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크립토세 초안, 예상 세수 114억→1억6000만 유로로 71배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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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크립토세 초안, 예상 세수 1억6000만 유로…연방예산의 0.03%
25% 단일세율로 1년 비과세 폐지, 2027년 매입분부터 적용

독일 크립토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독일 크립토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독일 연방재무부가 암호자산(가상자산) 과세 개편 법안 초안을 마련해 부처간 협의에 넘겼다. 초안에 담긴 예상 세수는 2028년부터 1억6000만 유로, 2031년까지 늘어나도 3억5000만 유로 수준이다. 같은 날 오전 재무장관 라스 클링바일(Lars Klingbeil)은 연방의회(분데스탁, Bundestag)에 지출 5,554억 유로, 신규 차입 1,187억 유로 규모의 예산안을 제출했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초안의 실제 무게가 드러난다. 핵심은 암호자산을 1년 이상 보유하면 비과세였던 현재 제도가 끝나고, 2027년 1월 1일 이후 매입분부터 주식과 같은 25% 단일세율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무엇이 바뀌나, 초안 세부 내용

초안에 따르면 암호자산 투자소득은 기존 주식·증권과 같은 25%의 단일 원천세에 연대부가세를 더해 과세된다. 독일의 자본소득세 체계인 압겔퉁슈토이어(Abgeltungsteuer)에 편입되는 방식이다. 적용 시점은 2027년 1월 1일 이후 매입한 자산부터이며, 원천징수는 2028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초안은 2026년 12월 31일 이전 취득분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는 그랜드파더링(기존 보유분 보호) 조항을 담고 있어, 그 이전 매입분은 현행 1년 보유 비과세 규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보유분 처리 방식이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보도도 있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손실은 주식 등 다른 증권과 상계할 수 있고, 개인 세율이 25%보다 낮은 투자자는 유리성 심사(Günstigerprüfung)를 신청해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연 1,000유로의 저축자 공제(면세 한도)도 그대로 유지된다. 스테이킹과 대출(렌딩) 수익은 투자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현행법에서는 암호자산을 12개월 이내에 처분하면 최고 45%에 달하는 개인소득세율이 적용되고, 1년을 넘겨 보유하면 원칙적으로 비과세였다. 새 규정은 장기 보유자의 비과세 혜택을 없애는 대신, 단기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세율을 45%에서 25%로 낮추는 효과를 낸다.

세수 1억6000만 유로, 예산과 비교하면 / AI 생성 이미지
세수 1억6000만 유로, 예산과 비교하면 / AI 생성 이미지

세수 1억6000만 유로, 예산과 비교하면

클링바일이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은 지출 5,554억 유로, 핵심예산 기준 신규 차입 1,187억 유로 규모다. 이 중 334억 유로는 일반 채무 규정, 854억 유로는 국방·안보 예외 조항에서 나온다. 특별기금까지 더하면 신규 차입 총액은 2,037억 유로로 늘어난다.

1,187억 유로를 365일로 나누면 하루 신규 차입액은 약 3억2,500만 유로다. 크립토세 예상 세수 1억6000만 유로는 이 금액의 0.49일치, 대략 12시간 분량의 신규 차입에 해당한다. 전체 지출 5,554억 유로 대비로는 0.029%에 그치고, 2031년에 도달한다는 3억5,000만 유로도 비중은 0.063%에 머문다.

크립토세는 탈세와 신고되지 않은 자금을 겨냥한 종합 대책의 일부로, 이 대책 전체가 목표로 하는 세수는 약 10억 유로다. 1억6000만 유로는 그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은 몫이다.

11억4000만에서 1억6000만으로, 추정치는 어떻게 쪼그라들었나

보유기간 폐지를 둘러싼 논의는 2026년 봄부터 훨씬 큰 숫자로 진행됐다. 2025년 프랑크푸르트 스쿨 블록체인 센터(Frankfurt School Blockchain Center)는 최대 114억 유로의 세수를 추정했다. 2026년 5월 5일 분데스탁에 제출된 법안(문서번호 21/5752)은 최소 50억 유로를, 같은 해 4월 29일 연방정부 기준결정은 20억 유로를, 7월 6일 내각 결정(금융범죄 대응 포함)은 10억 유로를 제시했다. 9월 8일(현지시각) 재무부 초안은 1억6000만 유로로 수렴했다.

가장 높았던 추정치와 실제 초안 수치 사이에는 71배의 차이가 있다. 유럽에서 보유기간 폐지를 실제로 시행한 유일한 사례인 오스트리아는 2022년 이 제도를 없앴는데,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2024년 신고한 암호화폐 자본이득세는 3,380만 유로였다. 이를 인구 비율로 독일에 대입하면 약 3억 유로 수준이 나온다는 분석이 초안 발표 4주 전인 2026년 8월 12일(현지시각)에 제시된 바 있다.

비트코인 분데스페어반트(Bitcoin Bundesverband)는 114억 유로 추정치의 방법론에 대해 데이터 출처, 표본의 대표성, 오차범위 누락 등 15개 질문을 제기했지만 지금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

정치권 공방과 남은 쟁점

앞서 5월 녹색당이 1년 보유 비과세 규정을 없애자는 법안을 상정했지만 재무위원회에서 부결됐다. CDU/CSU, 사회민주당(SPD),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각기 다른 이유로 반대했고 좌파당(디린케)은 조건부로 지지했다. SPD는 정부가 이미 별도 법안을 준비 중이라는 이유를 들었고, CDU/CSU는 정부 차원의 조율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클링바일은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확인했지만 세부 내용은 정부 내 조율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AfD는 12개월 보유 규정 유지를 지지하며 별도의 분데스탁 제안을 낸 바 있다. 최근 작센안할트주 선거에서 AfD가 약 44%의 득표율을 얻으면서 이 논쟁이 다시 주목받았지만, 크립토 과세는 연방 사안이어서 주 정부가 단독으로 바꿀 수 없다.

클링바일은 예산 연설에서 신규 차입을 투자로 규정하며 인프라·병원·학교 사업을 언급했고,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상으로 재원을 마련할 100억 유로 규모의 부담 완화 패키지를 발표했다. 그는 저금리 시기에 균형예산이 “일종의 페티시”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2025년 독일에서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온체인 암호자산 활동 규모를 241억 달러로 추정했다. 결제 156억 달러, 실현이익 61억 달러, 소득 24억 달러로 구성되며, 체이널리시스는 이 수치가 미납세액이 아니라 일반적인 과세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활동 규모라는 점을 함께 밝혔다. 독일은 1월부터 EU의 암호자산 과세투명화법에 따른 보고 의무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