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더니...주담대, 20대만 웃었다
작성일
규제에 갇힌 30·40대, 주담대 18개월 최저치로 급락
서울 한 분기 6천만원 폭락, 대출 규제의 역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새로 실행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실제 주택 구매 수요가 많은 30·40대의 감소 폭이 컸고, 서울의 신규 주담대도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분기 차주별 가계부채’에 따르면 2분기 차주당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2억829만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보다 2110만원 감소한 것으로, 2024년 4분기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분기 기준 감소 폭으로는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30·40대가 직격탄…대출액 확 줄었다
주담대 감소는 특히 30·40대에서 두드러졌다.
40대 차주의 2분기 신규 주담대는 2억977만원으로 1분기보다 무려 3537만원 줄었다. 202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30대도 마찬가지였다. 2분기 신규 주담대는 2억6358만원으로 전분기보다 2632만원 감소했다.
전체 신규 주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대가 43.7%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24.5%로 뒤를 이었다. 주택을 새로 구입하거나 갈아타는 과정에서 주담대를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인 만큼 이들의 대출 감소가 전체 신규 주담대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50대와 60대 이상도 신규 주담대가 줄었다. 50대는 1억6341만원으로 전분기보다 1281만원, 60대 이상은 1억3293만원으로 1069만원 감소했다.
유일하게 20대의 신규 주담대만 증가했다. 20대 차주당 신규 주담대는 2억3217만원으로 1분기보다 392만원 늘었다. 금액만 놓고 보면 40대보다 많았다.
다만 20대가 전체 신규 주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에 그쳐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규모가 크지 않았다.

서울은 한 분기 만에 6000만원 넘게 감소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감소 폭이 더욱 컸다.
2분기 서울 지역 차주당 신규 주담대는 2억7140만원으로 1분기보다 6065만원 감소했다. 동남권이 942만원, 충청권이 502만원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서울의 감소 폭이 압도적으로 컸다.
서울은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주택을 매수하려는 차주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대출금도 함께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주담대를 주로 일으키는 연령대가 30~40대인데 대출 한도 규제 등으로 수도권에서 중저가 주택 매매가 늘어나며 주담대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대출 규제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차주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 자체가 줄어든 데다,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신규 주담대 규모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전체 가계대출도 30·40대 중심으로 감소
주담대만 줄어든 것은 아니다.
2분기 차주당 신규 가계대출은 3414만원으로 전분기보다 128만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신용대출 등 가계가 받은 대출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의 신규 가계대출이 583만원 감소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30대도 274만원 줄었다.
반면 20대의 신규 가계대출은 260만원 증가했다.
전체 신규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대가 32.7%로 가장 높았다. 40대가 25.7%, 50대가 21.1%로 뒤를 이었다.
결국 2분기 신규 대출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주택 구입 수요가 높은 30·40대의 대출이 크게 줄고, 20대의 대출만 증가하는 특징이 나타난 셈이다.
그런데 ‘빚 잔액’은 오히려 늘었다
새로 받은 대출이 줄었다고 해서 기존 대출까지 감소한 것은 아니다.
2분기 차주당 가계대출 잔액은 9790만원으로 전분기보다 50만원 증가했다. 신규 대출 규모는 줄었지만 이미 받은 대출을 포함한 전체 대출 잔액은 오히려 소폭 늘어난 것이다.
연령별로는 40대의 가계대출 잔액이 62만원, 30대가 49만원 증가했다. 반면 20대는 93만원, 60대 이상은 36만원 감소했다.
주담대 잔액 역시 증가했다. 2분기 차주당 주담대 잔액은 1억6193만원으로 전분기보다 187만원 늘었다.
주담대 잔액은 20대에서 575만원, 30대에서 409만원 증가하는 등 모든 연령대에서 늘었다. 전체 주담대 잔액 가운데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1.2%로 가장 높았다.
이는 최근 대출 규제로 신규 대출을 받는 규모는 줄었지만, 기존에 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의 부채가 빠르게 줄어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대출 규제 완화되면 다시 늘어날까
한국은행은 앞으로 신규 주담대 규모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만큼 대출 실행 규모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 팀장은 “8·13 대책으로 가계대출 총량이 늘어나면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취급액이 증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분양이나 입주 과정에서 여러 차주가 함께 받는 대출을 말한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 개별 차주가 일일이 대출을 신청하는 것과 별개로 집단대출이 한꺼번에 실행되면서 전체 신규 대출 규모가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