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지역서점·출판도시까지" 파주시, 2030 도서관 청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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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공공도서관·86개 작은도서관 잇는다
경기 파주시(시장 손배찬)는 지난 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파주시 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제4차 파주시 독서문화진흥 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중장기 도서관·독서문화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은 5년 단위의 법정계획으로, 파주시 공공도서관 18개관과 작은도서관 86개관을 중심으로 지역 독서생태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구용역은 한성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맡았다. 정책환경과 지역 현황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 독서실태와 수요조사, 기존 종합계획 성과 평가, 도서관 조직 진단, 중장기 실행계획 수립 등을 종합적으로 진행했다. 시민 설문조사와 정책 검증 워크숍도 함께 실시해 실제 이용자의 목소리를 계획에 반영했다.
최종보고회에서 제시된 비전은 ‘함께 읽고, 잇고, 성장하는 독서문화도시 파주’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포용·지역성·혁신을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AI·데이터 기반 스마트 독서서비스 혁신 ▲포용적 독서복지 실현 ▲파주 특화 독서생태계 강화 ▲지속 가능한 독서문화 기반 구축 등 4대 전략을 마련했다. 여기에 11개 중점과제와 24개 세부과제를 배치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도서관과 AI의 결합이다. 주요 과제로 청소년 AI 창작·학습 공간 조성이 제시됐다. 단순히 AI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도서관을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창작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도서관의 역할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과거 도서관이 책을 읽고 공부하는 조용한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자료와 콘텐츠 제작, 평생학습, 커뮤니티 활동까지 아우르는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일상적인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공공도서관 역시 디지털 문해력과 창작 역량을 키우는 플랫폼으로 변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파주의 특성을 살린 지역자료 기반 지식콘텐츠 구축도 핵심 과제다. 출판도시와 개성 등 역사·문화적 자원이 풍부한 파주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디지털 콘텐츠로 연결한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만들기 어려운 ‘파주만의 지식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도서관이 단순히 외부에서 만들어진 책과 정보를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사람, 산업과 문화를 기록하고 다시 시민에게 돌려주는 공간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셈이다.
독서복지 강화도 중요한 축이다. 권역별 독서 접근성 격차를 줄이고 이용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까지 정책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특히 도시와 농촌, 신도시와 기존 생활권이 공존하는 파주에서는 지역별 도서관 접근성과 서비스 격차를 세밀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독서복지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민이 얼마나 쉽게 이용하고, 자신의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지역서점과 파주출판도시와의 연계 강화 역시 파주만의 독서생태계를 만드는 중요한 전략이다. 도서관, 서점, 출판사가 서로 연결되면 책을 매개로 한 지역경제와 문화생태계를 함께 키울 수 있다.
최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독서문화 정책을 도서관 안에만 가두지 않고 지역서점, 출판사, 작가, 학교, 시민단체 등과 연계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책을 읽는 공간과 책을 만드는 산업, 책을 매개로 활동하는 지역 공동체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야 독서문화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주시 역시 이번 계획을 통해 독서를 개인의 취미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를 연결하는 문화정책으로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시민 참여형 독서공동체 활성화’는 이러한 방향을 대표한다. 독서모임과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도서관을 사람들이 만나고 의견을 나누는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독서문화가 지역공동체 회복과 연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세대와 직업, 생활권이 다른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고,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과 참여로도 이어질 수 있다.
파주시는 또 지속 가능한 독서문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독서행정 전반도 개편할 계획이다. 개별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보다 기존 사업의 효과를 분석하고 시민 수요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체계를 만들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이 기존 독서문화 정책과 다른 점은 시설 중심에서 생태계 중심으로의 전환이라는 데 있다. 18개 공공도서관과 86개 작은도서관이라는 물적 기반 위에 AI와 데이터, 지역 콘텐츠, 독서복지, 시민공동체, 지역서점과 출판산업을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작은도서관까지 포함한 지역 네트워크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묶느냐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대규모 공공도서관이 제공하기 어려운 생활권 밀착형 서비스를 작은도서관이 보완하고, 각 시설의 특화 프로그램과 자료를 공유한다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2030년까지 24개 세부과제를 실제 사업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인력, 시설 확충뿐 아니라 부서 간 협업도 필요하다. AI 기반 서비스는 기술과 데이터 관리 역량이 뒷받침돼야 하고, 지역자료 콘텐츠 구축 역시 지속적인 수집과 디지털화 작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계획 수립 이후 매년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시민의 변화 체감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계획을 만드는 것보다 계획이 현장에서 실제 서비스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파주시는 이번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각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부터 차근차근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이번 종합계획은 앞으로 5년간 파주시 독서문화진흥 정책의 방향과 실행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획”이라며 “연구용역 결과를 실제 정책과 사업에 충실히 반영해 시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