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송 행사’ 불참 정청래…하루 뒤 이재명 대통령 향해 꺼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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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 대통령 유럽 순방 출국 환송 자리 불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민심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 환송 행사에 불참했던 정 대표는 하루 뒤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순방을 언급하며 “국익 외교, 실용 외교의 지평을 열고 금의환향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원내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원내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 뉴스1

정 대표의 발언은 지방선거 평가를 둘러싼 당청 간 미묘한 온도 차가 주목받는 가운데 나왔다. 민주당은 전국 단위로는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해왔지만,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소한 승리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정 대표도 이날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한발 낮은 자세를 보였다.

“더 겸손하게”…지방선거 평가 낮춘 정청래

정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항상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다각도로 살피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그는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비판과 질책도 겸허히 받들어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 대표는 선거 다음 날인 지난 4일 “전국적으로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다만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했다. 민주당의 전체 승리 기조를 강조하면서도, 서울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함께 드러낸 발언이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평가는 더 엄격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 국민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말했다. 이어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고 하면 문제가 다르다”며 “최소한 승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6·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한 것은 잘했다, 못한 것은 못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 성찰할 것은 성찰하겠다고 공과를 냉철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직후와 비교하면 표현은 한층 신중해졌다. ‘큰 승리’보다 ‘민심의 경고’와 ‘겸허한 평가’에 무게를 둔 셈이다.

호남·새만금 공약도 언급…“실제 성과로 보여드리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 뉴스1

정 대표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내건 지역 공약 이행도 강조했다.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약속한 정책은 실제 성과로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그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 앞에 약속드린 공약을 실제적인 성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만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호남 관련 공약을 직접 거론했다. 정 대표는 “호남발전특위에서 쏟아부은 호남발전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또 전남·광주 통합에 따른 지원 정책도 확실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이어 “전북 새만금 개발을 위한 투자 및 지원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당에서 잘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전반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수도권과 일부 전략 지역 결과를 두고 내부 평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가 평가위원회와 백서 발간을 재차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핵심은 두 갈래다. 선거 결과에 대한 냉정한 진단, 그리고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의 이행이다. 정 대표는 이날 두 메시지를 동시에 냈다.

전날 환송 행사 불참…하루 뒤 이 대통령 순방에 “금의환향 바라”

대통령 환송 불참 질문받는 정청래 대표 / 뉴스1
대통령 환송 불참 질문받는 정청래 대표 / 뉴스1

이날 발언에서 또 하나 주목된 대목은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언급이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역대급 외교 역량과 성과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높은 신망을 쌓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유럽 순방에서도 국익 외교, 실용 외교의 지평을 열고 금의환향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전날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 환송 행사에 불참한 뒤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순방 출국 환송 행사에 불참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선거관리위원회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둬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대표의 잠재적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총리가 환송 행사에 참석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다.

정 대표의 이날 메시지는 불참 논란을 직접 해명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대신 순방 성과에 대한 기대와 덕담을 공개적으로 내며 당정 간 불필요한 해석을 차단하려는 성격으로 읽힌다.

발언 수위도 비판보다는 지원에 가까웠다. “국익 외교”, “실용 외교”, “금의환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 대통령의 순방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 벨기에·EU 정상회담…유럽 외교 본격화

G7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 순방 일정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멜스브루크 군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G7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 순방 일정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멜스브루크 군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10일 현지시간으로 벨기에, 유럽연합과 연쇄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먼저 이 대통령은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이어 필립 국왕을 면담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벨기에와의 첫 정상 간 만남이다. 양국은 무역 증진과 중소기업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벨기에는 EU 제2의 항구인 앤트워프를 중심으로 물류 산업이 발달한 국가다. 화학·바이오 클러스터도 강점으로 꼽힌다. 청와대는 벨기에가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로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도 정상회담을 갖는다. EU와의 양자 외교를 위해 한국 대통령이 브뤼셀을 찾은 것은 8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회담에서는 세계 최대 무역 블록인 EU와의 경제 교류 강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마약, 테러, 초국가 범죄 등 안보 분야 협력 확대도 논의된다. 한반도와 중동 정세, 에너지·광물 공급망 관련 공조 방안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의 이날 발언은 지방선거 평가와 대통령 순방 메시지가 함께 담긴 자리였다. 선거 결과를 두고는 자세를 낮췄고, 순방을 두고는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전날 환송 행사 불참으로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했던 만큼, 하루 뒤 나온 “금의환향” 발언은 당정 관계를 둘러싼 불필요한 파장을 줄이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