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과학자 전용 AI 워크벤치 '클로드 사이언스'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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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 이상 과학 DB·도구 통합… 새 모델 아닌 기존 클로드 기반,
에이전트 분업·최대 3만 달러 연구 지원 포함

앤트로픽(Anthropic)이 6월 30일(현지시각) 과학 연구자와 제약업계를 겨냥한 새 제품 '클로드 AI 포 사이언스(AI for Science)'를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포 AI4S(AI for Science) 브리핑 행사에서 발표된 이 제품은 기존 클로드(Claude) 모델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연구자들이 하나의 환경에서 계산 연구를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 워크벤치(workbench)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발표 현장에서 "생물학은 코드만큼 단순하거나 깔끔하지 않지만 이 분야에서도 그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복잡성을 그 전체적인 복잡성 속에서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범용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모델이 아닌 워크플로우 제품... 앤트로픽의 전략 전환
클로드 사이언스의 핵심 전략은 '새 모델'이 아니라 '워크플로'다. 앤트로픽은 이 제품이 생물학에 더 특화된 고성능 모델이 아니며, 오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기존 클로드 모델(클로드 오푸스 4.8 포함)을 동일하게 실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출시는 앤트로픽이 단순 모델 제공자에서 벗어나 특정 산업의 운영 레이어(operating layer)를 장악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다.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소프트웨어 개발의 운영 레이어가 됐듯, 클로드 사이언스는 과학 연구 영역에서 같은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이 제품은 앤트로픽이 2025년 10월 내놓은 '클로드 포 라이프 사이언시스(Claude for Life Sciences)'를 토대로 발전시킨 전용 연구 환경이다. 당시 출시가 기존 챗봇에 생명과학 기능을 더하는 수준이었다면, 클로드 사이언스는 연구 전 과정을 전담하는 독립 플랫폼으로 격상됐다.
에릭 카우더러-에이브럼스(Eric Kauderer-Abrams) 앤트로픽 생명과학 총괄은 "클로드 코드,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리가 출시하는 다음 단계의 중요한 제품"이라며 "우리의 사명은 인류의 장기적 웰빙에 기여하는 AI를 개발하는 것이고, 그 가장 큰 기회는 생명과학에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파편화된 연구 환경을 하나로
과학 연구자들은 그동안 펍메드(PubMed), 주피터(Jupyter), R, 클러스터 터미널 등 여러 도구를 번갈아 써야 했다. 데이터베이스마다 스키마(schema)가 달랐고, 파일 형식을 처리하는 전용 파이프라인도 필요했다. 클로드 사이언스는 이 파편화된 환경을 하나의 연구 공간으로 통합한다.
유전체학(genomics), 단일세포(single-cell), 단백질체학(proteomics), 구조생물학(structural biology), 화학정보학(cheminformatics) 등을 위해 사전 구성된 60개 이상의 스킬과 커넥터를 제공한다. 맥OS·리눅스 로컬 환경은 물론 SSH나 HPC(고성능 컴퓨팅) 로그인 노드를 통한 원격 접속도 지원해, 주피터 노트북처럼 이미 작업하던 환경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다. 민감한 데이터는 실험실 인프라 밖으로 전송하지 않아도 되며, 클로드 모델에는 실제로 필요한 컨텍스트만 전달된다.
에이전트 분업 구조와 재현 가능한 아티팩트
클로드 사이언스는 코디네이팅 에이전트(coordinating agent)가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맡는 구조다. 이 에이전트는 세부 작업을 처리할 서브 에이전트를 생성하거나, 사용자가 자신의 연구에 맞게 직접 구축한 전문가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넘길 수 있다. 프로젝트 리드가 업무를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연구 결과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리뷰어 에이전트(reviewer agent)도 탑재됐다. 이 에이전트는 인용 문헌과 계산을 검토해 오류를 표시하고 수정한다. AI 보조 글쓰기가 늘면서 허위 인용과 검증 불가 통계가 논문에 섞이는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기능이다. 다만 앤트로픽도 인정하듯, 기저에 있는 것은 동일한 클로드 모델이 스스로를 검사하는 구조여서 완전히 독립적인 '진실의 원천(source of truth)'으로 보기는 어렵다.
재현성(reproducibility) 측면도 핵심이다. 클로드 사이언스는 3D 단백질 구조, 게놈 브라우저 트랙, 화학 구조식 같은 과학적 아티팩트를 생성 코드와 함께 만든다. 각 아티팩트에는 결과물을 만든 정확한 코드와 실행 환경, 생성 과정에 대한 평문 설명, 전체 메시지 내역이 함께 기록된다. 연구자가 자연어로 그래프 수정을 지시하면 에이전트가 기저 코드를 직접 편집한다. 컴퓨팅 자원은 단일 GPU부터 수백 개 GPU까지 확장할 수 있다.
엔비디아 협력으로 가속 컴퓨팅 통합... 글로벌 제약사 공략
클로드 사이언스는 엔비디아(NVIDIA)의 바이오네모 에이전트 툴킷(BioNeMo Agent Toolkit)과도 연동됐다. 이 툴킷은 엔비디아가 가속화한 연산 기능을 호출 가능한 스킬 형태로 패키징해, 클로드 사이언스가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고 입력값을 준비해 워크플로를 실행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에보 2(Evo 2), 볼츠-2(Boltz-2), 오픈폴드3(OpenFold3) 같은 가속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상위 20개 제약사 중 18곳이 엔비디아 바이오네모를 사용하고 있다. 연구자는 유전체 서열 분석, 단백질 구조 예측, 잠재적 결합 물질 설계 같은 작업을 자연어로 설명하는 것만으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