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 상황... 중국에선 200만명 대피, 한국은 100%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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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나 중국 저장성 상륙한 태풍 바비
제9호 태풍 '바비'가 간밤에 중국 동부 저장성에 상륙했다. 앞서 중국 남부를 휩쓴 태풍 '마이삭'의 폭우로 이미 39명이 숨진 가운데 바비의 북상에 대비해 중국 전역에서 약 200만명이 자택을 떠나 대피했다. 바비는 대만 북부 해상을 거쳐 중국으로 향하면서 한반도 직접 영향권은 벗어났다.

중국 국영매체와 중신사(中新社) 등에 따르면 바비는 전날 오후 11시20분쯤 저장성 타이저우 위환시 칸먼 부근 해안에 상륙했다. 상륙 당시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0m(13급), 중심 최저기압은 955h㎩였다. 기상 당국은 바비가 상륙 후 북서쪽으로 이동하며 세력이 점차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비 상륙에 앞서 중국은 이미 큰 인명 피해를 봤다.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에서는 앞서 상륙한 미삭이 기록적 폭우를 쏟아내면서 강이 범람하고 저수지 댐이 무너졌다. 난닝시 방재당국은 9일 브리핑에서 광시 지역 사망자가 39명, 실종자가 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6명은 헝저우시 류란(六蓝) 저수지 댐 일부가 붕괴하면서 도심으로 흙탕물이 쏟아져 목숨을 잃었다고 딩웨이 난닝시 부시장은 설명했다. 딩 부시장은 물이 빠지고 있으나 향후 이틀간 일부 지역에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광시 구이강시에서는 군 구조대가 물에 갇혔던 학생과 교직원 1만여명을 배로 구조했다. 관영 CCTV 화면에는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은 학생들이 물에 잠긴 학교 건물에서 보트에 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구조 작업에는 보트 5700여척과 드론이 투입됐고, 약 13만명이 대피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저장성에서는 171만6000명 이상이 자택에서 대피했다. 학교와 직장에 휴교·휴무령이 내려졌고 항공편 400여편과 열차 수십편의 운행이 취소됐다. 저장성은 11일 오전 방재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인 1급으로 올렸다. 상륙 전날 타이저우 원링시 석당진 해안에서는 3층 건물 높이의 파도가 밀려들었다.
인접한 푸젠성에서는 13만명 이상이, 상하이 해안·고위험 지역에서는 약 3만4000명이 대피했다. 베이징에서도 폭우 예보에 따라 9만5657명이 대피했으며, 미윈 저수지는 홍수에 대비해 방류량을 늘렸다. 중국 정부는 저장성과 푸젠성의 태풍 대비와 구조·구호를 지원하기 위해 중앙 재난구호기금 4000만위안(약 590만달러)을 배정했다.

바비는 지난 6일 미국령 괌과 사이판 등 북마리아나제도를 강타한 뒤 태평양을 가로지르며 한때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초속 58m에 이르던 '슈퍼 태풍'에서 '태풍'으로 세력이 약해졌다. 미국령 태평양 섬을 덮친 4월 이후 두 번째 슈퍼 태풍이었다.
대만에서는 북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1만4000여명이 대피했고, 정전으로 17만여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대만 소방당국은 빗길에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다친 부상자가 11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기상서(CWA)는 북부 전역에 극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고 최대 1m에 이르는 강우량을 예보했다. 국제선 920편과 국내선 282편이 취소되면서 수도 타이베이 외곽의 타오위안 국제공항은 사실상 마비됐다.
앞서 일본 오키나와 일대에서는 1만8000여가구가 정전됐고, 항공편 200여편이 결항됐다. 미야코 지역의 피해가 가장 컸다.
필리핀에서는 바비가 계절풍(몬순)을 강화하면서 쏟아진 폭우로 산사태가 잇따라 최소 17명이 숨졌다. 남부 사랑가니주 말라파탄에서 산사태로 10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으며, 라나오델수르주 칼라노가스에서도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키드논주에서는 2명이 물에 휩쓸려 숨졌다. 당국은 남부를 중심으로 약 1만1000명을 대피시켰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예상 경로대로 대만 북부 해상을 지나 중국 동부로 이동해 한반도에는 직접 상륙하지 않았다. 다만 기상청은 태풍이 남쪽 해상에서 끌어올린 다량의 수증기가 한반도 부근 장마전선(정체전선)을 자극하면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고, 제주와 남해 먼바다에는 너울과 강풍 등 간접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해양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해수면 온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따뜻한 바다는 열대 폭풍에 더 많은 수분을 공급해 세력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