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째로 팔던 시대는 끝났다… 두 달 만에 매출 184% 상승한 '이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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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급증에 바뀌어버린 마트 과일 코너 풍경
마트 과일 코너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통째로 진열되던 수박과 멜론 옆으로, 손바닥만 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조각과일 매대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 혼자 사는 가구가 늘고 과일값 부담이 커지면서 벌어진 변화다.

용량은 33% 늘리고 가격은 그대로, 매출은 세 배로
변화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곳은 롯데마트·슈퍼다. 지난 5월 소용량 조각과일 상품군을 뜯어고친 결과, 5월 22일부터 7월 21일까지 두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84% 뛰었다. 이번이 처음 있는 성장세도 아니다. 지난해에도 롯데슈퍼의 조각과일 매출이 약 50% 늘어난 바 있어, 올해 개편은 이미 커지고 있던 수요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방법은 단순했다. 150g이던 기본 용량을 200g으로 33% 늘리면서도 가격표는 2990원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계산해보면 100g당 단가가 4분의 1가량 내려간 셈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손해 보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매입 방식에 있다. 산지에서 등급과 크기가 제각각인 과일을 통째로 사들이는 이른바 '풀 스펙 매입'을 활용한 것이다. 꼭지가 떨어졌거나 표면에 흠이 있어도 당도만 기준을 넘으면 조각과일 원료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손질은 회사가 자체 운영하는 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맡고, 원물 선별에는 매장에서 파는 통과일과 똑같은 비파괴 당도 검사를 적용한다. 지난 4년치 판매 데이터를 뜯어본 결과 가장 잘 팔린 품목은 파인애플과 메론, 수박 순이었는데, 메론과 수박은 산지에서 나는 시기가 짧다는 게 걸림돌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메론은 산지를 여러 곳으로 늘리고 수박은 비수기에도 하우스 재배 물량을 확보해, 올해부터는 두 품목 모두 사계절 내내 살 수 있게 됐다. 수박과 파인애플을 함께 담거나 오렌지와 자몽을 섞은 혼합 구성, 심지어 손질이 까다로운 두리안까지 조각 형태로 내놓으며 라인업도 계속 넓어지는 중이다.
온라인에서도 조각과일 매출 반년 새 55%↑
같은 흐름은 온라인 장보기에서도 확인된다. 신선식품 플랫폼 컬리는 지난 6월 간편과일 매출이 1년 전보다 55%, 바로 전달보다는 41% 늘었다고 밝혔다. 매대에 오르는 품목 중에서는 조각수박의 성장 폭이 가장 컸다. 굳이 칼을 대지 않아도 되고, 다 먹지 못해 버려지는 부분이 없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온라인 조각과일로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편의점도 '혼자 사는 살림'에 맞춰 진열대 손질
작게 나눠 파는 흐름은 편의점 매대에서 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CU에서 채소와 과일, 조각치킨 같은 소포장 상품 매출은 2024년 20.4%, 2025년 18.5%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 4월까지도 26.2% 증가하며 4년째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GS25는 달걀과 정육까지 소용량으로 나눠 팔기 시작했고, 세븐일레븐은 1인용 샐러드와 도시락은 물론 기존 제품의 5분의 1 수준으로 용량을 줄인 세제까지 선보였다. 이마트24 역시 컵과일과 소분 채소, 1인분 반찬으로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냉장고에 여유 공간이 없는 소형 가구를 겨냥해, 식품을 넘어 생활용품까지 포장 단위 자체를 줄이는 흐름이 번지고 있는 셈이다.
"다 먹지도 못하는데"…작아진 살림이 만든 소비 공식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국내 1인 가구는 804만 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했다. 2015년 27.2%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9%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이제 세 집 중 한 집 이상이 혼자 사는 가구인 셈이다. 과일값이 뛰면서 큰 단위로 사놓고 남기느니 그때그때 필요한 양만 사려는 소비자가 늘었고, 혼자 사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애초에 한 통을 다 먹을 일이 없는 가구도 함께 늘었다.
손질할 필요가 없어 시간이 절약되고, 먹다 남겨 버리는 음식물도 줄어든다는 점 역시 조각과일을 찾는 이유로 꼽힌다. 대용량 위주로 짜여 있던 신선식품 매대가,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에 맞춰 조금씩 형태를 바꿔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