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에 등 돌린 줄 알았는데...'거물급 정치인' 홍준표 반전 발언, 눈길 확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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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김승원·용혜인 후보자 비판하며 “대통령에 누 끼치지 말라”

5선 국회의원, 당대표, 대선 후보 등을 지낸 대한민국 보수 진영의 거물급 정치인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9일에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런데 이날 글 말미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뜻밖의 언급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앞서 홍 전 시장은 지난 2일부터 연일 두 후보자를 저격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인선 자체를 문제 삼아왔다. 그런 그가 이날은 두 후보자를 향한 맹폭 끝에 이재명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뉘앙스의 문구를 남겼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둘다 그냥 깔끔하게 사퇴 하거라"라며 "하나는 도저히 장관깜이 안되고 다른 하나는 경찰 재수사나 받는 마담정치 법무장관 후보다"라고 적었다. 이어 "창피 한줄 알면 그냥 바로 사퇴 하거라"라고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글 말미에는 "차후는 제발 수오지심(羞惡之心)을 갖고 공직생활을 하거라"라며 "대통령에게 더이상 누 끼치지 말고"라고 글을 맺었다. 수오지심은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뜻하는 말이다. 두 후보자를 향한 비판 일색이던 글이 결국 '두 사람의 자진 사퇴가 대통령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라는 취지로 마무리된 셈이다. 이재명 정부 인선에 날을 세워온 홍 전 시장이지만, 정작 화살의 방향은 대통령이 아닌 후보자 본인들을 향해 눈길을 끌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앞서 홍 전 시장은 지난 3일에도 "그러다 지지율 20%대로 내려 갈라"라며 인선 논란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비판의 표적은 후보자들이지만, 그 이면에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과 결이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이재명 대통령과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 /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이재명 대통령과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 / 뉴스1

홍준표 전 시장, 한동훈 폭로 두고 "야비하다"

홍 전 시장이 언급한 '마담정치'는 김승원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된 표현이다. 해당 의혹에는 브로커로 지목된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 인물을 '술집 마담'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시장은 전날인 8일에도 페이스북에 "이번에 술집 마담 정치나 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나, 그걸 민원이라고 우기는 민주당이나, 철부지 같은 좌충우돌 가족부 장관 후보를 지명하는 것을 봤다"고 지적하며 "계속 이러면 지지율이 20%대로 폭락할 수도 있고 특히 청년들이 다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이날 별도 게시물을 통해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함께 비판했다. 그는 "자기 핸드폰은 스무자리 이상 비번을 걸어 아무도 못보게 해놓고 남의 핸드폰은 얄팍한 법지식 활용해 무제한 훔쳐 보면서 편집까지 했다면 이런 비열하고 야비한 짓이 어디 있느냐"고 한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서초동 편집국장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었겠나"라고 비꼬며 "마담정치 하는 자나 그걸 편집해 폭로 하는 자나 도찐개찐 이로구나"라며 "정치가 저렇게 저열하고 야비해서야 원 내참!"이라고 적었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던 한동훈, 홍준표 / 뉴스1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던 한동훈, 홍준표 / 뉴스1

청와대는 "인사청문회 거쳐야"…지명 철회는 선 그어

두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지명 철회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이던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7일 파리에서 "인사위원장의 책임 아래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인사위원회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사 검증 과정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국민 눈높이에 부족함이 없도록 인사 검증 체계를 갖추고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8일에도 "인사청문 제도 자체가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검증 과정"이라며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낙마론을 일축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 입장문에서 "당 지도부로부터 지명 철회나 사퇴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도 밝혔는데, 이는 야권이 제기한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겨냥한 '인사 농단'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 관련 브리핑 하는 강훈식 비서실장 / 뉴스1
인사 관련 브리핑 하는 강훈식 비서실장 / 뉴스1

논란 당사자 용혜인 후보자, 오늘도 "청문회서 답하겠다"

정작 논란의 당사자인 용혜인 후보자는 오늘(9일)도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용 후보자는 이날 오전 8시 25분경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장관·비례대표 의원 겸직 문제와 비선조직 성차별 지침 묵인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용 후보자는 차에서 내린 뒤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취재진이 '겸직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나', '비선조직 성차별 지침을 묵인한 게 사실인지', '가족 정당 의혹에 대해 해명할 생각은 없는지' 등을 물었지만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용 후보자는 지난 2일 첫 출근 이후 겸직 논란, 배우자인 기본소득당 박기홍 최고위원의 '셀프 인사'와 정부지원금 부정 수령 의혹, 비선 조직 내 성차별 묵인 의혹, 세월호 침묵시위 차명 기획 의혹 등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달 18일 혹은 21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18일, 야당은 21일 개최를 각각 주장하고 있어 아직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