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대통령 귀국 날에 '찬물' 확 끼얹은 용혜인... 민주당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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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대한 도리도 예의도 염치도 없다"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격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직 겸직 강행 의지를 담은 기자회견을 열자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런 반응이 쏟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날 청와대와 사전 조율도 없이 회견을 연 용 후보자를 두고 민주당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본인과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겸직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회견은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다. 용 후보자가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당일 회견을 잡은 점을 두고 민주당에선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용 후보자는 회견에서 의원과 장관을 겸직하는 것에 대해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를 두고는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가 정치인 자리 나눠 먹기"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날 선 발언이 나오면서 여당 의원들의 걱정은 한층 짙어진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기자회견) 시점을 잘못 선택했다"며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가지고 오는 날마다 이런 일이 생기니 바람직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자회견 내용이 여론뿐 아니라 민주당 정서에도 맞지 않고,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여당과 대통령에 모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안 하느니 못한 회견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용 후보자의 주장이 일부 논리도 있지만, 논리의 문제가 아닌 정서의 문제"라며 "청문회까지 하더라도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의원에게만 다른 원칙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용 후보자 발언에 대해 "그동안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고 장관으로 간 사람들은 다 바보인가"라며 "보궐선거가 필요한 지역구 의원과 자동 승계되는 비례대표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역시 연합뉴스에 "의원과 장관을 다 하겠다는 것은 결국 욕심"이라며 "국민 여론이 어떻게 보는지 생각하고 말을 해야 하는데, 회견에서 그런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여선웅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용 의원은 국민과 대통령, 민주당에 대한 도리도 예의도 염치도 없다"며 "기자회견을 보니 지명 철회도 아깝다"고 비판했다.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당내에서 적지 않다. 한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에 "국정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여론조사가 나오고, 용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라며 "용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이 국정 지지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청문 절차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 후보자를 두고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청문 절차를 거치고 난 이후 국민의 눈높이 등을 바탕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수석은 "청문, 묻고 답하는 공식적인 절차 속에서 후보자의 말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수석은 용 후보자의 겸직 문제에 대해 "검증의 영역 문제라기보다 후보자가 판단할 문제"라며 "후보자가 장관직을 받고 청문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판단하고 국민에게 입장을 밝힐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지명 당시 청와대가 용 후보자에게 의원 겸직 문제를 물었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과 다른 당 의원을 널리 인재로 쓰는 차원에서 후보를 지명하는 과정 속에서, 지명의 전제로 '이걸 할래, 저걸 할래'라고 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라고 답했다. 성 수석은 "과거 전례라든지 관례, 그분이 처한 당의 특수한 사정들을 감안해서 본인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거나 판단을 취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성 수석은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 승인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전 정부에서 검찰 수사가 있었고 불기소라는 형태를 통해 이미 보도된 사안이라 이를 검증 과정에서 놓쳤을 리는 없다"고 언급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용 후보자에 대해 "안팎의 우려가 많이 전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특히 여당 쪽에서 많이 오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용 후보자의 기자회견을 두고선 "저희도 하는 줄 몰랐다"며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