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교생 20명, 북유럽서 문학·5·18 알린 민간 외교관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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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교육청 '북유럽 딥다이브' 성료… 안데르센 박물관 한글 책 기증 등 눈길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광주통합특별시 소속 고등학생들이 훌쩍 바다를 건너 북유럽 무대에서 한국 문학의 우수성과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알리는 뜻깊은 족적을 남겼다.
광주지역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일대에서 ‘2026 책으로 세계로 북유럽 딥다이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광주지역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일대에서 ‘2026 책으로 세계로 북유럽 딥다이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단순한 해외 문화 탐방을 넘어, 현지 박물관에 비치되지 않은 한국어 도서를 직접 기증하고 현지 학생들과 교류하는 등 주도적인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교육감 김대중)은 지난 22일부터 31일까지 8박 10일의 일정으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 일대에서 ‘2026 책으로 세계로 북유럽 딥다이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기획된 이번 탐방에는 치열한 사전 독서와 토론 과정을 거쳐 선발된 광주 지역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0명이 참여했다.

◆ 덴마크 안데르센 박물관에 채워 넣은 '한글 동화책'

학생들의 첫 번째 목적지는 동화의 아버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숨결이 살아있는 덴마크 오덴세였다. 이곳에 위치한 안데르센 생가와 박물관을 방문한 학생들은 '미운 오리 새끼', '인어공주' 등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작품 속에 담긴 인간 소외 현상과 자아 발견의 철학적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빛나는 주도성이 돋보였다. 박물관 내부 전시실에 수많은 국가의 언어로 번역된 안데르센 동화책이 전시되어 있었으나, 유독 한국어판 도서가 빠져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한국에서 미리 정성껏 준비해 간 한국어판 안데르센 동화책을 박물관 측에 직접 기증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탐방에 참여한 광주여고 임수민 학생은 “여러 나라의 언어로 된 책들 사이에 우리말 책만 보이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 기증을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북유럽에 널리 알린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하다”고 벅찬 소회를 전했다. 아울러 학생들은 코펜하겐 시청 광장 한복판에서 광주의 자랑스러운 5·18민주화운동이 가진 평화와 인권의 정신을 알리는 역동적인 플래시몹을 선보여 현지인들과 전 세계 관광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 노르웨이 대자연 속에서 배운 보편적 인권과 평화

두 번째 방문국인 노르웨이에서는 웅장한 대자연과 깊이 있는 문학적 성찰이 어우러졌다. 수도 오슬로에 위치한 헨릭 입센 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은 근대극의 확립자인 그의 대표작 '인형의 집'을 주제로 삼아, 시대를 관통하는 여성 해방과 보편적 인권의 가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어 현지 교육 전문가의 특강을 듣고 오슬로대학교, 다이크만 중앙도서관, 노벨평화센터 등을 차례로 탐방하며 북유럽 특유의 선진적인 평화·인권 의식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교실 밖 대자연도 훌륭한 배움터였다. 플롬 산악지역과 피오르, 스타방에르 뤼세피오르 등 빙하가 깎아낸 경이로운 북유럽의 자연환경을 직접 마주한 학생들은 웅장한 풍광을 배경으로 야외 글쓰기와 자작시 낭독 활동을 펼치며 문학적 감수성을 끌어올렸다. 또한, 덴마크에 이어 오슬로대학교 현지에서도 한국 문학의 위상을 알리기 위한 도서 기증 행사를 진행하며 한국 문화 홍보대사 역할을 이어갔다.

◆ K-문학의 위상 전파… 한강 작가 작품 현지 소개

마지막 여정인 스웨덴에서는 미래 과학 기술과 민주주의의 정수를 엿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KTH 왕립공과대학교를 방문해 현직 교수의 수준 높은 특강을 청취했으며, 스톡홀름 국제학교 재학생들과 만나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정을 나누는 뜻깊은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세계적인 지성들의 발자취가 담긴 노벨박물관, 스웨덴 국회의사당, 그리고 아름다운 구시가지인 감라스탄 일대를 탐방하며 과학 발전과 성숙한 민주주의 제도가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학습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체 탐방 기간 동안 학생들은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대한민국 한강 작가의 훌륭한 작품들을 비롯한 다채로운 한국 문학을 현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문학이라는 소프트파워를 매개로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진실과 숭고한 평화·인권 정신을 유럽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 "세계시민으로의 성장 기대"… 성과 공유회 개최 예정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이번 탐방의 값진 경험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조만간 대규모 성과 공유회를 개최하여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의 생생한 활동 결과와 느낀 점을 지역 내 다른 학생들과 널리 나눌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형지영 진로진학과장은 “우리 학생들이 평소 책을 읽으며 품었던 크고 작은 질문들을 세계 문학과 인권 투쟁의 역사적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며 탐구해 나간 이번 과정은, 이들이 편협한 시각을 벗어나 진정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더없이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깊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도 독서와 심도 있는 토론, 그리고 생생한 글로벌 현장 체험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다채로운 융합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지역의 미래 세대들이 더 넓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