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36억 금 사기 피해자들 “피해금 행방 끝까지 추적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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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31명, 피해액 36억여원에 금 438돈 상당
피해자들 “돈 잃은 것도 억울한데 피해금 행방조차 알 수 없어”
판결문ㆍ계좌추적 자료에 피의자 가족 23억7000만원 송금 확인돼
[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지난 2024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금 사기사건 관련, 피해자들이 23억여원의 피해금 행방을 추적해줄 것을 수사당국에 촉구하고 나섰다.
포항 금 사기 사건은 2024년 포항시 북구 모 금방을 운영했던 피의자가 금 구매대금을 주면 금을 사서 1년후 고수익을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사건이다.
피해자 측이 파악한 이 사건 피해자는 약 31명, 피해 규모는 약 36억 6천만 원과 금 438돈 상당에 이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건 피해자인 B 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잃은 돈의 행방을 끝까지 추적해 회수할 수 있는 재산이 있다면 실질적인 피해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해달라고 수사기관에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중 한명인 B 씨는 “피고인들이 처벌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형사재판이 끝난다고 해서 우리가 잃은 돈이 자동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 누군가를 더 처벌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제대로 확인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무엇보다 판결문과 형사기록에 나타난 거액의 가족 간 23억 7천만 원에 달하는 자금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1심 판결문 제15페이지에는 피고인 J모 씨가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아들의 생활비와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용도로도 사용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피해자 측이 파악한 판결문과 계좌추적 관련 자료에는 피고인 J모ㆍB모씨가 2020년경부터 아들 B모씨에게 생활비와 사업자금 등의 명목으로 송금한 금액이 합계 약 23억 7천만 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약 17억 원은 반환된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피해자 수십 명이 수십억원을 잃은 사건에서 판결문에 이 정도 규모의 가족 간 자금이전 내용이 나온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 돈이 어디에서 나왔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송금된 것으로 나타난 약 23억 7천만 원의 최초 출처가 어디인지, 피해자들이 돈을 입금한 시기와 가족에게 자금이 넘어간 시기가 겹치는지, 그리고 반환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약 17억 원이 최종적으로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밝혀달라는 것이다.
B 씨 등 피해자들은 피해자들의 돈이 피고인 측 계좌로 들어온 날짜와 가족에게 돈이 송금된 날짜를 계좌별로 비교하면 두 자금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해당 자금이 부동산이나 주식, 예금 등 다른 재산으로 바뀌었는지, 사업체 설립이나 운영에 사용됐는지 등 최종 사용처도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측은 약 23억 7천만 원 전체가 범죄수익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B 씨는 “우리가 수사기관도 아닌데 어떻게 범죄 여부를 단정하겠느냐”며 “판결문과 금융자료에 나타난 내용을 근거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고, 그래서 국가 수사기관이 객관적으로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해서 정상적인 자금이라고 밝혀지면 그것으로 끝날 문제”라며 “그러나 피해금과 연관성이 확인된다면 그때는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검찰은 피고인 J모씨에게 징역 12년, B모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J씨에게 징역 5년, B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은 원심의 형이 가볍다는 취지로 항소했고 피고인 측도 항소한 것으로 피해자 측은 파악하고 있다.
사건은 현재 대구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항소심에서 단순히 피해액만 따질 것이 아니라 피해자 수와 실제 피해 회복 정도, 피해자들이 사건 이후 겪어온 경제적ㆍ정신적 어려움까지 충분히 고려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B 씨 등 피해자들은 최근 법무부에 가족 간 거액의 자금이전 정황을 확인하고 피해금 또는 범죄수익과의 관련성이 있는지 철저하게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했다.
필요하다면 관할 검찰청 등 실제 수사가 가능한 기관으로 사건을 이송해서라도 자금의 출처와 최종 사용처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사 결과 범죄피해금과 관련된 재산이 발견된다면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신속하게 추적ㆍ보전하고 몰수ㆍ추징 등 가능한 절차를 검토해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으로 연결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피해자들은 대규모 사기사건에서 형사처벌만큼 중요한 것이 범죄로 사라진 돈을 끝까지 추적하는 것이라고 호소한다.
B 씨는 “가해자가 감옥에 가는 것으로 피해자의 삶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는 돈을 잃고 가정과 생활까지 흔들렸는데 돈의 행방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사건이 끝난다면 그 억울함은 누가 풀어주나”라고 말했다.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들이 제기한 약 23억 7천만 원의 가족 간 자금 흐름과 반환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약 17억 원의 행방에 대해 관계기관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