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몰리는 고객 잡으려는 은행들, 급기야 '이자 10%' 적금 등장
작성일
맞춤형 금융상품으로 달라진 은행권 고금리 전쟁
은행들이 앞다투어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등락이 반복되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자금이 다시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도 이를 기회로 삼아 최고 연 10% 안팎의 고금리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고객 유치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기간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증시에 뛰어들었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원금 손실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다시 예금과 적금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은행권도 이 같은 흐름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시장금리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예금 금리는 점차 오르는 추세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연 3%대 중반까지 올라왔고, 저축은행권에서는 연 4%를 웃도는 상품도 등장했다.

단순히 금리만 높이는 경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최고 금리 자체를 내세웠다면 최근에는 고객의 연령과 생활 방식, 자금 운용 목적에 맞춘 맞춤형 금융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소액 비상금을 관리하려는 직장인부터 자녀를 둔 부모,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한 상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웰컴저축은행은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연 4.3%까지 인상했다. 기존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또한 걸음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웰컴워킹적금'을 운영하며 최고 연 8%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건강관리와 재테크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젊은 고객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무주택자를 위한 '마이홈정기적금'을 통해 기본 연 4%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8%를 제공한다. 미성년 자녀를 위한 '아이적금' 역시 최고 연 7.1% 금리를 적용해 자녀 교육비와 목돈 마련 수요를 겨냥했다.
OK저축은행은 하루만 돈을 맡겨도 약정 이자를 받을 수 있는 'OK짠테크통장Ⅱ'를 운영 중이다. 50만원 이하 구간에는 최고 연 7% 금리를 제공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OK우리아이통장'은 복잡한 우대 조건 없이 연 2.5% 금리를 적용한다.
시중은행들도 특화 상품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아동수당 수령 등 육아 관련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10% 금리를 받을 수 있는 'KB아이사랑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달리기 누적 거리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KB달리자적금'은 최고 연 7.2%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운동과 저축을 결합한 상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그룹 통합 플랫폼 출시를 기념해 별도 우대 조건 없이 가입 가능한 '신한 My플러스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1년 만기 기준 연 3.1% 금리를 제공해 복잡한 조건을 싫어하는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하나은행은 다자녀 가구와 신규 고객, 장기 미거래 고객, 국가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우대금리를 운영하고 있다. 상품에 따라 최고 연 6~10%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빙고 적금'은 급여이체와 카드 사용, 자동이체 등 평소 금융생활을 우대 조건과 연결했다. 여러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10% 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NH농협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 'NH올원더풀행복동행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연금 입금과 카드 이용 실적 등을 충족하면 최고 연 3.8% 금리를 받을 수 있어 노후 자금 관리 수단으로 활용된다.
지방은행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BNK부산은행은 지수 연동형 정기예금을 확대하며 원금을 보전하면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최고 연 6.1%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굿스타트예금'과 'KJB주거래우대예금'을 통해 최고 연 3.83% 금리를 제공하며 중도 일부 해지가 가능한 기능도 제공한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고금리 상품을 앞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26주적금'은 소액으로 시작해 저축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상품으로 최고 연 6% 금리를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자녀 대상 '마이키즈 적금'과 매일 다른 금리를 제공하는 '궁금한 적금'을 통해 최고 연 6~8%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토스뱅크 역시 자녀 명의의 '아이적금'과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를 위한 '태아적금'을 운영하며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한다.

고수익에 따르는 위험도 반드시 살펴야
다만 높은 금리만 보고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저축은행 상품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대신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신용도가 낮은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이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건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일부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저축은행이 곧바로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아 원금과 이자를 합해 금융회사 한 곳당 1인 기준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는 여러 금융회사에 자금을 분산해 예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광고에서 제시하는 최고 금리는 대부분 여러 우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급여이체, 카드 사용, 자동이체, 앱 이용, 걸음 수 달성 등 다양한 조건이 붙는 만큼 실제 가입 전에는 기본금리와 우대금리 적용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