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암살자 ‘물폭탄’ 막아라”… 광주시, 시민 감시망 엮어 장마철 침수 원천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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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이달 말까지 ‘우리동네 빗물받이 정비 신고 이벤트’ 전격 실시… 일상 속 위험 요소 사전 제거 총력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질 때마다 도심 곳곳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하고, 막대한 재산 피해는 물론이고 소중한 인명까지 위협받는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도심 침수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도로 구석에 설치된 ‘빗물받이’의 기능 상실이다.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로 꽉 막혀 있거나, 악취를 막겠다는 이유로 장판이나 고무 덮개로 꽁꽁 덮어놓은 빗물받이는 폭우 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빗물을 도로로 역류시킨다. 이에 광주광역시가 다가오는 장마철을 앞두고, 140만 시민들의 날카로운 눈을 활용해 빗물받이를 사전에 점검하고 정비하는 대대적인 시민 참여 캠페인의 닻을 올렸다.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골목길 구석구석의 위험 요소를 시민과 함께 제거하겠다는 민관 협력 안전망 구축의 일환이다.
■ 도심 속 '물 빠짐 구멍' 빗물받이, 장마철 생명줄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는 6월부터 8월까지를 ‘여름철 재난·안전 위험요소 집중신고기간’으로 특별 지정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바탕으로 재난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호우, 태풍, 산사태, 폭염, 그리고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시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바로 ‘빗물받이’다.
빗물받이는 도로에 내린 빗물을 하수관으로 신속하게 흘려보내는 도심 속 일차적인 배수 시설이다. 폭우 시 도심 침수를 막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생명줄과도 같다. 그러나 평소 쓰레기 무단 투기나 불법 덮개 설치로 인해 배수구가 막혀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이는 장마철 끔찍한 수마(水魔)를 불러오는 직격탄이 된다. 이에 광주시는 6월 8일부터 30일까지 약 3주간을 시민 참여형 ‘우리동네 빗물받이 정비 신고 이벤트’ 기간으로 정하고,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인 현장 정비에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 스마트폰 하나로 안전 지킴이 동참… 간편한 신고 방법
이번 빗물받이 정비 신고 이벤트는 복잡한 절차 없이 시민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대폭 높였다. 동네를 산책하거나 출퇴근을 하는 길에 낙엽, 토사, 담배꽁초 등으로 꽉 막혀 있거나 불법 덮개로 덮여 제 기능을 상실한 빗물받이를 발견하면 즉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공식 누리집에 접속해 광주지역 내 불량 빗물받이 현장 사진과 위치를 등록하여 신고하면 된다. 신고가 완료되면 접수번호가 발급되는데, 이 신고번호와 경품 발송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별도로 마련된 온라인 이벤트 페이지(naver.me/GT44eJCj)에 제출하면 이벤트 응모가 최종 완료된다. 시민의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신고 하나가 관련 부서로 즉각 전달되어 신속한 정비 작업으로 이어지게 되는 시스템이다.
■ 시민 참여 독려하는 소소한 혜택, '안전꾸러미' 눈길
광주시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소박하지만 실용적인 혜택을 준비했다. 이벤트 기간 내에 정상적으로 신고 및 응모를 마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진행해 총 35명에게 특별 제작된 ‘안전꾸러미’를 경품으로 증정할 계획이다.
이 안전꾸러미는 여름철 일상생활이나 야외 활동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안전 및 위생 용품들로 알차게 구성되었다. 위급 상황 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휴대용 경보기를 비롯해, 야외 활동의 필수품인 ▲모기 기피제, 가벼운 상처에 대처할 수 있는 ▲미니밴드, 그리고 개인위생을 위한 ▲칫솔·치약 세트 등이 담겨 있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이미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산불, 해빙기 붕괴, 어린이 안전사고, 축제 인파 밀집 등 봄철에 발생하기 쉬운 위험 요소를 타깃으로 한 ‘봄철 재난·안전 집중신고제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40명의 시민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등 시민 참여형 안전 문화 확산에 톡톡한 재미를 본 바 있다.
■ 사후 약방문 대신 '사전 예방'… 광주시의 촘촘한 안전망
이번 빗물받이 정비 신고 캠페인은 단순히 시설물을 고치는 행위를 넘어, 시민 스스로가 내 동네의 안전을 직접 책임지고 감시한다는 성숙한 안전 의식을 뿌리내리게 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관할 구청의 제한된 인력만으로는 도심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수만 개의 빗물받이를 24시간 감시하고 정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시민들의 제보야말로 재난을 막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김준영 광주광역시 시민안전실장은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도심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첫 번째 방법은 막힌 빗물받이를 뚫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실장은 “행정 기관의 노력뿐만 아니라 생활 주변의 위험 요소를 시민 여러분이 매의 눈으로 직접 살피고 선제적으로 신고해 주시는 것이 재난 예방의 핵심”이라며, “안전한 광주를 만들기 위한 이번 우리동네 빗물받이 정비 신고 이벤트에 시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사후 약방문식 복구가 아닌, 촘촘한 그물망 감시로 침수 피해를 원천 차단하려는 광주시와 시민들의 따뜻한 협력이 올여름 수마를 이겨낼 든든한 방패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