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숨이 먼저다?... 도박 빚에 딸 인질로 잡혔는데 '나 홀로 귀국'한 남성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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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교사 신고로 구조 성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Visualize Creative-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Visualize Creative-shutterstock.com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서 국내 기업 소속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한국인 남성의 도박 빚으로 인해 그의 10대 딸이 현지 사채업자들에게 납치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부친은 현지 폭력 조직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인질로 잡혔던 딸을 베트남에 남겨둔 채 홀로 귀국했다.

다행히 피해자인 딸은 대사관과 파견 경찰 및 현지 공안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구출된 후 고국으로 돌아왔다.

현재 경찰과 외교 당국은 해당 남성의 상습 도박 혐의와 구체적인 채무 규모를 파악해 공식적인 수사 착수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 도박 빚 관련 감금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해외 체류 국민을 향한 외교 당국의 강력한 주의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10대 여성 A씨가 현지 사채업자 일당에 의해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A씨의 부친 B씨는 대한민국 국내 기업의 베트남 주재원 신분으로 현지에서 도박으로 막대한 빚을 지게 됐다.

사채업자들은 B씨가 빚을 갚지 못하자 채무 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딸인 A씨를 인질로 잡았다.

A씨가 납치됐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인지한 현지 과외 교사는 하노이에 위치한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에 이 사실을 신속히 신고했다.

접수를 받은 대사관 소속 직원들과 현지 파견 경찰은 베트남 공안과 즉각적인 공조 체계를 구축해 신고 당일 A씨의 소재를 파악한 뒤 구조에 성공했다.

현재 하노이를 비롯한 베트남 현지에는 총 6명의 대한민국 경찰 인력이 파견돼 한국인 관련 범죄 대응을 전면 지원하고 있다.

사건 직후 부친 B씨는 극심한 신변의 위협을 느낀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도박 빚으로 인한 무자비한 감금과 폭행 범죄가 잦은 빈도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범죄 조직의 보복 양상을 두려워한 B씨는 사건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구조된 딸 A씨를 현지에 그대로 남겨둔 상태로 홀로 비행기에 탑승해 귀국했다.

당시 A씨의 모친 역시 국내에 체류 중인 상태였기 때문에 B씨의 일방적인 출국으로 인해 10대인 A씨는 낯선 타국에서 가족과 완전히 분리돼 홀로 남겨지는 처지에 놓였다.

가족 없이 베트남에 홀로 남겨졌던 A씨는 다행히 사건 발생 열흘 후인 지난달 26일 무사히 국내로 돌아왔다.

현재 경찰과 외교 당국은 홀로 귀국한 B씨를 상대로 상습도박 여부와 불법 채무 규모 등을 면밀히 파악한 뒤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카지노 시설 주변에서는 B씨의 사례와 유사하게 도박 빚을 빌미로 한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베트남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베트남 및 중국 국적을 가진 범죄조직원 5명이 도박 빚을 진 중국인 2명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폭행하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인 30대 중국인 C씨는 현지 카지노에서 10만 위안 상당의 카지노 칩을 교환해 모두 잃은 뒤 원금의 300%에 달하는 30만 위안 상당의 차용증에 강제로 서명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일당으로부터 극심한 폭행을 당해 어금니 1개가 부러지기도 했다.

함께 감금당했던 또 다른 중국인 D씨 역시 30만 위안 상당의 카지노 칩을 빌려 도박에 참여했다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 중국인은 원금의 약 167%인 50만 위안의 차용증에 강제로 서명해야 했다.

이들 중국인 피해자 2명은 빌린 카지노 칩을 모두 잃자마자 카지노 인근 지역에서 무력으로 제압당해 호이안 소재의 한 아파트로 끌려가 무단 감금됐다. 범죄 조직원들은 감금 상태인 D씨의 가족에게 직접 연락해 50만 위안의 채무와 함께 하루 2만 위안의 막대한 이자를 갚으라는 내용의 협박 전화까지 걸었다.

해외 원정 도박은 당사자 역시 대한민국 국내법에 의해 엄격한 처벌 대상이 된다. 대한민국 형법은 속인주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도박 행위가 현지 국가에서 합법이라도 국내법에 저촉될 경우에는 예외 없이 사법 처리의 대상이 된다.

현행 형법 규정에 따르면 일시적인 오락의 정도에 불과한 경우를 제외하고 상습적으로 도박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