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호감이 ‘내가 쓰는 거래소’로 번지면 위험…1억원대 코인 로맨스스캠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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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SNS 로맨스스캠 코인 투자 유도 3단계와 1억원대 피해 사례 공개
가상자산 환급 근거 담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은 10월 시행 예정

SNS에서 알게 된 상대가 어느 날 “내가 쓰는 거래소”를 알려준다면 한 번쯤 멈춰야 한다. 경찰청은 SNS로 친분을 쌓은 뒤 코인 투자금을 가로챈 1억원대 로맨스스캠 추정 피해 사례를 2026년 공개했다. 핵심은 낯선 사람의 호감 표현 자체가 아니다. 관계를 만든 뒤 금융 행동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경찰청이 소개한 수법은 3단계로 나뉜다. 마침 가상자산거래소의 보이스피싱 방지 의무를 담은 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내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고 피해를 입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정리했다.
호감에서 송금까지, 코인 로맨스스캠 3단계
1단계는 접근과 신뢰 쌓기다. 범죄자는 SNS·데이트앱·메신저에서 외국인 사업가, 투자 전문가, 재테크에 성공한 지인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장기간 일상 대화를 이어간다.
2단계는 투자 권유다. ‘내가 쓰는 거래소’, ‘지인이 알려준 고수익 코인’, ‘해외 플랫폼의 차익거래’ 같은 명목으로 특정 사이트 가입이나 소액 송금을 권한다. 이 단계에서는 투자 이야기가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온다.
3단계에서 피해가 커진다. 피해자가 수익 화면을 확인하면 출금 수수료, 세금, 보증금, 계정 해제 비용을 추가로 요구한다. 돈을 더 보내지 않으면 투자금이 동결됐다고 협박하거나 연락을 끊는다.
경찰청은 이 스캠이 단순한 투자 권유보다 심리적 신뢰를 먼저 만든다고 짚었다. 그래서 가족이나 지인이 피해를 알아챌 때쯤에는 이미 여러 차례 송금한 뒤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송금 전에 확인할 세 가지
첫째, 상대방의 신원과 경력은 프로필 사진·명함·영상통화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주민등록번호, 여권,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보내와도 진위가 보장되지 않는다. 서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안전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둘째, 거래소 이름과 화면이 실제 사업자와 일치하는지 봐야 한다. 금융위원회·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인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상대가 알려준 사이트가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송금을 미뤄야 한다.
셋째, 출금을 위해 추가 세금이나 보증금을 먼저 보내라는 요구는 정상적인 환급 절차가 아니다. 경찰청은 이를 전형적인 2차 사기 신호로 규정했다. 수익 화면이 눈앞에 있어도 출금 단계에서 돈을 더 내라는 말이 나오면 거기서 멈춰야 한다.
이미 보냈다면 이 순서로 움직여라
피해가 이미 발생했다면 먼저 추가 송금을 중단한다. 그다음 대화방·프로필·계좌번호·지갑주소·거래내역을 캡처하고 원본 파일을 보존한다. 신고와 수사에 쓸 자료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후 기관별 요청은 따로 해야 한다. 은행에는 즉시 지급정지 가능성을 문의한다. 거래소에는 자산 이전 중지와 계정 동결을 요청한다. 경찰 112 또는 통합신고대응센터에도 신고한다.
범죄자가 ‘환급 대행업체’를 소개하며 수수료를 요구해도 다시 응하면 안 된다. 경찰청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피해구제가 실제 피해자산의 흐름과 신고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추가 비용을 내면 돈을 되찾아준다는 약속보다 공식 기관 접수가 우선이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 가상자산 피해자 구제 어떻게 달라지나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 3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범죄자가 피해자의 가상자산을 직접 탈취하거나, 탈취한 현금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자금을 세탁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배경이다. 그동안 가상자산거래소에는 이를 선제적으로 막거나 피해자를 구제할 법적 근거가 미비했다.
개정안의 첫 번째 변화는 거래소 의무다. 가상자산거래소도 은행·증권사 같은 금융회사와 같은 수준의 보이스피싱 방지·피해구제 의무를 진다. 거래 목적을 확인하고 의심 자금 유통을 상시 감시해야 한다. 범죄가 의심되면 해당 계정을 즉시 지급정지하는 등 조치한 뒤 피해자의 환급을 지원해야 한다. 거래소는 2025년 10월부터 운영 중인 ASAP(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에도 의심 거래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두 번째는 구제 대상 확대다. 피해구제 대상 자산이 ‘금전’에서 ‘가상자산’까지 넓어진다. 가상자산을 직접 탈취당한 경우나 범죄자가 피해자의 돈을 가상자산으로 바꾼 경우에도 구제와 환급이 가능해지도록 한 것이다.
세 번째는 환급 절차 지원이다. 피해자가 원하면 거래소가 환급 대상 가상자산을 매도해 현금(매도대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신설된다. 가상자산 거래 경험이 적은 피해자가 환전에서 어려움을 겪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다만 시행은 아직 앞에 있다. 금융위원회는 법률 공포 6개월 후인 2026년 10월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행 전까지 세부 기준과 절차를 담은 하위법령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절차는 하위법령 정비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