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에 에워싸인 용혜인…“침묵 계속 유지할 거냐”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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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으로 일관한 용혜인, 청문회 날짜도 미정
비례의원직 겸직부터 배우자 의혹까지, 쟁점 계속 불거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또다시 침묵했다. 후보자 지명 이후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문제부터 배우자 관련 논란,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의혹까지 잇따르고 있지만 용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말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한 용 후보자 주변에는 취재진이 몰렸다.
기자들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데 침묵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언더조직의 성차별을 묵인한 게 사실인지”, “가족 정당이라는 의혹에 해명할 생각은 없는지”, “일부 기본소득당 지역 시·도당 사무실 허위 등록 의혹에 입장이 있는지” 등을 잇달아 물었다.
그러나 용 후보자는 이날도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직접 해명을 미룬 채 인사청문회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는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문제는 정작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날짜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청문회에서 말하겠다”…그런데 청문회 날짜부터 안 잡혔다

현재 여야는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 시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8일께 청문회를 열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21일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8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6~18일 정도에 했으면 좋겠는데 국민의힘이 그 뒤로 미루자고 해서 협상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시한이 오는 22일까지인 만큼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등 후속 일정을 고려하면 18일 전후에는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서 보내는 시간들을 고려하면 관례상 마지막 날 청문회하는 경우는 없다”며 17일 개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뉴시스에 “21일에 개최하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현재는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용 후보자가 각종 논란에 대해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야의 일정 협상까지 지연되면서 후보자 본인의 공개 해명 역시 늦어지는 형국이다.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논란…“당이 원외 정당 된다”

용 후보자를 둘러싸고 가장 먼저 불거진 문제 가운데 하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문제다.
현행 국회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국회법 제29조는 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사퇴하면 다음 순번 후보자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기 때문에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는 사례가 있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은희 전 의원 역시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문제로 논란이 일자 의원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용 후보자는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그는 “특권이나 혜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자신이 의원직에서 물러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법적으로 가능한 겸직과 정치적 관례·책임론이 맞부딪치는 대목이다.
배우자·당 운영 의혹까지…쟁점 계속 늘어난다

논란은 의원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용 후보자의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을 둘러싸고 주요 당직 인사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이른바 ‘셀프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출산·육아휴직 제도와 관련한 정부지원금 수령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의혹도 나온 상태다.
용 후보자 부부가 과거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언더 조직’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노동당이 2018년 진행한 진상조사 과정에서는 해당 조직이 혼전 순결과 낙태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교양 자료를 활용했다는 내용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소득당 일부 지역 시·도당 사무실의 허위 등록 의혹과 비례대표 공천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용 후보자의 정치 경력 가운데 하나로 소개돼온 ‘세월호 희생자 추모 침묵 행진 제안자’ 이력에 대해서도 최초 제안자가 따로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전 여성위원장은 지난 4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자신이 침묵 행진 최초 제안자라고 주장하면서 당시 박 최고위원이 용 후보자를 앞세우자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도 ‘임명 불발’ 가능성 거론…청와대는 “청문회 거쳐야”

정치권의 시선은 이제 청문회 자체를 넘어 실제 임명 여부로 향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후보직 사퇴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고, 여권 일각에서도 청문회 결과와 이후 여론에 따라 실제 임명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지명이 철회된 이혜훈 전 의원의 사례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청와대는 우선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인사청문 제도 자체가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검증 과정인 것으로 안다”며 “인사위원장의 책임 아래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용 후보자의 향후 거취를 가를 첫 분수령은 인사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후보자 본인이 일주일째 구체적인 답변을 아끼고 있는 상황에서 청문회 일정마저 확정되지 않으면서 검증을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근길에서도 취재진의 질문은 쏟아졌지만 용 후보자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