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다… 보육원 원장님 부부에게 금메달 2개 걸어준 '국가대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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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빈, 조광희와 금메달 2개 합작… 한국 선수단 첫 2관왕
“내겐 원장님 부부가 부모님”… 생후 9개월부터 이어진 인연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걸고 돌아온 한 선수가 공항 입국장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보육원 원장 부부에게 다가갔다. 그는 메달을 하나씩 꺼내 두 사람의 목에 걸어준 뒤 꼭 끌어안았다. 생후 9개월 때부터 자신을 키워준 이들이었다.

그 주인공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카누에서 2관왕에 오른 국가대표 김효빈(25·울산광역시청)이다.

카누 국가대표 김효빈. 26일 일본 나고야 코리안하우스에서 열린 금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금메달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9.26 / 뉴스1
카누 국가대표 김효빈. 26일 일본 나고야 코리안하우스에서 열린 금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금메달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9.26 / 뉴스1

생후 9개월부터 19세까지 곁을 지킨 원장 부부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효빈은 생후 9개월 무렵 충남 부여의 한 보육원에 입소했다. 두 살 위 누나와 함께 이곳에 들어온 그는 19세에 자립하기 전까지 원장 부부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 성장했다.

김효빈에게 이들 부부는 친부모나 다름없는 존재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겐 원장님 부부가 부모님"이라며 "친부모의 보살핌을 받아보진 못했지만, 어떤 친부모라도 내가 받은 만큼 보살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장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동안 그는 눈물을 훔쳤다.

어린 시절 김효빈은 잔병치레가 잦았다. 보육원에 들어간 뒤부터 몸이 약해 여러 차례 병원을 오갔고, 생사의 고비를 넘긴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원장 부부는 부여뿐 아니라 대전과 서울의 병원까지 찾아다니며 김효빈을 돌봤다.

그는 일찍이 보육원을 자신의 보금자리로, 그곳에서 동고동락하는 이들을 한 식구로 여겼다. 김효빈은 "어릴 때도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당당했고, 기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꿋꿋했던 그도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시련을 마주해야 했다. 김효빈은 "'고아'라고 놀림 받거나, 따돌림을 당해 우울증을 앓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방황하던 시기, 그를 붙잡아준 카누

엇나갈 뻔했던 그를 다잡아준 매개체는 중학생 때 본격적으로 노를 젓기 시작한 카누였다.

그는 "방황하던 나를 잡아준 것도 카누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와 비슷한 환경의 학생이나 선수가 있다면,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꿈에 그리는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애초 김효빈은 이번 아시안게임 무대에 원장 부부를 직접 초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카누 경기장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되는 바람에 현장 응원은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 27일 김효빈의 귀국 일정에 맞춰 원장 부부 등 보육원 식구들은 이른 새벽부터 부여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입국장에 들어선 김효빈은 자신을 기다리던 원장 부부의 목에 나란히 금메달을 걸어주며 진한 포옹을 나눴다.

K4 첫 금메달 이어 K2 정상… 한국 선수단 첫 2관왕

김효빈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조광희(33·울산광역시청)와 함께 두 차례 금메달을 합작했다.

26일 일본 나고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카누에서 2관왕에 오른 조광희(왼쪽)와 김효빈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9.26 / 연합뉴스
26일 일본 나고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카누에서 2관왕에 오른 조광희(왼쪽)와 김효빈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9.26 / 연합뉴스

두 선수는 지난 24일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4인승(K4) 500m에서 먼저 정상에 올랐다. 한국 카누가 아시안게임 K4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뒤인 25일에는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 레이크 카누 코스에서 열린 남자 카약 2인승(K2) 500m 결승에 나섰다.

조광희-김효빈 조는 첫 250m 지점을 43초 73에 통과하며 2위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이후 후반부에 속도를 끌어올려 선두로 나섰고, 1분 31초 85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2위 일본 조의 기록은 1분 32초 176이었다. 두 팀의 격차는 0.317초였다. 일본은 후반 250m에서 출전팀 가운데 가장 빠른 47초 616을 기록하며 추격했지만 한국이 끝까지 앞섰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남자 K2 500m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0 베이징 대회 천인식-박차근 조 이후 36년 만이다.

K4 500m와 K2 500m를 연이어 제패한 조광희와 김효빈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먼저 금메달 2개를 획득한 선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