육청이 중점 추진 중인 ‘2030교실’의 실제 운영 사례를 현장에 공유하고, 이를 학교 현장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2030교실’은 학생 주도성에 기반한 수업 혁신 모델로,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미래 핵심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된 전남형 미래교실이다. 전남교육청은 지식 전달 중심 수업에서 벗어나 토론과 협업,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실 문화를 바꾸기 위해 이 모델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날 공개 수업은 ‘인공지능 기술의 유용성과 한계를 탐색하고 행동 제어 가이드라인 설계하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생성형 AI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자율주행차, AI 의료 진단 등 실제 사례를 분석하고,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다각도로 살폈다.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효율성뿐 아니라, 편향성·오작동·책임 소재·윤리적 판단과 같은 문제를 함께 짚으며 보다 입체적인 시각으로 주제에 접근했다.

특히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단순히 찬반 입장을 나누는 데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쟁점을 분석한 뒤 합리적인 대안을 설계하는 과정이 강조됐다. 학생들은 R-보드(Response·Reaction Board)와 노트북, 생성형 AI 등을 활용해 자신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친구들의 생각에 반응하며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이를 통해 각자의 의견을 확장하거나 수정하고, 더 설득력 있는 논리로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도출해 나갔다.

이 같은 방식은 이른바 ‘학생 주도형 미네르바 토론 수업’의 형태로 운영돼 참관한 교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학생이 질문을 만들고, 토론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며, 근거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수업 구조가 실제 교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교사 중심 설명식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사고를 조직하고 협력하는 과정 자체가 배움의 핵심으로 작동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 역시 AI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AI 기술이 편리하다는 점만 생각했는데, 위험성과 책임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학생은 “친구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술 활용 능력뿐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사고를 나누고 판단하는 힘을 키우는 과정이었다는 점이 학생 반응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전남교육청은 앞으로도 생성형 AI와 에듀테크를 기반으로 한 학생 참여형 수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질문·토론·협업 중심의 교실수업 혁신을 통해 학생 주도성과 미래 핵심역량 함양을 적극 지원하고, 학교별 특색을 반영한 ‘중등 2030교실’ 브랜드화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획일적인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 여건과 학생 특성을 반영한 전남형 미래수업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133개 교실을 시작으로 올해 119개 교실을 추가 조성해 현재 모두 252개의 ‘2030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이들 교실을 중심으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중심 수업을 확산하고, 학생들이 기술 발전 속에서도 비판적 사고와 협력, 책임 있는 시민성을 함께 기를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