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태도,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잘못”…‘한국 국대 출신’ 작심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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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할 때, 무릎 꿇고 석고대죄라도 했으면...”

1990년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하석주 아주대학교 감독이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월드컵 성적뿐만 아니라 탈락 이후 기자회견과 귀국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까지 문제 삼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낸 축구계 선배가 공개 석상에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홍 전 감독이 오는 30일 국회 청문회 출석을 준비하는 가운데 축구계 내부에서도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축구인 전체가 욕먹게 해”…하석주의 작심 비판

세계일보에 땨르면, 하 감독은 지난 21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출연해 한국 축구가 처한 현실을 짚었다. 그는 대표팀의 월드컵 실패로 축구인 전체가 비판받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국민 앞에 얼굴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창피하다고 말했다.

발언 수위가 가장 높아진 대목은 홍 전 감독의 인터뷰 대응을 언급할 때였다. 하 감독은 “솔직히 선배로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잘못한 게 맞다”고 직격했다.

이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인터뷰와 대응을 제대로 도와줄 사람이 없었는지 안타깝다며, 한 사람이 여론에 의해 매장되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취지의 우려도 함께 나타냈다. 비판의 화살을 홍 전 감독 개인에게만 돌리기보다 대한축구협회의 대응 체계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홍 전 감독 향해 쓴소리 날린 하석주 / 뉴스1
홍 전 감독 향해 쓴소리 날린 하석주 / 뉴스1

자신의 1998년 퇴장 떠올린 하석주…“석고대죄했어야”

하 감독은 자신의 쓰라린 월드컵 경험도 꺼냈다. 그는 1998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국 축구 월드컵 사상 첫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후 백태클로 퇴장당했고, 한국은 1-3으로 역전패했다.

당시 거센 비판을 받았던 하 감독은 귀국 자체가 두려울 정도였지만 차범근 감독과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이 먼저였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실수와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귀국할 때, 무릎 꿇고 석고대죄라도 했으면 지금과 같은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홍 전 감독 역시 귀국 과정에서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논란이 지금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표현은 거칠었지만 핵심은 성적표보다 실패 이후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데 있었다.

하석주 축구감독 / 뉴스1
하석주 축구감독 / 뉴스1

하 감독은 체코전 역전승으로 분위기가 살아난 듯했지만 이후 2연패로 탈락한 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짚었다. 다만 비판받을 부분은 분명히 비판받되, 이후에는 한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없이 떠난 홍명보…성적 넘어 ‘태도 논란’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2패, 승점 3으로 A조 3위에 머물렀다. 32개국이 진출하는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하면서 홍 전 감독은 지난달 말 멕시코 현지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사퇴 방식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홍 전 감독은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팬들이 궁금해한 전술과 선수 기용, 교체 시점, 플랜B 부재 등에 관한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입장문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퇴장하는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비판은 성적에서 태도로 번졌다. 감독은 결과로 평가받지만, 실패한 뒤 어떤 자세로 국민과 팬을 마주하느냐에 따라 마지막 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축구팬들 야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축구팬들 야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귀국 현장에서도 홍 전 감독은 침묵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모인 팬들은 “홍명보 나가”, “연봉 반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북소리와 고성이 뒤섞였다. 취재진이 팬들에게 전할 말이 없는지 물었지만 홍 전 감독은 별다른 답변 없이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귀국 이틀 뒤 미국행…“가족 향한 협박 때문”

홍 전 감독은 귀국 이틀 뒤 가족이 머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출국했다는 비판이 커지자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월드컵 실패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이 감독인 자신에게 있다며 실망과 상처를 안긴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미국행을 두고 제기된 ‘도피 논란’에는 자신과 가족을 향한 협박과 신변 안전 우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을 뿐 결과를 외면하거나 국민을 피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청문회 출석 의사도 분명히 했다. 홍 전 감독은 월드컵 결과를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에 서야 할 사람은 감독인 자신이라며, 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하고 어떠한 질문도 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오는 30일 축구협회 청문회…홍명보 입에 쏠린 시선

미국에 머물던 홍 전 감독은 지난주 귀국해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 열리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위는 홍 전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 1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 8명은 참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청문회는 당초 22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오는 30일로 연기됐다.

홍 전 감독은 현지 기자회견과 귀국 현장에서 질문에 답하지 않아 비판받았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감독 선임 과정부터 월드컵 부진, 전술과 선수 기용, 탈락 이후 대응과 미국 출국 경위까지 여러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하 감독의 쓴소리가 여론의 공감을 얻는 이유도 결국 ‘설명’에 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국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직접 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어떠한 질문도 피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홍 전 감독이 청문회에서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축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