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혐오 멈춰!" 전남·광주 학생들, 차별 없는 교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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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청 출범 후 역사적인 첫 교류… 30여 명 학생 대표들 모여 존중과 공존의 '공동선언문' 채택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획일화된 규제나 지시를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을 넘어, 학생들 스스로 교실 안의 혐오 문화를 진단하고 자정 노력을 담은 공동 선언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교육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통합의 닻 올린 학생의회, 역사적인 첫 만남의 시너지
지난 12일, 전남청사 회의실은 지역 교육 자치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학생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교육감 김대중) 출범이라는 거대한 교육 환경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양 지역을 대표하는 학생의회 임원진들이 사상 처음으로 한 공간에 마주 앉은 것이다.
'2026 전남-광주 학생의회 의장단 및 임원진 의정교류'라는 타이틀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제8기를 맞이한 전남학생의회 의장단과 광주학생의회 의장단을 비롯한 핵심 학생 대표 3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단순한 상견례를 넘어, 향후 두 지역의 학생들이 하나로 뭉치게 될 '통합 학생의회'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탄탄한 협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온 학생들이지만, 더 나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목표 하나로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너지를 발산했다.
◆ 교실 파고든 '혐오표현', 학생들 스스로 메스 든다
이날 의정교류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자 메인 아젠다는 바로 '혐오표현을 줄이고 존중하는 학교문화 만들기'였다.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필터링 없이 쏟아지는 각종 차별적 발언과 맹목적인 혐오가 어떻게 교실로 스며들고 교우 관계를 파괴하는지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들의 주도적인 태도였다. 학생 대표들은 행사에 앞서 각자의 학교와 또래 집단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혐오 표현 사례와 관련 사회적 이슈들을 스스로 조사해 오는 열정을 보였다. 탁상공론식 토론에서 벗어나, 학생의 눈높이에서 가장 실효성 있게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난상토론을 벌였다.
◆ 비판적 사고부터 행동까지… 4대 실천 과제 도출
장시간의 열띤 논의 끝에 학생들은 자신들의 굳은 의지를 담은 ‘혐오와 차별 없는 학교문화 만들기 공동선언문’을 직접 작성하고 낭독하는 감동적인 시간을 가졌다. 이 선언문은 단순한 선언적 의미를 넘어 행동 지침 성격을 띠고 있다.
공동선언문에는 크게 네 가지 핵심 실천 과제가 담겼다.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온라인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분별해 수용하는 태도를 기르고, 장난을 빙자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언어 사용을 근절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고려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주변에서 혐오 표현이 발생했을 때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제지하고 대응하는 용기를 가지며,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지 않고 인정하는 공존의 가치를 일상에서 실천하자는 묵직한 메시지가 포함됐다.
◆ "선언 넘어 실천으로" 민주 시민 향한 힘찬 발걸음
이날 행사에 참여한 30여 명의 학생 의원들은 이 선언이 일회성 퍼포먼스로 끝나는 것을 경계했다. 각자 소속된 일선 학교로 돌아가 학생회 활동을 통해 선언문의 내용을 전파하고, 존중과 공존의 학교 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앞장설 것을 굳게 결의했다.
교류회에 참석한 한 학생 대표는 "그동안 막연하게 느끼던 혐오 표현의 심각성을 광주, 전남 친구들과 함께 논의하며 뼈저리게 느꼈다"며 "우리가 직접 고민해 만든 이 선언문이 실제 학교 현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행동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교육 당국 역시 학생들의 이러한 자발적인 민주적 실천에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고 나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김광식 민주생활교육과장은 "통합교육청 체제하에서 양 지역 학생 대표들이 처음 만나 혐오와 차별이라는 무거운 사회적 현안에 대해 스스로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은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학생들이 수동적인 학습자를 넘어 건강한 민주 시민으로 온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의회 간 교류와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