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웰스파고·산탄데르 등 10여곳, 스테이블코인 견제하다 직접 발행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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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웰스파고·산탄데르 등 10여개 은행이 공동 달러 스테이블코인 추진
비은행 발행사 견제하던 은행권, 6조 6천억달러 예금유출 우려에 태도 반전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월 26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웰스파고(Wells Fargo), 산탄데르(Santander)를 포함한 10여개 대형 은행이 공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은 달러에 페그된 토큰으로 시작해 이후 유로 등 다른 G7 통화까지 확장하는 구상이다. 컨소시엄은 아직 전체 참여 은행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고 코인의 거버넌스나 담보 방식, 출시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제품이 아니라 아직 계획 단계라는 뜻이다. 이 움직임은 같은 은행권이 지난 1년간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견제하려 애썼던 흐름과는 정반대 방향이어서 배경이 궁금해진다.

은행권의 태도, 왜 뒤바뀌었나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HSBC, 웰스파고 등은 몇 달간 워싱턴을 상대로 GENIUS법(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7월 18일(현지시각) 서명한 스테이블코인법)을 더 강하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왔다. 요구 사항은 구체적이었다. 크립토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더 강하게 금지하고, 주정부 인가를 받은 발행사가 은행 수준의 감독 없이 전국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여지를 줄이라는 것이었다.

배경에는 숫자가 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2026년 4월 보고서는 발행사나 그 파트너사가 저축계좌처럼 보이는 수익률을 제공할 경우 최대 6조 6,000억 달러(약 9,121조 원, 1달러 1,382원 기준)가 은행 예금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비제도권 발행사를 가장 강하게 견제했던 은행들이 이제는 같은 방식의 상품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 셈인데, 코인베이스 로비스트 카라 캘버트(Kara Calvert)는 10월 블룸버그법에 은행들이 GENIUS법 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재협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15개월 만에 계획에서 컨소시엄으로 / AI 생성 이미지
15개월 만에 계획에서 컨소시엄으로 / AI 생성 이미지

15개월 만에 계획에서 컨소시엄으로

이 흐름은 새로운 게 아니다. WSJ는 2025년 5월에도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가 젤레(Zelle) 운영사인 얼리워닝서비스(Early Warning Services)와 더클리어링하우스(The Clearing House) 같은 은행 소유 결제 그룹을 통해 공동 스테이블코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15개월이 지난 지금 참여 은행은 10여개로 늘었고 산탄데르가 새로 합류했다. 유로 등 다른 G7 통화까지 다루겠다는 구상도 이때 함께 나왔다.

그 사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계속 커졌다. 서클(Circle)의 USDC와 테더(Tether)의 USDT는 이미 국경 간 자금을 몇 초 만에 옮기고 있고,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장 규모는 WSJ 분석 기준 약 3,000억 달러(약 415조 원)에 이른다. 8월 29일 블록체인 업계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디파이라마(DefiLlama) 집계상 전날 기준 시가총액은 약 3,040억 달러(약 420조 원)였고,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48.6%, 트론 기반이 30.8%를 차지해 두 네트워크에 전체 물량의 80%가 몰려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미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토큰화 예금 시스템 JPM코인을 운영 중이다. 이 은행 대변인은 WSJ에 현재로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고객 수요와 규제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여지는 남겨뒀다.

지역은행들도 별도로 움직인다: 뱅크체인 얼라이언스

대형 은행 컨소시엄과 별개로 지역은행들도 독자 행보에 나섰다. 8월 25일 미국 39개주 은행협회가 뱅크체인 얼라이언스(BankChain Alliance)를 발표했다. 토큰화 예금, 은행 발행 스테이블코인, 스마트 결제, 자동 정산을 지원하는 산업 소유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참여 협회들은 2026년 3월 31일 기준 FDIC 콜 리포트 데이터를 근거로 회원사가 3,283개 은행, 자산 규모로는 21조 8,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목표 출시 시점은 2027년이며 아직 기술 파트너는 정하지 못한 상태다.

대형은행 컨소시엄과 뱅크체인 얼라이언스는 같은 두려움에서 나왔지만 겨냥하는 지점은 다르다. WSJ가 보도한 컨소시엄은 기업 자금관리와 국경 간 정산을 노리는 대형 글로벌 은행들의 프로젝트다. 반면 뱅크체인은 지역은행들이 공동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려는 시도다. 두 프로젝트를 하나로 묶어 볼 필요는 없다.

규정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규제기관은 아직 GENIUS법을 실제 작동 규칙으로 완전히 옮기지 못했다. 통화감독청(OCC)은 2026년 2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위한 규정안을 내놓으면서, 법 발효 시점을 제정 후 18개월과 주요 연방 규제기관들의 최종 규정 발표 후 120일 중 더 빠른 쪽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자금세탁방지와 고객확인 관련 별도 제안들도 올해 각 기관을 거치며 논의되고 있다. 은행들의 상품 개발 속도가 최종 운영 지침 마련보다 앞서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우려는 이미 여러 차례 문서로 드러났다. 1월에는 미국 지역은행과 신협 단체들이 재무부 추정치를 인용해 스테이블코인에 리워드가 확산되면 최대 6조 6,000억 달러의 예금이 이탈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5월에는 미국은행협회(ABA)와 52개주 은행협회가 OCC에 스테이블코인 이자·리워드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비자(Visa)와 블랙록(BlackRock)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구글, 도어대시 같은 비금융기업까지 참여하면서 은행권도 단순 저항만으로는 고객과 결제망을 모두 내줄 수 있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늘어나면서 유동성이 여러 곳으로 흩어질 위험을 경고하며 네트워크 간 상호운용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뱅크체인 얼라이언스도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와의 상호운용성을 지원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산탄데르를 포함한 컨소시엄이 실제로 국경과 여러 통화를 넘나드는 스테이블코인을 각 은행의 법무팀을 거쳐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지는 아직 누구도 답하지 못한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