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에 '퍼스트펭귄'이 뛰어들었다…보성군, 전남 유일 청년마을 4곳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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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디자이너·브랜더가 벌교에 모인다…태백산맥문학거리 일원서 콘텐츠·브랜딩 청년마을 본격 가동

보성군은 지역 청년단체 ㈜라이프도슨트(대표 신선영)가 전라남도가 주관한 '2026년 전남형 청년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보성군은 총 4개의 청년마을을 운영하게 됐다.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전국 최다 수준이며, 행정안전부 청년마을과 전남형 청년마을을 모두 운영하는 전남 유일의 지자체라는 기록도 세웠다.
◆13개 단체 경쟁 뚫고 최종 선정…3단계 심사의 벽을 넘다
이번 공모는 만만치 않은 경쟁이었다. 도내 13개 청년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1차 서면심사, 2차 현장실사, 3차 발표심사까지 3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사업 수행기관인 ㈜라이프도슨트는 벌교에 정착한 청년 4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2025년부터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청년단체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사업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왔다. 심사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연계성, 사업의 실현 가능성, 지속가능성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외부에서 들어온 청년들이 지역과 먼저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아온 과정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끈 것이다.
◆'퍼스트펭귄 마을'…도전 정신을 이름에 담다
선정된 청년마을의 이름은 '퍼스트펭귄 마을'이다. 무리 중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펭귄처럼 낯선 지역에 과감히 도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정신을 담았다. 이름 자체가 이 청년마을이 지향하는 바를 압축한다. 누군가 먼저 뛰어들어야 다음 사람이 따라올 수 있다는 것, 그 첫 번째 도전이 지역을 바꾼다는 믿음이다.
㈜라이프도슨트는 올해 6월부터 3년간 도비와 군비를 포함한 총 3억 원을 지원받아 벌교읍 태백산맥문학거리 일원을 거점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크리에이터가 벌교에 머문다…콘텐츠·브랜딩으로 지역 자원에 새 옷을 입힌다
퍼스트펭귄 마을의 핵심 전략은 벌교의 역사·문화·자연 자원을 콘텐츠와 브랜딩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전국의 디자이너, 개발자, 브랜더 등 전문 크리에이터들이 벌교에 머물며 지역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특산품과 소상공인을 위한 브랜딩 결과물을 창출하는 협력 모델이 핵심이다.
세부 사업으로는 ▲전문 크리에이터 대상 워케이션 및 디자인 퀘스트 프로그램 운영 ▲지역 업체 브랜딩 및 패키지 디자인 지원 ▲지역 데이터 수집·활용 키오스크 플랫폼 구축 ▲지역 문화자산 아카이브 출판 및 전시 등이 추진된다.
벌교는 이 사업의 무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태백산맥문학거리와 근대문화유산, 벌교꼬막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 특화 자원이 콘텐츠 기획과 브랜딩의 풍부한 소재가 된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벌교의 역사적 깊이와 꼬막으로 대표되는 지역 특산물이 크리에이터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브랜드 가치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3년 후엔 협동조합으로…사업 종료 후에도 살아남는 구조를 만든다
이번 사업이 여느 지원 사업과 다른 점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처음부터 설계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사업 3년 차에는 운영 체계를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시켜 사업 종료 이후에도 청년 활동 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원이 끊기면 사라지는 사업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상철 보성군 부군수는 "이번 전남형 청년마을 선정은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청년이 머물고 돌아오는 보성군을 만들기 위해 청년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벌교 태백산맥문학거리에 뛰어든 퍼스트펭귄들. 그들의 도전이 지역소멸 위기를 넘어 청년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