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3년 뒤부터 '남녀공학 대학교' 된다... 그러면 일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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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년 역사 여대도 “남학생 받겠다”… 학생 수 4년 새 40% 급감
동덕여자대학교가 3년 뒤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일본 여자대학이 잇따라 남녀공학으로 문을 열고 있다. 18세 인구가 줄면서 신입생을 채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51년 역사를 지닌 교토의 여자대학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일본 교토의 헤이안여학원대학이 2028년 4월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 학교 이름도 '교토지역공창대학'(가칭)으로 바꾼다. 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헤이안여학원은 이달 2일 이사회에서 이를 의결했다. 법인은 5일 공식 발표를 통해 개편 계획을 공개했다.
배경에는 학생 수 감소가 있다. 이 대학의 전체 학생 수는 2022학년도 627명이었다. 2026학년도에는 354명으로 줄었다. 4년 만에 40% 넘게 빠졌다.
개편 뒤 대학은 교토 캠퍼스의 국제관광학부 하나만 남는 단과대학이 된다. 오사카부 다카쓰키 캠퍼스의 아동교육학부는 다른 학교법인인 소시학원이 운영하는 환태평양대학으로 넘어간다. 두 법인은 이를 위한 기본합의서를 맺었다. 아동교육학부 역시 이관과 함께 남녀공학이 된다. 법인 산하 중·고등학교는 지금처럼 여학교로 남는다.
국제관광학부의 교육 내용도 크게 바뀐다. 법인은 인공지능(AI) 같은 기술 혁신과 세계화에 대응하는 교육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헤이안여학원의 뿌리는 18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성공회 선교사가 오사카에 세운 여학교가 출발점이다. 학교는 이후 교토로 옮겨 1895년 새로 문을 열었다. 1950년에는 단기대학을 세웠다. 4년제 대학은 2000년 설립됐다.

공학 전환은 헤이안여학원대학만의 일이 아니다.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무코가와여자대학은 2027년부터 '무코가와대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남학생을 받는다. 이 대학은 13개 학부 21개 학과에 학생 약 9600명이 다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여자대학이다. 지난해 6월 전환 계획이 알려지자 반대 온라인 서명이 사흘 만에 4만명을 넘었다.
나고야여자대학은 지난해 4월 나고야아오이대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공학이 됐다. 첫해 신입생 498명 가운데 63명이 남학생이었다. 같은 법인이 운영하는 중·고등학교도 올해부터 이름을 바꾸고 남학생을 받았다. 교토노트르담여자대학은 지난해 4월 신입생 모집 중단을 발표했다.
여자대학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일본 경제산업연구소(RIETI) 분석에 따르면 일본의 4년제 여자대학은 1998년 98곳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66곳으로 줄었다. 30년이 채 안 돼 3분의 1 가까이 사라졌다. 사라진 학교 상당수는 공학으로 바뀌었다.
살아남은 여자대학들은 새 학부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나라여자대학과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일본여자대학은 공학 계열 학부를 새로 만들었다. 교토여자대학은 데이터사이언스 학부를 먼저 열었다. 오쓰마여자대학과 쇼와여자대학이 뒤를 따랐다.
대학 전체가 처한 사정도 녹록지 않다. 일본 사립대학의 절반 이상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2040년까지 대학 수를 최소 250곳가량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성의 진학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여자대학만의 강점이 흐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국 18~21세 학령인구는 약 186만명(2025년 기준)에서 2045년 약 94만명으로 반 토막 날 전망이다. 여자대학의 공학 전환을 둘러싼 진통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덕여대는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 논의는 2024년 11월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학생들은 24일간 본관을 점거했다. 교내 건물 곳곳에는 반대 문구가 래커로 칠해졌다. 학교 측은 피해액을 약 46억원으로 추산했다.
학교와 학생들은 이후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를 꾸려 논의를 이어갔다. 교수와 학생, 직원, 동문이 함께 참여했다. 공론화위는 지난해 12월 2일 공학 전환을 권고했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다음 날 입장문을 내고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전환 시점을 재학생이 모두 졸업하는 2029년으로 잡았다. 그는 "여러분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학교는 지난해 12월 15일 발전계획 설명회를 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AI·IT대학과 생명바이오대학을 새로 만든다. 2029학년도 신입생부터는 학부와 대학원 모든 전공에서 성별 구분 없이 학생을 뽑는다. 남학생 기숙사는 여학생 공간과 분리해 운영한다. 2029년까지 전임교원 51명 이상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학생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총학생회가 지난해 12월 3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총투표에서 공학 전환 반대가 85.7%에 달했다. 찬성은 8.1%에 그쳤다. 투표율은 50.4%였다. 총학생회는 투표 결과를 공학 전환 논의에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학교 측은 학생 총투표가 공식 절차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수·학생·직원·동문이 같은 비율로 참여한 공론화위의 결론이 공식 결과라는 것이다.
점거 시위의 법적 책임 문제도 남아 있다. 학교 측은 2024년 11월 총장 명의로 학생 21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비판이 커지자 지난해 5월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등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다. 경찰은 수사를 이어갔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3월 당시 총학생회장 최모씨 등 11명을 업무방해와 공동퇴거불응, 재물손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가운데 이모씨는 총장 비서실 문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워 직원이 나오지 못하게 한 혐의(공동감금)도 받는다.
이들은 7월 2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피고인들은 점거로 교직원의 업무가 방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래커칠을 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시설물의 효용을 해친 것은 아니어서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