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워킹맘 눈물 닦은 임선주 팀장, 대한민국 돌봄 정책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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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주간 대통령상 영예… '10시 출근제' 등 전국 최초 기획으로 국가 제도화 이끌어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공직자로서 영광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기쁜 것은 매일 아침 출근 전쟁을 치르며 고군분투하는 전국의 수많은 워킹맘, 워킹대디들에게 제 기획이 실질적인 보탬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임선주 팀장
임선주 팀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지난 10년간 직장맘지원팀을 진두지휘해 온 임선주 팀장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와 함께 깊은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임 팀장은 최근 성평등가족부가 서울 용산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개최한 '2026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그간의 혁신적인 정책 기획 공로를 높이 인정받아 영예의 대통령 표창을 품에 안았다. 그가 전국 최초로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초등학부모 10시 출근제'는 지역의 작은 실험을 넘어 대한민국 고용노동부의 공식 정책으로 채택되는 기적 같은 이정표를 세웠다.

◆ 워킹맘의 뼈저린 경험, 혁신적 정책의 씨앗이 되다

임선주 팀장이 이토록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기획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의 '아픈 경험'에 있다. 임 팀장 역시 일과 육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만 했던 평범한 대한민국의 워킹맘이었다.

"유치원 때와 달리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하교 시간이 훌쩍 앞당겨집니다. 아이가 텅 빈 집에 혼자 있거나 방학 때 홀로 끼니를 때워야 할 때, 부모가 느끼는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사직서를 던지는 엄마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는 자신의 뼈저린 경험을 행정의 영역으로 끌어왔다. 과거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던 이력을 십분 발휘해, 직장 부모들이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좌절하고 어떤 이유로 기존 제도를 쓰지 못하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단순한 민원 상담에 그치지 않고 행정이 개입해 실질적으로 삶을 바꿀 지점을 찾아낸 것이다.

◆ 모두가 윈윈하는 마법, '초등학부모 10시 출근제'

그 집요한 관찰과 치열한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초등학부모 10시 출근제'다. 이 제도는 기존 모성보호 제도의 맹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제도가 있어도 상사와 동료의 눈치가 보여 쓰지 못하거나, 사업주가 경영상의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현실의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임 팀장은 부모, 동료, 사업주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묘안을 짜냈다. 부모에게는 아침 돌봄을 해결할 수 있는 '1시간의 여유'를 주되,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에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손실을 지자체가 장려금으로 보전해 주었다. 동료들에게도 큰 부담이 가지 않도록 단축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신청 절차의 문턱을 대폭 낮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정책이 미처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지역 사회가 앞장서서 메우고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한 선도적 사례로 꼽힌다.

◆ 광주에서 쏘아 올린 공, 전국 단위 제도로 발돋움

이 작은 '1시간의 마법'은 기대 이상의 거대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하루 한 시간 노동 시간의 단축이 돌봄 공백 해소는 물론, 일하는 방식과 가족의 저녁 있는 삶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파급력을 증명한 것이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 혁신적인 제도는 곧장 경북, 전주, 수원 등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로 퍼져나가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었다.

나아가 고용노동부는 이 정책의 탁월한 효과성에 주목하여, 적용 대상을 기존 초등학생 학부모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로 대폭 확대하고 지원 기간도 최대 1년까지 연장한 '육아기 10시 출근제'를 국가 공식 제도로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임 팀장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전국 최초로 '육아휴직 업무대행수당'을 도입해 육아휴직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동료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했으며, 이 역시 고용노동부의 '동료부담금 지원제도'로 발전하여 현재 전국적인 육아휴직 활성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 "정책은 생물… 끊임없이 시민의 삶 묻고 답할 것"

이 밖에도 임 팀장은 가족친화경영지원금, 임산부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를 연이어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남성의 돌봄 참여를 독려하고 성평등한 조직 문화를 확산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돌봄은 결코 여성 개인의 몫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적극적으로 분담해야 할 공동의 과제"라고 거듭 역설하며, "중소기업 현장 구석구석까지 가족 친화적이고 성평등한 근로 문화가 단단히 뿌리내리도록 돕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큰 영예를 안았지만, 그의 시선은 이미 더 먼 미래를 향해 있다. "한 번 제정된 정책이라고 해서 영원히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시민들의 삶의 모습이 변화하는 만큼, 정책 역시 살아있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호흡하고 새롭게 다듬어져야 합니다."

지방정부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된 치열한 고민이 대한민국 전체의 돌봄 정책을 바꿔놓았듯, 그는 앞으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새롭게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라는 더욱 넓고 역동적인 행정 현장에서, 단순한 육아 돌봄의 차원을 넘어 시민들이 일하는 방식과 개인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롭고 과감한 정책들을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만들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