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보기 어렵다... 지자체 운영 동물보호센터에서 벌어진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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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창고서 동물 사체 172구… 지자체 직영 유기견 보호소의 참상
전남 장흥군이 직접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에서 유기견들이 강아지 사체를 뜯어먹는 장면이 포착됐다. 냉동창고에서는 개와 고양이 사체 172구가 쏟아져 나왔다. MBC는 2일 '뉴스데스크'에서 지자체가 보호를 명목으로 만든 동물보호센터가 사실상 방치돼 온 실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흥군이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에서 한 개가 작은 강아지의 사체를 물어뜯고 있었다. 다른 한켠에서는 큰 개들이 떼 지어 작은 강아지를 물어뜯었다. 개 집 앞에는 갓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강아지 일부가 이미 죽어 있었다.

현장을 확인한 동물구호단체 리패밀리의 윤희순 대표는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실제로 잡아먹힌 사체 일부가 많이 발견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보호센터 안 냉동창고를 열자 개와 고양이 사체가 쏟아져 나왔다. 모두 172마리였다. 현장을 살핀 송정은 광주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은 "어린 강아지들이 태어나자마자 교상(물림)으로 인해 이렇게 생명을 바로 잃거나 다쳤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살아 있는 개들의 상태도 심각했다. 시력을 잃거나 기생충에 감염된 개들이 있었다. 한동안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듯 밥그릇에는 파리가 들끓었다. 송 대표원장은 상태가 위중한 개를 두고 "이 아이는 지금 의식이 거의 없다. 그래서 여기 가까운 병원 가라"고 말했다.
장흥군의 관리시스템에는 센터에 있는 동물이 36마리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실제 센터에는 160마리가 좁은 공간에 뒤엉켜 살고 있었다.

문제는 이곳이 민간에 위탁된 보호소가 아니라 장흥군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보호소라는 점이다. 지자체가 유기견을 보호한다며 센터를 만들어 놓고 관리는커녕 사실상 방치해 온 셈이다.
동물구조단체 유엄빠의 박민희 대표는 "(유기견 공고) 시스템이 전무하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는 순간 동물은 그냥 죽어야만 나갈 수 있는 곳이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흥군은 운영예산 6500만원과 직원 2명을 두고 보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다치거나 임신한 동물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한편 담당자를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리패밀리는 유기되고 학대받은 동물을 구조·치료하고 새 가족을 찾아주는 비영리 동물구조 단체다. 이 단체는 장흥 보호소에서 개들을 구조한 사연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바 있다.

리패밀리는 게시글에서 "사체가 170구 이상. 배고픔에 태어난 새끼들이 잡아먹혔던 그곳은 나라가 만든 지옥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지자체의 이름표를 달고 있던 그곳은 아이들을 보호하는 곳이 아니었다. 수년간 참혹한 방치와 학대, 번식이 횡행했고 배고픔과 공포를 견디지 못한 아이들은 다른 어미들이 낳은 새끼들을 잡아먹었던 비정한 생지옥이었다"고 했다.
리패밀리는 참혹한 현장에서 살아남은 개 혜리의 사연을 전했다. 혜리는 세 살로 추정된다. 단체는 "제대로 된 보호조차 받지 못한 채 새끼를 낳았고, 그 핏덩이들이 눈앞에서 처참하게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혜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곰팡이가 피어 있는 더럽고 낡은 이불 위에서 그저 몸을 동그랗게 웅크리는 것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검게 퉁퉁 부어오른 젖에는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는데, 정작 젖을 물려야 할 자식들은 단 한 마리도 곁에 남아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리패밀리는 "몸과 마음이 갈갈이 찢겨나간 어미 혜리의 슬픔을 감히 우리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7㎏의 앙상한 체구였던 혜리는 구조 당시 곰팡이 핀 이불 위에서 낯선 이의 손길을 가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리패밀리는 "안아 들었을 때 그 작은 몸을 따뜻한 품에 맡기던 아이,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하던 혜리의 순수한 마음 앞에 우리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혜리는 현재 병원에 입원해 부어오른 유선 치료와 회복에 힘쓰고 있다. 중성화와 스케일링, 동물등록도 마쳤다. 리패밀리는 "치료를 마치고 나와 폭신한 이불 위에서 사랑만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가정 임시보호처와 평생 가족, 그리고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는 따뜻한 후원의 손길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리패밀리는 냉동고에 방치된 사체 규모를 더 구체적으로 전했다. 단체는 "보호소 냉동고에 죽어서까지 방치되어 있던 생명은 무려 개 166두, 고양이 9두 이상이다.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사체 기준이니 실제 숫자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라고 했다.
리패밀리에 따르면 사순문 장흥군수가 직접 현장에 나와 개선을 약속했다. 이후 긴급 인력이 투입됐다. 암수 구분 없이 뒤섞여 있던 개들, 공격성이 있는 개체들, 갓 태어난 새끼들을 분리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고양이실을 포함한 실내 컨테이너에는 냉방기 두 대도 긴급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