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채 14만 원에 팔고 환불도 거부…논란 커진 문구점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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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표 없이 탁구채 2개 14만 원…17분 만의 환불 요구도 거부
본사 환불 권유에도 점주 입장 고수…결국 가맹계약 해지 절차

중학생에게 탁구채 2개를 14만 원에 판매한 뒤 환불 요구까지 거부해 논란이 된 경기 화성 동탄의 한 문구점이 프랜차이즈 간판을 내려놓게 됐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문구점에서 구매한 탁구채와 영수증. 영수증에는 탁구채 2개가 개당 7만 원씩 결제된 것으로 표시돼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문구점에서 구매한 탁구채와 영수증. 영수증에는 탁구채 2개가 개당 7만 원씩 결제된 것으로 표시돼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해당 문구 프랜차이즈 본사는 동탄 가맹점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관련 절차를 밟기로 했다. 본사 측은 해당 가맹점과 최초 계약을 맺은 지 10년이 넘어 계약 해지가 가능한 상태라며, 통상적인 절차보다 빠르게 계약 종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본사가 계약 해지까지 결정한 데는 이번 사태가 다른 가맹점으로 번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에서 해당 문구점이 프랜차이즈 이름과 함께 거론되면서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다른 점포들에도 항의와 민원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표 없던 탁구채 2개가 14만 원

이번 논란은 지난달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문구점에서 겪은 일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학부모 A 씨에 따르면 아들은 학교 체육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을 사기 위해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문구점을 찾았다. 탁구채 2개와 탁구공, 볼펜 등을 골라 계산했는데 탁구채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고, 결제 과정에서도 가격에 대한 별도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결제 후 영수증을 확인한 결과 탁구채는 개당 7만 원씩, 2개에 14만 원으로 찍혀 있었다. 탁구공과 볼펜 등을 포함한 전체 결제금액은 14만 9800원이었다.

카드 승인 문자를 받은 A 씨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한 뒤 같은 제품의 판매가격을 찾아봤다. 이후 결제 약 17분 만에 문구점 측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점주는 영수증 하단에 적힌 ‘스포츠용품은 교환·반품 불가’ 문구를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아내도 같은 날 다시 환불을 요구했지만 답변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판매가격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A 씨가 직접 다른 매장 세 곳에 확인한 결과 같은 탁구채는 각각 2만 2000원, 2만 5000원, 3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온라인에서는 약 1만 6000원 수준에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별도로 확인한 해당 탁구채의 소비자가격은 개당 2만 5000원 수준이었다. 문제의 제품은 본사가 공급한 상품이 아니라 가맹점주가 직접 들여온 것으로, 본사 측은 이 경우 판매가격이나 교환·환불에 직접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연이 알려진 뒤에는 본사도 해당 점포에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환불을 권유했다. 그러나 점주는 유통 구조가 달라 제품을 비싸게 들여왔기 때문에 해당 가격에 판매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환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점주는 학부모 측에 환불 요구가 계속될 경우 신고나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A 씨는 점주를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다른 가맹점까지 민원…본사 결국 계약 해지

동탄의 한 문구점에서 구매한 탁구채의 영수증.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동탄의 한 문구점에서 구매한 탁구채의 영수증.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사연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불똥은 다른 가맹점으로도 튀었다. 같은 프랜차이즈 간판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다른 점포에도 항의와 문의가 이어지자 본사는 더 이상 별도의 조치 없이 상황을 지켜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사 관계자는 다른 가맹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점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계약 해지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해당 점포는 최초 가맹계약을 체결한 지 10년이 지난 상태다. 본사 측은 계약 종료를 위해 통상 내용증명 발송 등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번에는 즉각적으로 해지 의사를 전달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맹계약이 끝나면 해당 문구점은 현재 사용 중인 프랜차이즈 상호와 간판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본사 자체브랜드(PB) 상품 공급과 쇼핑몰 운영 지원, 각종 프로모션 등 가맹점에 제공되던 혜택에서도 제외된다.

매장에 남아 있는 상품 처리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본사 측에 따르면 통상 입고된 지 1년이 지난 상품은 반품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어 일부 재고는 그대로 떠안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이번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해당 매장의 위치와 정체도 이미 상당 부분 알려진 상태다. 특히 동탄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지역 커뮤니티 이용이 활발한 곳인 만큼 관련 내용이 주민들 사이에서 계속 공유될 경우 계약 해지 이후 영업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