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두둑해진 보성군민, '돈 쓰는 맛' 살릴 97가지 묘수
작성일
김철우 군수 주재 릴레이 난상토론… 매월 20만 원 쏟아지는 기본소득, 지역경제 선순환 마중물로

단순한 현금성 복지를 넘어, 지역이라는 거대한 저수지에 막대한 자금을 풀어 메말랐던 골목상권 구석구석까지 생명수를 공급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핵심은 단연 '어디서, 어떻게 돈을 쓰게 만들 것인가'이다.
주민들의 손에 쥐어질 막대한 기본소득이 지역 내에서 활발하게 회전하며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보성군 전체가 전방위적인 소비 생태계 개조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 지갑은 두둑하게, 소비는 편리하게… 기본소득의 딜레마 깨기
보성군에 따르면, 민선 9기 김철우 군수의 1호 핵심 공약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오른다.
이 사업은 오는 2026년 8월부터 이듬해인 2027년 12월까지 장장 18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자격 요건을 충족한 실거주 군민 모두에게 1인당 매월 20만 원씩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정책이다. 기본소득 15만 원에 군비로 5만 원을 더 얹어 주민들의 체감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급 방식이 현금이 아닌 '보성사랑상품권' 형태의 카드 포인트로 이루어지다 보니,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딜레마에 부딪혔다. 도심과 달리 농어촌 지역 특성상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만한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식당이나 마트를 가기 위해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정책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에 보성군은 지난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김철우 군수의 직접 주재하에 전 부서장이 머리를 맞대는 '농어촌 기본소득 소비처 발굴 회의'를 전격 개최하고 본격적인 해법 찾기에 나섰다.
◆ "찾아가는 마트부터 퀵배송까지" 폭발하는 97개의 기발한 상상력
이번 난상토론 성격의 릴레이 회의에서는 기존의 탁상행정을 완전히 벗어던진 파격적이고 실효성 높은 아이디어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사흘간 도출된 생활밀착형 소비처 발굴 아이디어만 무려 97건에 달한다. 이는 단순히 기존 상점들의 매출을 올려주자는 일차원적인 접근을 넘어, 주민들의 삶의 질 자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참신한 서비스 모델 창출에 방점이 찍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나 상가 밀집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면 단위 외곽 지역 주민들을 배려한 맞춤형 서비스들이다. 생필품을 가득 싣고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는 '이동식 만물 점포' 운영부터 시작해, 지역 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나 일상용품을 문 앞까지 신속하게 전달하는 '생활 물류 및 공동 배송 네트워크' 구축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농번기 일손 부족을 돕거나 무거운 짐을 옮겨주는 '인력 대행 서비스', 이·미용 및 집안 수리 등 다채로운 '사회 서비스 확대' 방안까지 망라되었다. 기존에 단일 품목만 팔던 영세 업체들이 업종을 복수로 추가 등록해 마치 대형 백화점처럼 다양한 물건을 한곳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유도하자는 기발한 제안도 큰 호응을 얻었다.
◆ 2,700여 개 훌쩍 넘긴 가맹점, 숨겨진 골목상권까지 100% 깨운다
현재 보성군 내 보성사랑상품권 가맹점 수는 7월 10일 기준으로 2,707개소에 이른다. 인구 규모 대비 적지 않은 숫자지만, 매월 수십억 원의 자금이 일시에 쏟아지는 상황을 감당하고 주민들에게 완벽한 소비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군의 자체적인 냉철한 분석이다.
이에 따라 보성군은 회의에서 도출된 97건의 금쪽같은 아이디어들을 단순히 탁상 위 검토로 끝내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즉각적으로 관련 법령 및 제도적 충돌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현장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부터 유형화하여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로 구현할 역량 있는 민간 기업 및 지역 자생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대대적인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여 아직 상품권 가맹에 참여하지 않은 잠재적 업체들을 모조리 제도권 내로 편입시킨다는 구상이다.
◆ 18개월의 골든타임, '돈이 도는' 보성형 자생적 경제 생태계 완성
이 모든 과정의 최종 종착지는 결국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기본소득이 단 1원도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오롯이 보성군 내부에서 빙글빙글 도는 '완벽한 자생적 선순환 경제 생태계'를 완성하는 데 있다. 18개월이라는 시범사업 기간은 보성군의 낡은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뒤바꿀 수 있는 절대적인 골든타임이다.
회의를 직접 이끌며 부서 간의 칸막이를 없앤 김철우 보성군수는 현장에서 강력한 어조로 공직자들의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김 군수는 "우리가 쏘아 올린 기본소득이라는 막대한 에너지가 지역 상권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는 진정한 선순환 경제로 폭발하기 위해서는, 군민들이 눈치 보지 않고 기분 좋게 지갑을 열 수 있는 매력적인 소비처를 최대한 넓고 촘촘하게 확장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군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다채로운 소비 채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번에 쏟아진 97개의 보석 같은 아이디어들이 서류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현장 사업으로 강력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대한민국 농어촌 복지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보성군의 담대한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전국 지자체의 시선이 보성으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