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서버 뒤에 숨은 ‘디지털 성협박’… 3개월 내 검거 13% 불과, 피해자 2차 가해 노출
작성일
최근 3년간 관련 범죄 2,631건 발생… 1년 이상 장기 수사·검거 지연 사건 지속 증가
텔레그램 등 해외 플랫폼 악용 수사 난항… 피의자 절반 이상(57.7%)이 10~20대 청년층
미국·유럽 글로벌 플랫폼 수사 공조 및 즉각 차단 체계 타산지석… 박정현 의원 “신속 수사 및 피해자 보호 강화 촉구”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불법 촬영물 등 성적 영상·사진을 빌미로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강요하는 디지털 성범죄가 매년 800건 이상 지속 발생하고 있으나, 해외 플랫폼 악용 등으로 피의자 검거가 지연되는 사례가 늘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길어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구)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성적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 범죄는 2023년 970건, 2024년 823건, 2025년 838건 등 최근 3년간 총 2,631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범죄 발생 대비 피의자 검거까지 걸리는 시일도 장기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접수·검거된 사건 가운데 발생 후 3개월 이내에 피의자가 검거된 경우는 358건에 불과했다. 반면 범죄 발생부터 검거까지 1년 이상 소요된 장기 사건은 2023년 32건, 2024년 44건, 2025년 56건으로 매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피의자 특정이 지연되는 배경에는 텔레그램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보안 메신저 및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범죄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 서버 수사 공조의 한계로 인해 미검거 상태로 수사가 길어지는 사이에 피해자들은 유포 공포와 지속적인 협박에 노출되고 있다.
피의자의 연령대 역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3년간 적발된 피의자 1,763명 중 14~20세 이하가 438명(24.8%)을 차지했으며, 21~30세가 580명(32.9%)으로 가장 많았다. 10대와 20대를 합친 30세 이하 피의자는 총 1,018명으로 전체의 57.7%에 달해 청소년 및 젊은 층의 디지털 성범죄 심각성을 드러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 및 사법 기관 간의 즉각적인 정보 공유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및 성적 협박물 유통 시 플랫폼 사업자에게 즉각적인 삭제·차단 의무와 수사 협조 의무를 강력히 부과하며, 범죄 가해자에 대한 신속 추적과 피해 영상물 차단 처리를 최우선으로 진행한다.
박정현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는 수사가 장기화될수록 온라인상 유포 및 추가 협박 등으로 인해 피해가 2차, 3차로 확산되는 치명적인 구조”라며 “경찰은 검거가 지연되는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해외 플랫폼과의 수사 공조 체계를 다각화해 신속한 수사와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