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보덴 채굴기업 6곳에 5,600만 달러 세금 추징…채굴 위장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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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보덴 채굴기업 6곳에 753억원 세금 추징…채굴 위장 적발
HIVE 자회사 비쿠판은 최고행정법원까지 상고, 소송전 진행 중

스웨덴 세무당국이 북부 도시 보덴(Boden)에서 암호화폐 채굴사업을 벌인 기업 6곳에 세금 추징 명령을 내렸다. 스웨덴 공영방송 SVT가 9월 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세무당국 스카테베르케트(Skatteverket)는 이들 기업에 약 5억 4,000만 크로나(약 5,600만 달러, 약 753억원·1달러 1,345원 기준)의 추가 세금을 부과했다. 다른 매체는 이 금액을 5,650만 달러로 집계하기도 했다. 스카테베르케트는 이들 기업이 채굴 사업을 위장해 받을 자격이 없는 세제 혜택을 챙겼다고 판단했다. 이번 추징은 2024~2026년 진행된 업계 전반 조사의 일환으로, 조사 대상 9개 기업의 세금 조정 규모는 5억 크로나를 넘어섰다.
채굴을 숨겼다…스카테베르케트가 내놓은 혐의
스카테베르케트 정보국장 파트리크 릴크비스트(Patrik Lillqvist)는 조사 대상 기업들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SV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조사한 기업들은 채굴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특수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목적은 “원래 자격이 없는 세제 혜택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릴크비스트는 이들 기업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그는 “사회에 들어와 그 사회로부터 훔쳐가는 행위”라고 표현하며, 이번 사안을 단순한 분류 논쟁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이번에 적발된 6개 기업은 2024~2026년 스카테베르케트 조사에서 나온 전체 세금 조정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왜 보덴이 스웨덴 채굴 산업의 중심지가 됐나
보덴이 채굴기업들을 끌어들인 이유는 세제가 아니라 지리와 인프라에 있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과 기존 데이터센터 인프라 덕에 유럽 전역의 채굴 사업자들이 몰려들었고, 2018년 무렵에는 이미 약 10개의 채굴기업이 이 지역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스웨덴은 2023년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던 전력세 감면 혜택을 폐지했다. 에너지 소모가 큰 비트코인 채굴시설의 운영비를 직접 끌어올리는 조치였다. SVT 노르보텐(SVT Norrbotten)이 2024년 진행한 자체 조사에서는 채굴기업들이 스웨덴 정부에 약 10억 크로나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추산됐고, 분쟁 사례 대부분이 보덴에서 나왔다. 이번에 확정된 세금 고지서는 그 분쟁이 2026년까지 이어져 구체적인 금액으로 정리된 결과다.
스카테베르케트가 4년에 걸쳐 조사한 18개 채굴기업 가운데 13곳이 보덴에 사업장을 두고 있었다. 스웨덴 정부는 그동안 암호화폐 채굴이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릴크비스트는 이런 지리적 집중이 우연이 아니라고도 밝혔다. 채굴기업들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세수 증가를 약속하며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HIVE 자회사 비쿠판, 최고행정법원까지 간 소송전
세금 고지에 반발한 기업 중 하나가 보덴과 로베르츠포르스(Robertsfors)에서 시설을 운영하는 비쿠판 데이터센터(Bikupan Datacenter)다. 비쿠판은 채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세금 분쟁은 스웨덴 최고행정법원까지 올라가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
비쿠판은 캐나다 상장사 하이브 디지털 테크놀로지스(HIVE Digital Technologies)와 연결된 회사다. 비쿠판 데이터센터 최고경영자이자 HIVE의 스웨덴 국가 매니저를 겸하는 요한나 튜른블라드(Johanna Törnblad)는 스카테베르케트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SVT에 보낸 이메일에서 “비쿠판 기업들의 과거 사업활동에 대해서는 스웨덴 세무당국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튜른블라드는 실제 채굴은 HIVE 그룹과 무관한 외부 채굴 풀(mining pool)이 수행했고, 비쿠파 계열사들은 인공지능(AI) 작업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컴퓨팅 능력을 판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카테베르케트는 기업들이 서비스를 어떻게 설명했든 관계없이 조사 대상 사업을 모두 채굴 활동으로 간주해왔다. 지금까지 스웨덴 행정법원과 행정고등법원은 심리한 사건에서 모두 세무당국의 판단을 지지했다. 비쿠판의 최고행정법원 상고는 기업들이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몇 안 남은 수단이다.
채굴에서 AI 데이터센터로, HIVE의 방향 전환
분류 문제를 둘러싼 셈법은 HIVE가 보덴 사업장을 채굴에서 벗어나 재편하면서 더 복잡해지고 있다. HIVE는 2026년 3월 스웨덴 세법 적용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보덴 시설의 비트코인 채굴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엔비디아(Nvidia) GPU 2,000개를 갖춘 액체냉각 방식의 AI 데이터센터로 전환되고 있다.
HIVE는 회계연도 2026 기준 매출 2억 9,800만 달러(약 4,008억원)로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고성능컴퓨팅(HPC) 부문 매출은 1,950만 달러(약 262억원)로 전년 1,000만 달러(약 135억원)보다 94% 늘었고, HPC 자회사 버즈(BUZZ)의 계약 기준 연간반복매출(ARR)은 3,500만 달러(약 471억원)에 달했다. 회계연도 말 기준 HIVE는 캐나다·스웨덴·파라과이에 걸쳐 총 440메가와트(MW)의 전력 용량을 확보했고, 설치된 비트코인 채굴 해시레이트는 초당 6.5엑사해시(EH/s)에서 25.1EH/s로 늘었다. 다만 보유 비트코인은 3월 31일 기준 150BTC로 줄었다.
세금 분쟁의 재무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HIVE는 2026년 8월 스웨덴 부가가치세(VAT) 분쟁과 관련해 8,470만 달러(약 1,139억원) 규모의 비현금성 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덴 6개 기업 추징액 5,600만 달러보다 큰 규모다. 스카테베르케트 조사로 발생한 스웨덴의 세수 손실 총액은 약 1억 달러(약 1,345억원)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