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세월호 생존자 사망,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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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후 세월호 생존자가 남긴 트라우마의 현실
생존의 짐, 죄책감으로 고통받는 생존자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날의 비극이 남긴 깊은 상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시 참사의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되었던 한 생존자가 오랜 시간 트라우마와 사투를 벌인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사회에 커다란 슬픔과 함께 묵직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세월호 참사 생존자 A씨의 안타까운 비보를 접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구 트위터)를 통해 고인을 향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참담하고 괴로운 마음"이라며 운을 뗀 뒤,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인이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살아내셨을지 감히 헤아리기조차 어렵다"며 비통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남들에게는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하게 여겨지는 일상들이 고인에게는 얼마나 커다란 도전이자 치열한 노력의 과정이었을지에 대해 언급했다.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을 준비하며, 누군가와 연애를 하는 등 보통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고인이 감당해야 했을 무수한 심적 고통을 위로한 것이다. 또한,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에도 곁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괜찮은 척 견뎌왔을 고인의 고독한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안타까워했다.
흔히 시간이 흐르면 상처가 옅어진다고 말하지만, 재난의 기억과 상처는 단순히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저절로 치유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아픔을 제대로 치유하거나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채 그저 고통을 가슴 깊이 억누르며 살아가는 사회는 결국 그 이면에서 심각한 부작용과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마음의 내상 역시 오랜 시간 적절한 보살핌 없이 방치될 경우,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게 곪아 터지고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생존자들을 돕기 위한 모든 가용한 방안과 대책을 아낌없이 강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참사의 생존자들은 물론, 지금까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더욱 세심하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동안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충분하지 못했던 책임을 이제라도 반드시 온전히 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과 남겨진 유가족들을 향해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조롱과 모욕적인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철저히 수사할 것임을 천명했다. 타인이 겪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 온전히 공감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그 상처를 다시금 후벼 파고 그 위에 기름을 붓는 잔인한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동시에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홀로 아픔을 견뎌내고 있을 또 다른 생존자들을 향해 간절하고도 따뜻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지난 12년이라는 세월 동안 피해자들을 2014년 4월 16일이라는 그 통렬한 시간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게 만든 점에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너무나도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이번 비보는 유경근 전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지난 21일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고인 A씨의 부고 소식을 알리면서 세상에 전해졌다. 유 전 위원장은 "결국 A씨가 안산하늘공원에 먼저 가 있는 친구들의 곁으로 떠나게 되었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를 바라볼 때 눈에 보이는 희생자와 유가족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생존 학생들과 구조 활동에 참여했던 민간잠수사들 역시 동일하게 깊은 내상을 입은 피해자라는 엄연한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유 전 위원장은 생존 학생들이 오랜 세월 동안 홀로 짊어지고 감당해 내야 했던 극심한 심리적 중압감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언급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흔히 위로의 뜻으로 건네는 "먼저 간 친구들의 몫까지 악착같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식의 말들이 실제 생존자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표현을 부디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생존 학생들은 자신만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형용할 수 없는 깊은 죄책감과 스스로를 자책하는 마음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며, 이로 인해 남들에게는 당연한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매 순간 버겁고 고통스러운 일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떠나간 고인을 바라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의 시선을 피해 숨어서 소리 없이 아파하고 있을 또 다른 생존 학생들의 모습이 겹쳐 보여 마음이 무겁다면서, 참사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생존자들의 아픔과 내면에 대해 우리 사회가 더욱 따뜻한 관심과 정교한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에 유명을 달리한 고인은 지난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에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되었던 172명의 생존 학생 중 한 명이었다. 참사 이후 고인은 가슴속에 묻은 희생된 친구들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정신적으로 매우 고되고 힘겨운 나날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유가족 역시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 이후 자녀가 겪어야 했던 심리적 충격과 고통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음을 밝히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