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실무선에서 ‘호르무즈 파병’ 입장 물어와…청와대가 내놓은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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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프 정상 ‘호르무즈 연대’ 논의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를 두고 한국 정부가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며 정해진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측도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실무선에서 한국 정부의 파병 관련 입장을 물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와대 /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와대 “큰 방향 나왔지만 세부 사항 검토 중”

청와대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와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국제공조에 있어 어떻게 할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에 동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파리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가 현지 조사단을 파견한 것을 두고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단 파견을 ‘검토 과정의 일부’로 봐야 한다며, 파병이 이미 결정됐거나 파병을 전제로 조사단을 보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는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파병안이 논의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그는 “구체적 방향이 정해진 바가 없는 만큼 일정을 소개하기도 어렵다”고 답했다.

이란도 파병 입장 문의…한국 “검토 중이며 정해진 것 없다”

이란 측은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과 관련해 실무 단위에서 정부 입장을 물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란에서 언론 보도를 보고 실무선에서 우리에게 파병 관련 입장을 물어왔다”며 “검토를 하고 있으며 정해진 것은 없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글로 작성한 입장문을 올렸다.

바가이 대변인은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파병 가능성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청와대는 아직 파병 여부에 관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프 정상 ‘호르무즈 연대’ 논의…“파병 논의는 아냐”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와 지역 안정 문제를 논의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를 곧바로 ‘파병 논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특히 해협 안정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익과 국민 여론을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도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안정과 국제공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기여 방식과 파병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국빈 방문 9일 마무리…방산·원자력 협력 확대

이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은 9일 마무리된다. 이 대통령은 브룬 피베 프랑스 하원의장을 만나 양국의 경제·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어 프랑스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해외에서 활동하는 재외국민들을 격려한 뒤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접견한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는 문화 교류와 방산·원자력 등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 확대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7일 ‘뤼미에르 서밋’에서 ‘글로벌 영화·영상산업 투자협력 이니셔티브’를 선포하고, 양국이 2027년부터 5년간 각각 5억 유로, 약 8000억원을 영상산업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8일 정상회담에서는 군사비밀보호협정을 개정해 정보 교류 체계를 정교화하기로 했으며, 민간 원자력 고위급 대화를 출범시키는 데에도 합의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원자력 분야 합의에 대해 “중요한 협력의 축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