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슬기로운 은퇴 생활' 5부…숲으로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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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35분 방송

EBS1 '한국기행'은 9일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을 찾는다. 골짜기마다 안개가 피어오르는 깊은 산골에서, 매일 자신만의 숲으로 출근하는 남자를 만난다.

한국기행 871편 5부 '숲으로 출근합니다' 방송 자료화면. / EBS
한국기행 871편 5부 '숲으로 출근합니다' 방송 자료화면. / EBS

주인공은 올해로 5년째 숲을 가꾸고 있는 이성원 씨다. 성원 씨는 시골에서 살아본 경험도, 농사를 짓는 가족도 없었다. 그런 그가 오래도록 품어온 꿈은 자연이 숨 쉬고 사람이 쉬어가는 숲을 만드는 일이었다.

꿈을 위한 준비는 인생 1막부터 시작됐다. 성원 씨는 급여가 높은 대기업에 입사해 10년 동안 월급 대부분을 악착같이 모았다. 목돈이 마련되자 미련 없이 사표를 냈다. 처음부터 계획한 은퇴였다.

이후 그는 자신의 숲이 될 땅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고, 마침내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벌판을 만났다. 그의 인생 2막과 숲은 그곳에서 함께 시작됐다.

성원 씨는 농약은 물론 제초제도 쓰지 않는다.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며 작은 생태계를 하나씩 만들어 왔다. 그렇게 5년이 흐르자 텅 비어 있던 땅에 생명이 하나둘 찾아들었다. 참개구리와 도롱뇽이 알을 낳고, 연못에는 다슬기와 민물새우가 자리를 잡았다.

척박한 땅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일궈 온 숲. 생명이 깃들기 시작한 성원 씨의 숲 이야기가 화면에 담긴다.

도롱뇽과 다슬기, 민물새우는 물이 맑고 오염이 적은 곳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생물로 꼽힌다. 특히 도롱뇽은 이른 봄 계곡이나 고인 물웅덩이에 알을 낳는데, 서식 환경 변화에 민감해 주변 생태계 상태를 가늠하는 지표로 언급되기도 한다.

농약과 제초제를 쓰지 않는 땅에서는 풀과 곤충, 양서류가 함께 어우러지며 먹이사슬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사람의 손을 최소화한 공간에 하나둘 생명이 찾아드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가 회복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수산면, 구글 지도

사람들 이야기 가득한 한국기행

'한국기행'은 2009년 8월 첫 전파를 탄 EBS1의 대표 여행 다큐멘터리다. 섬마을과 해안, 깊은 산골과 농촌을 두루 찾아가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왔다.

유명 관광지를 따라가는 여행 프로그램과는 결이 다르다. 카메라가 머무는 곳은 주민들의 생활 현장이다. 배가 오가는 포구, 논과 밭, 시골 장터와 작업장, 세월이 켜켜이 쌓인 골목이 주된 배경이 된다.

출연자 역시 그 땅에 뿌리내린 사람들이다. 어민과 농민, 장인과 상인이 각자의 생업과 일상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밭에서 작물을 거두는 장면, 향토 음식을 만드는 과정, 옛 방식을 지켜 물건을 만드는 손길이 담긴다. 대대로 이어져 온 음식과 풍습, 생업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전해지는지도 함께 들여다본다.

계절 역시 프로그램을 이끄는 축이다. 봄에는 산과 들, 여름에는 바다와 섬을 찾고, 가을에는 수확으로 분주한 농촌을, 겨울에는 산간과 어촌 마을을 비춘다.

매주 하나의 주제 아래 여러 지역과 인물의 이야기를 회차별로 나눠 소개하는 것도 특징이다. 잘 알려진 명소뿐 아니라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마을과 일터까지 발걸음을 넓히고 있다.

'한국기행'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9시 35분 EBS 1TV에서 방송된다. 회차별 내용은 EBS1 '한국기행' 홈페이지 '미리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