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수 보고 깜짝…유흥업소 법카 5516억, 절반 넘게 ‘이 업종’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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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유흥업소 법카 2조 9878억 원…지난해 룸살롱서만 3026억
골프장 결제도 1조 9726억 원…“접대성 지출 관행 여전”

지난해 유흥업소에서 결제된 법인카드 금액이 55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누적 사용액은 3조 원에 육박했다.

카드 결제하는 모습. / 뉴스1
카드 결제하는 모습. / 뉴스1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과 여신금융협회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흥업소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금액은 55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법인카드 사용액 204조 6606억 원의 약 0.3%에 해당한다.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코로나19 시기 크게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뒤 최근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4398억 원이던 사용액은 2021년 2120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2022년 5638억 원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2023년에는 6244억 원까지 증가하며 최근 6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 5962억 원, 지난해 5516억 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지난해 사용액은 전년보다 446억 원, 약 7.5%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여전히 연간 5000억 원을 웃돌았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유흥업소에서 결제된 법인카드 금액을 모두 합하면 2조 9878억 원에 달했다.

6년간 2조 9878억 원…룸살롱 결제가 절반 이상

문진석 의원실 제공
문진석 의원실 제공

업종별로는 룸살롱에서 사용된 금액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룸살롱 법인카드 결제액은 3026억 원으로 전체 유흥업소 사용액의 약 55%를 차지했다.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의 절반 이상이 룸살롱에 집중된 셈이다.

룸살롱에 이어 단란주점에서 1173억 원이 사용됐고 기타 유흥주점은 682억 원, 극장식 식당은 488억 원, 나이트클럽은 147억 원으로 집계됐다. 극장식 식당은 쇼나 공연 등을 관람하면서 음식과 주류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유흥업소를 말한다.

룸살롱과 단란주점 두 업종에서 사용된 금액만 합쳐도 4199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유흥업소 법인카드 결제액의 약 76%가 두 업종에 집중된 것이다. 회식 문화가 과거와 달라지고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도 최근 감소하고 있지만 접대성 지출 관행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골프장에서도 1조 9726억 원…“접대성 지출 관행 남아”

법인카드 사용액이 큰 곳은 유흥업소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골프장에서 결제된 법인카드 금액은 1조 97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4.2% 줄었지만 2021년 이후 매년 2조 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유흥업소에서 사용된 금액과 비교하면 약 3.6배 수준이다.

골프장 법인카드 사용액에는 기업의 정상적인 업무 관련 지출과 함께 일부 접대 목적의 지출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개된 통계만으로 각각의 결제가 어떤 목적으로 이뤄졌는지까지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 의원은 특히 유흥업소 법인카드 결제액 가운데 룸살롱 비중이 절반을 넘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법인카드가 기업의 업무 관련 경비를 집행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유흥업소 결제 실태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유흥업소에서 긁은 법인카드의 절반 이상이 룸살롱 결제였다는 것은 여전히 접대성 지출 관행이 남아있다는 뜻”이라며 “과세 당국이 법인카드의 유흥업소 사용 실태를 지속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 관련성·증빙이 관건…개인적 사용 땐 세무상 문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법인카드는 기업이 업무와 관련된 경비를 결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카드다. 임직원의 출장비와 식비, 물품 구입비뿐 아니라 거래처와의 식사나 접대 등에 사용되며, 결제 내역은 회사의 회계 처리와 세금 신고 자료로 활용된다.

다만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해서 모든 지출이 세법상 회사 비용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법인세법은 접대·교제·사례 등 명목과 관계없이 업무와 관련된 사람과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을 기업업무추진비로 규정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넘는 기업업무추진비는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세금계산서 등 적격 증빙을 갖춰야 하며 법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뒤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면 세무상 문제가 될 수 있다. 국세청은 법인카드를 해외여행이나 골프 등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뒤 복리후생비 등으로 처리한 사례에 대해 해당 금액을 손금에서 제외하고 대표자 상여로 처분해 세금을 추징한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반대로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불법이나 부당 지출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실제 거래처 접대 등 업무와 관련해 사용됐는지, 관련 증빙을 제대로 갖췄는지 등이 비용 인정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법인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경조금을 제외한 기업업무추진비는 한 차례 지출액이 3만 원을 넘을 경우 신용카드 등 법에서 정한 증빙 수단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