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이런 곳이?… 바다 위 절벽 따라 걷는 아찔한 ‘트레킹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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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준한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도보 여행길

제주도 본섬에서 북쪽으로 약 45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는 섬들의 왕국이 존재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속하지만 지리적으로는 전남과 제주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독특한 섬 문화를 간직한 추자도는 낚시꾼들의 은밀한 성지로도 통한다. 최근에는 험준한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강렬한 도보 여행길이 등산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주 추자도 나바론하늘길./ 제주 공식 블로그, AI
제주 추자도 나바론하늘길./ 제주 공식 블로그, AI

푸른 바다 한가운데 솟구친 수직 절벽의 능선을 타고 걷는 나바론하늘길의 이름은 이곳을 찾았던 이들의 직관적인 감탄사에서 비롯됐다. 영화 '나바론요새'에 등장하는 지중해의 가파른 암벽 요새를 쏙 빼닮았다고 해 주민들과 낚시꾼들 사이에서 '나바론 절벽'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 시초로 알려졌다.

2016년부터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추자면사무소와 주민들이 힘을 모아 아찔한 기암절벽의 지붕 격인 산의 능선을 따라 도보 탐방로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가파른 능선을 따라 안전 데크와 난간을 설치하고, 숲길과 암릉 구간을 정교하게 이어 붙이면서 일반 여행자들도 하늘을 걷는 듯한 짜릿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도보길이 완성됐다. 해발 130~140미터 안팎의 야산들이 이어지는 짧은 구간이지만, 발아래로 일렁이는 푸른 물결이 압도적인 스릴감을 선사한다.

나바론하늘길의 본격적인 탐방 코스는 상추자도의 대서리 용둠벙에서 시작해 독산, 큰산(142m) 정상을 거쳐 추자도 등대전망대로 약 2.1km 이어진다. 제주 올레길 18-1코스가 추자도를 관통하지만, 이 나바론하늘길 자체는 험준한 지형적 특성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올레길 정규 노선에서는 제외됐다. 전체 코스는 길지 않지만 끝없는 오르막과 내리막 계단, 좁은 가위바위 능선이 굽이굽이 펼쳐지기 때문에 체감하는 난이도는 일반 평지 산책로보다 묵직하다.

제주 추자도 나바론하늘길./ 제주 공식 블로그, AI
제주 추자도 나바론하늘길./ 제주 공식 블로그, AI

트레킹의 출발점인 용둠벙전망대에 올라서면 용둠벙 바다 너머로, 층층이 쌓인 시루떡 모양의 퇴적암 절벽이 거대한 칼날처럼 솟아오른 모습을 띠고 있다. 한쪽으로는 수평선 끝까지 막힘없이 뻗어 나간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다른 한쪽으로는 붉고 파란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포구 마을의 전경이 대조를 이룬다.

가장 아찔한 구간은 큰산 정상으로 향하는 '칼날 능선'이다. 양옆이 낭떠러지인 좁은 암릉길을 걷다 보면 바람이 세차게 불 때마다 가드레일을 꽉 붙잡게 만든다. 이후 도착하는 코끼리바위 전망대와 큰산 정상 정자에서는 수많은 무인도와 멀리 하추자도를 연결하는 추자대교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제주 추자도 나바론하늘길./ 제주 공식 블로그, AI
제주 추자도 나바론하늘길./ 제주 공식 블로그, AI

추자도는 육지와 제주 본섬 사이의 망망대해에 홀로 떨어져 있다. 따라서 사전에 배편과 날씨를 확인해야 한다.

추자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크게 제주항에서 출발하는 노선과 전남 목포, 완도, 진도 등 육지 항만에서 출발하는 노선으로 나뉜다. 육지에서 출발할 경우 진도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입도할 수 있다.

섬 내부 교통은 여객선 도착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추자도 전용 공영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1시간 간격으로 왕복하는 버스를 타면 대서리 상추자항에서 신양항까지 약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구글지도, 추자도 나바론하늘길
추자도. / 제주 공식 블로그, AI
추자도. / 제주 공식 블로그, AI
추자도.  / 제주 공식 블로그, AI
추자도. / 제주 공식 블로그, AI

추자도는 행정구역상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추자면에 속하지만 생활권과 문화 등은 전남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상추자도, 하추자도, 추포도, 횡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군도로, 전체 면적은 약 7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제주 본섬에서 북쪽으로 약 45km, 전남 완도에서는 남쪽으로 약 35km 떨어져 있어 전남과 제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주민들의 억양이나 사투리는 제주어보다는 전라도 방언에 훨씬 가까우며, 전통 가옥의 형태나 식문화 역시 남도 지방의 색채가 강하게 배어 있다.

추자도 군도의 중심축을 이루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는 1972년 최초로 건설된 연도교를 통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였다. 초기 다리가 태풍으로 파손된 이후 1995년 새롭게 개통된 현재의 추자대교는 길이 212m의 장엄한 교량이다.

과거 추자도는 한반도 본토와 제주를 잇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해왔다. 고려 시대부터 탐라(제주)로 향하는 배들이 순풍을 기다리며 머물던 곳으로, 조선 시대에는 영암군에 속했다가 완도군을 거쳐 1914년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제주에 편입됐다. 과거에는 벼농사가 불가능한 척박한 환경 탓에 어업이 주민들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으나, 현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참조기(민어과의 바닷물고기) 가공 및 유통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겨울철 추자도를 지배하는 또 다른 주인공은 대삼치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추자도 바다는 몸길이 1미터가 넘는 거대한 삼치들이 출몰하는 어장으로 변모한다. 일반적인 삼치 구이와 달리 추자도에서는 갓 잡아 올린 부드러운 삼치 살을 두툼하게 썰어 묵은지와 김, 특제 양념장과 함께 싸 먹는 삼치회가 겨울철 별미로 손꼽힌다. 멸치 액젓 또한 추자도의 숨은 효자 상품으로, 매년 봄 상추자항과 하추자항에는 멸치를 가득 실은 어선들이 드나들며 섬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구글지도, 추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