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는데…광복절 연휴 뒤 ‘날씨’ 예보에 두 눈 의심
작성일
태풍 소멸 후 저기압 남아 한반도 날씨 요동
이중 열돔 붕괴도 잠시, 다음 주 폭염 재개 예정
태풍과 저기압이 동아시아 기압계를 흔들면서 한반도를 뒤덮었던 ‘이중 열돔’의 세력이 약해졌다. 기록적인 폭염이 한풀 꺾이고 곳곳에 비까지 내리면서 무더위가 끝났다는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광복절 연휴 동안 전국에 비와 소나기가 지나간 뒤 다음 주에는 다시 기온이 오르며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잠시 주춤했던 더위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당분간 비와 폭염이 반복되는 ‘오락가락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흔든 ‘이중 열돔’…극한 폭염 잠시 주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동아시아 곳곳을 훑은 태풍들은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지 않았지만, 주변 기압계를 잇달아 흔들며 국내 날씨에도 영향을 미쳤다.
남중국으로 들어간 제13호 태풍 ‘돌핀’과 일본 중부를 통과한 제15호 태풍 ‘찬홈’이 차례로 소멸하면서 지난 7월 말부터 한반도 상공을 뒤덮었던 이중 열돔 구조도 느슨해졌다. 이중 열돔은 높은 고도에 자리한 티베트고기압과 그 아래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서 겹치는 현상이다. 두 고기압이 강한 하강 기류를 만들고 맑은 날씨를 유지하면서 지표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극심한 폭염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태풍과 저기압이 잇따라 이동한 데다 한반도 북동쪽에 고기압이 자리하면서 두 고기압의 연결이 약해졌다. 동쪽에서 상대적으로 선선한 공기가 들어올 수 있는 기압 배치로 바뀌면서 기록적인 더위도 잠시 주춤했다.

다만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은 태풍이 열돔을 직접 깨뜨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자체의 위치 및 세력 변화가 폭염 완화의 기본적인 배경이며, 돌핀과 찬홈은 이미 변하고 있던 동아시아 기압계를 추가로 흔든 요인에 가깝다.
태풍은 사라졌지만 흔적은 남았다
태풍 찬홈은 12일 오전 일본 부근을 지나며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같은 날 오후 일본 서쪽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했다. 태풍으로서의 수명은 끝났지만 저기압은 남아 동해안으로 동풍을 불어 넣고 있다.
이 저기압의 영향으로 동해안에는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가 나타나고 있다. 찬홈이 한국을 직접 덮치지는 않았지만, 태풍에서 변한 저기압이 국내 날씨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앞서 돌핀은 중국 동부에 상륙한 뒤 내륙 깊숙이 이동해 11일 오전 상하이 서쪽 약 610㎞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다. 태풍은 육지에 들어서면 따뜻한 바다에서 공급받던 수증기와 에너지가 끊기면서 빠르게 힘을 잃는다. 그렇다고 태풍이 남긴 기압계까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돌핀이 약해진 뒤에도 중국 내륙에는 저기압성 순환과 많은 수증기가 남았다. 중국 내륙의 저기압과 일본 서쪽의 찬홈에서 변한 저기압이 한반도 양쪽에 자리하면서 주변 고기압과 바람의 배치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올해 동북아시아에서는 태풍 활동이 유난히 활발하다. 제17호 태풍 ‘낭카’까지 발생하면서 1∼8월 평년 태풍 발생 수인 13.5개를 이미 넘어섰다. 다만 올해 한국에 상륙한 태풍은 아직 없다. 첫 영향 태풍으로 기록된 ‘장미’도 남해 먼바다에만 영향을 미쳤다.
동해안 비 이어지고 내륙에는 소나기
찬홈이 남긴 저기압의 영향으로 14일까지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의 13일 오전 예보에 따르면 강원 동해안·산지에는 10∼50㎜,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에는 5∼40㎜의 비가 예상된다.
울릉도·독도에는 20∼60㎜, 부산·울산·경남 남해안과 경남 동부 내륙에는 13일 5∼30㎜의 비가 내리겠다. 제주도에도 5㎜ 안팎의 비가 예상된다. 내륙에서는 소나기가 잦겠다. 13일 오후부터 저녁 사이 대전·세종·충남 내륙과 충북, 전남 동부 내륙과 전북 동부에는 5∼20㎜의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 대구·경북 내륙과 경남 중·서부 내륙의 예상 강수량은 5∼40㎜다.
14일에는 소나기 구역이 서울·인천·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으로 확대되겠다. 예상 강수량은 5∼40㎜다. 소나기의 특성상 같은 지역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크고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어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바람과 파도도 강하다. 울릉도·독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동해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 해안에는 강한 너울이 밀려올 수 있어 해안가 접근과 시설물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광복절 연휴에도 비…16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광복절인 15일에는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다. 서울·인천·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 충청권, 전라권 내륙, 경상권 내륙에는 오후부터 저녁 사이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15일 내륙의 소나기 예상 강수량은 5∼50㎜다. 짧은 시간에 비구름이 발달하는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연휴 나들이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일요일인 16일에는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북동진하는 저기압이 접근하면서 비구름이 점차 넓어지겠다. 오전 전라권에서 시작한 비는 오후 충청권과 경남 서부로 확대되고, 밤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17일에도 전국에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의 위치와 태풍 등 열대요란의 발생·이동에 따라 강수지역과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연휴 동안 내리는 비는 극심한 더위와 가뭄을 잠시 누그러뜨리는 단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비가 그친 뒤 날씨는 다시 급격히 달라질 전망이다.
비 그친 뒤 다시 찜통…다음 주 폭염·열대야

비가 내린다고 여름 더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13일부터 기온이 다시 오르면서 일부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졌고, 특보 구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13일 낮 최고기온은 26∼34도, 14일은 27∼35도로 예보됐다. 수도권과 충남,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르는 곳이 있겠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광복절 연휴가 끝난 뒤의 날씨다. 다음 주에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드는 날이 많아지면서 무더운 공기가 다시 한반도를 덮을 가능성이 크다. 17∼23일 아침 기온은 22∼26도, 낮 기온은 29∼34도로 평년보다 높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도 33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이번 비는 여름의 끝을 알리는 비가 아니라 더위가 잠시 숨을 고르는 구간에 가깝다. 당분간 태풍과 저기압이 만든 비와 소나기 사이로 기온이 다시 치솟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