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한 그릇에 이웃을 잇다”…광주 북구 ‘같이라면’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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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시장·무등사회종합복지관 2곳서 26일 운영 시작…무료 식사와 복지 사각지대 발굴 동시에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한 끼 식사를 챙기는 일이 버거운 주민에게 따뜻한 라면 한 그릇을 건네고, 오랫동안 사람들과 단절된 이웃에게는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공간이 광주 북구에 문을 연다.
북구는 오는 26일부터 동부시장과 무등사회종합복지관 등 2곳에서 ‘모두의 한끼, 같이라면’ 운영을 시작한다. / 광주시 북구
북구는 오는 26일부터 동부시장과 무등사회종합복지관 등 2곳에서 ‘모두의 한끼, 같이라면’ 운영을 시작한다. / 광주시 북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가 주민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식사를 해결하고 이웃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모두의 한끼, 같이라면’을 마련했다.

북구는 오는 26일부터 동부시장과 무등사회종합복지관 등 2곳에서 ‘모두의 한끼, 같이라면’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같이라면’은 이름 그대로 주민들이 함께 식사를 나누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무료로 라면을 제공하는 급식 공간에 그치지 않고, 고립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도움이 필요하지만 행정기관을 직접 찾기 어려운 주민들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복지서비스로 연결하는 생활밀착형 복지 거점이다.

◆ 라면 한 그릇으로 시작하는 따뜻한 만남

‘같이라면’은 주민들에게 친숙한 라면카페 형태로 운영된다.

이용 대상에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아 경제적인 사정으로 끼니를 거르거나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주민은 물론, 누구나 부담 없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북구가 이번 사업에서 주목한 것은 ‘접근성’이다.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주민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이 복지 대상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거나 행정기관을 직접 방문하는 데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북구는 이 같은 문턱을 낮추기 위해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오가는 시장과 복지관에 공간을 마련했다.

라면을 먹기 위해 자연스럽게 방문한 주민 가운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살피고, 필요할 경우 복지 상담과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운영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무료 식사라는 친숙한 매개를 활용해 복지서비스와 주민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방식이다.

◆ 동부시장·무등복지관에 2곳 조성

북구는 지난 6월부터 지역 여건을 분석해 ‘같이라면’ 설치 장소를 선정하고 공간 조성에 들어갔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복지서비스 지원 대상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검토한 결과 동부시장과 무등사회종합복지관을 최종 대상지로 정했다.

사업에는 주민참여예산으로 확보한 구비 4천만 원이 투입됐다.

북구는 기존 공간을 이용 목적에 맞게 개보수하고 라면 조리기계와 각종 조리도구 등을 갖추는 등 주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각 공간에는 전담 인력이 배치돼 이용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살피고, 방문 과정에서 복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주민이 확인될 경우 동 행정복지센터 및 관련 복지부서와 신속하게 연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식사 제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 놓인 주민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지원을 연결하는 복지안전망으로 기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누구나 오세요”…기부로 채우는 나눔 공간

‘같이라면’에서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라면은 지역사회의 나눔으로 마련된다.

북구는 지역 주민과 기관, 단체 등이 참여하는 후원체계를 활용해 필요한 라면과 식재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행정이 모든 물품을 직접 조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공간을 채워가는 구조를 만들어 나눔의 의미도 더한다.

특히 운영 첫날인 26일에는 동부시장에서 라면 기탁식도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신수정 북구청장과 기탁자 등 2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지역사회로부터 라면 3천여 개와 김치, 단무지 등을 전달받는다.

북구는 이번 기탁을 시작으로 연중 지속적인 후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확보된 후원물품을 ‘같이라면’ 운영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주민들이 한 끼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고립된 이웃을 찾아내는 촘촘한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끼니 해결 넘어 ‘복지 사각지대’ 찾는다

북구가 ‘같이라면’에 기대하는 역할은 단순한 식사 제공 이상이다.

최근 사회적 관계가 약화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나 외로움, 고립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도 적절한 복지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은 자신이 지원 대상인지 모르거나, 복지기관을 찾아가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북구는 ‘같이라면’을 이 같은 주민들이 행정과 처음 만나는 접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라면을 먹기 위해 공간을 찾은 주민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고, 생활 여건을 살피면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확인되면 적절한 복지서비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특히 전담 인력이 상주해 위기 징후가 발견된 주민을 동 행정복지센터와 관련 부서에 연계함으로써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힘을 보탠다.

결국 ‘라면 한 그릇’이 주민의 어려움을 발견하는 출발점이 되고, 식사를 매개로 형성된 관계가 복지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신수정 북구청장은 “‘같이라면’은 단순히 한 끼를 나누는 장소를 넘어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살피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따뜻한 공간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서로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생활 현장에 가까운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북구는 앞으로 ‘같이라면’ 운영 과정에서 주민들의 이용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지역사회의 후원과 참여를 확대해 공간의 기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무료 식사 제공과 복지 대상자 발굴, 주민 간 관계 회복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하나의 공간에 담은 ‘같이라면’이 지역의 새로운 생활복지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가 고픈 주민에게는 따뜻한 한 끼가 되고, 외로운 주민에게는 누군가와 마주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되며, 도움이 필요한 주민에게는 복지서비스와 연결되는 첫 번째 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구가 준비한 ‘같이라면’이 한 그릇의 라면을 넘어 주민과 주민, 복지와 일상을 이어주는 새로운 지역공동체의 공간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