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미소 ‘운천사 마애여래좌상’, 국가 보물 승격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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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전기 대형 마애불의 진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정 신청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역의 소중한 불교 문화유산이자 천년의 역사를 품은 서구 쌍촌동 ‘운천사 마애여래좌상(雲泉寺 磨崖如來坐像)’의 가치를 전국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운천사 마애여래좌상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운천사 마애여래좌상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 차원의 보호를 넘어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승격시켜, 통합특별시의 품격을 높이는 핵심 역사문화 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31일, 한국불교태고종 운천사가 소장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시도유형문화유산 ‘운천사 마애여래좌상’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공식 승격 신청했다고 밝혔다.

◆ 신라의 미(美)와 고려의 웅장함이 공존하는 걸작

지난 1974년 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일찌감치 인정받은 운천사 마애여래좌상은 거대한 자연 암반에 정교하게 새겨진 대형 불상이다. 전체 높이 3.61m, 불신(佛身) 높이만 2.45m에 달하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미술사적 연구에 따르면, 이 마애불은 통일신라시대 불상이 보여주는 균형 잡힌 형태미와 우아한 선을 계승하면서도, 불상의 규모를 거대하게 조성하던 고려시대 특유의 ‘거불화(巨佛化)’ 양식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다. 이 때문에 고려시대 전기 불교 조각 사상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매우 귀중한 기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 파손 없는 완벽한 보존 상태와 독창적 수인(手印)

운천사 마애여래좌상이 보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기적에 가까운 보존 상태와 조각 수법의 독창성에 있다. 천년이 넘는 기나긴 세월 동안 비바람이 몰아치는 외부 자연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파손되거나 마모된 부위 없이 처음 조각되었을 당시의 원형을 거의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한, 불상의 두 손을 모아 둥근 형태의 지물(지니고 있는 물건)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있는 독특한 수인(手印·불보살의 깨달음을 손가락으로 맺어 나타내는 모양)은 다른 마애불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이 불상만의 고유하고 독창적인 특징으로, 불교 미술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 국가유산청 엄격한 심의 거쳐 최종 승격 결정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이번 승격 신청에 따라, 운천사 마애여래좌상의 최종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 지정 여부는 향후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 소속 전문가들의 철저한 현지 실사 및 엄격한 검토 과정과 국가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시는 마애불이 지닌 탁월한 예술성과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충분히 입증된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 "통합특별시민 정체성 묶는 인문·문화 자산으로 육성"

이번 보물 승격 추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황인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문화본부장은 “운천사 마애여래좌상과 같은 지역 내 훌륭하고 소중한 문화유산들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새롭게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민들의 역사적 자긍심과 정체성을 하나로 단단하게 묶어주는 훌륭한 매개체”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황 본부장은 “앞으로도 우리 지역에 숨겨진 보석 같은 문화유산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여, 시민 모두가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함께 사는 특별시’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인문·문화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보존 및 활용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천년의 세월을 묵묵히 버텨온 운천사 마애여래좌상이 국가의 보물로 새롭게 태어나 지역 사회에 더 큰 자긍심을 안겨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