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V4-Flash에 시각기능 얹어 오푸스4.8급 실험 멀티모달 모델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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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가 오푸스4.8급 성능 내는 실험형 멀티모달 모델을 API로 공개했다
이미지 인식 붙인 V4-Flash 파생모델, 일부 벤치마크서는 오히려 앞섰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이미지를 이해하고 행동까지 하는 실험용 인공지능 모델을 새로 내놨다. 항저우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지난 금요일(현지시각) 텍스트 전용 플래그십 모델 V4-Flash에 시각 인식 기능을 더한 V4-Flash-Vision-Exp를 발표했다. 회사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 실험형 멀티모달 모델은 에이전트, 추론, 세계 지식 등 텍스트 능력에서 V4-Flash와 동등한 성능을 낸다”고 밝혔다. 멀티모달 에이전트 능력을 겨루는 시험에서는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상위 모델 클로드 오푸스4.8(Claude Opus 4.8)에 근접한 성능을 보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새 모델은 딥시크 API를 통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실험 모델의 정체 - 새 플래그십이 아닌 “보는 기능”을 더한 파생판
V4-Flash-Vision-Exp는 완전히 새로운 최상위 모델이 아니라 기존 라인업에 시각 기능을 얹은 좁은 범위의 추가 모델이다. 기반이 된 V4-Flash는 지난 4월 더 크고 무거운 V4-Pro와 함께 공개된, 두 모델 중 더 작고 빠른 버전이다. 딥시크는 이번 실험 모델이 V4-Flash의 에이전트 행동, 추론, 일반 지식 등 텍스트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미지 이해 능력만 새로 얹었다고 설명했다.
딥시크는 앞서도 DeepSeek-VL 계열 등 멀티모달·시각 모델을 내놓은 적이 있다. 다만 이번 V4-Flash-Vision-Exp는 회사의 최신 플래그십 시리즈에 처음으로 이미지 해석과 행동 실행 능력을 붙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모델은 API 플랫폼에서 “deepseek-v4-flash-vision-exp”라는 식별자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벤치마크 성적표 - 텍스트는 유지, 시각 과제는 근접하거나 역전
딥시크가 공개한 수치는 V4-Flash-Vision-Exp, 기존 텍스트 전용 모델 V4-Flash-0731, 클로드 오푸스4.8 세 모델을 나란히 비교한 것이다. 텍스트 기반 에이전트 평가인 터미널벤치(Terminal Bench) 2.1에서 V4-Flash-Vision-Exp는 83.9점을 받았다. 기존 V4-Flash는 82.7점, 오푸스4.8은 85.0점이었다. NL2Repo에서는 57.7점으로 오푸스4.8의 69.7점과 격차가 더 벌어졌고, DSBench-Hard에서도 오푸스4.8에 약 8점 뒤졌다.
시각 능력이 관여하는 항목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Pass@1 기준 ApexBench에서 V4-Flash-Vision-Exp는 36.5점을 받아, 이미지 입력을 무시하도록 강제한 텍스트 전용 V4-Flash의 26.2점보다 크게 앞섰다. 오푸스4.8의 39.4점에는 못 미쳤지만 격차는 상당히 줄었다. 에이전츠 라스트 엑잼(Agents’ Last Exam)에서는 V4-Flash-Vision-Exp가 27.3점으로 오푸스4.8의 25.7점을 오히려 앞섰다. Pass@5 기준 제로벤치(ZeroBench)에서도 35.0점으로 오푸스4.8의 34.0점을 넘어섰다. 시각 정보 의존도가 높은 카토그래피(Chartography)에서는 V4-Flash-Vision-Exp가 64.3점, 오푸스4.8이 65.0점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다만 이 수치들은 딥시크가 자체 개발한 테스트 환경 “딥시크 하니스 미니멀 모드(DeepSeek Harness Minimal Mode)”로 측정한 결과여서 독립적으로 검증된 값은 아니다.
에이전트 업무를 겨냥한 API 설계와 요금 체계
딥시크는 이번 릴리즈를 단순한 벤치마크 경쟁이 아니라 “보면서 판단하는” 에이전트 업무를 위한 인프라로 설명한다. 회사에 따르면 V4-Flash-Vision-Exp는 기존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와 함께 작동하며, 대시보드 화면을 읽고 다음 행동을 결정하거나 도표를 해석해 더 긴 작업의 일부로 처리하는 식의 작업이 가능하다.
같은 날 딥시크는 하니스(Harness) 프레임워크 0.1.1 버전도 함께 배포했다. 새 모델을 기본 지원하고, 이미지를 한 번 업로드한 뒤 파일ID로 반복 참조할 수 있는 파일스 API(Files API)도 새로 추가했다. 요금은 이미지 1장당 최대 384토큰으로 환산해 기존 V4-Flash 요금 체계와 동일하게 매겨진다. API는 챗 컴플리션(Chat Completions), 메시지(Messages), 리스폰스(Responses) 형식을 모두 지원하고 base64 인코딩, 외부 URL, 파일스 API를 통한 이미지 입력을 허용한다. 파일스 API 자체는 무료로, 같은 이미지를 매 요청마다 다시 올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 핵심 장점이다.
저가 경쟁이 다시 불붙는 중국 AI 업계
가상자산 매체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com)은 V4-Flash 계열 모델이 주요 벤치마크에서 클로드 오푸스4.8과 맞먹으면서도 구동 비용은 약 99% 낮다고 전했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 개발사들과 최전선 경쟁을 벌이면서 비슷한 성능을 훨씬 낮은 가격에 내놓는 전략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 초 등장한 딥시크의 플래그십 모델은 저비용 오픈웨이트(open-weight, 가중치 공개형) 모델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업계 기대치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딥시크는 이미 V4-Pro와 V4-Flash라는 플래그십 조합을 미국 업체들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내놓으며 오픈라우터(OpenRouter) 같은 집계 사이트에서 사용량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저렴한 모델에 시각 기능을 실험적으로 얹는 이번 시도는 새 플래그십을 처음부터 학습시키는 비용과 위험 없이 에이전트·멀티모달 영역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니맥스(MiniMax), 즈푸AI(Zhipu AI) 등 다른 중국 랩들도 최상위 모델 하나에만 멀티모달·에이전트 기능을 몰아넣지 않고 중간급 모델에 나눠 얹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V4-Flash-Vision-Exp가 “실험용” 딱지를 떼고 정식 라인업에 편입될지는 개발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이 모델을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으로선 중국 AI 랩들 사이의 다음 경쟁 라운드가 “누가 가장 큰 모델을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값싸고 빠른 모델을 실전에서 쓸 만큼 세상을 잘 보게 만드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